WfGA 2015 이모젠식 정의

WfGA는 Wain for Gain Awards의 약어로,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업을 하여
주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영영 잃어버린
한심한 음악가들을 질책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입니다.

내가 20년간 들은 노래를 정리한 2 decades 시리즈에서 이어져,
2015년 처음으로 2014년 발표된 노래들을 대상으로 수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은 "종말의 시작", "Jinx Sinks to the Brinks",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Mytube Likable", "빗나간 융단폭격"의 본상 5개 부문과
WfVA의 특별상에 해당하는 대상 "Needed to be Needed"까지 6개가 수여됩니다.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이라서 부상은 없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예를 부상으로 드리며,
한국어 상 이름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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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GA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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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ginning of the End

Jinx Sinks to the Brinks

Not an Image, but a Damage

Mytube Likable

Carpet Bombing Mi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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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ded to be Nee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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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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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a Siem

BOY

Fay Wildhagen

Meg Myers

Demi Lov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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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Away 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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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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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 of the Boys

We Were Here

Snow

Lemon Eyes

Cool for the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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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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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부터 스스로 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나락으로 걸어들어가는
한심한 음악가들은 어느 해를 막론하고 여럿이 있습니다.
"종말의 시작"은 그 한심한 음악가들 중 가장 싹수가 노란 이에게 돌아가는 상입니다.
2014년의 수상자인 샤를롯터 콸러의 대표곡, The Beginning of the End에 헌정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2015년의 종말의 시작은 영국의 노이즈팝/챔버팝 음악가 사샤 시엠에게 수여됩니다.
사샤 시엠은 네오 클래시컬 작곡자로 오랫동안 작업한 경험을 제대로 녹여낸 훌륭한 데뷔 앨범을 만들어냈습니다.
난 이 대중이 자기를 이해하든 말든 안중에도 없이 오만한,
자기가 만드는 게 얼마나 예쁜지 아는 나르시스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음악가가 앨범을 두 장쯤 낼 때는, 그건 노래를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성공과는 담을 쌓은 한심한 족속들이 가끔 있죠.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이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거 보세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커리어가 끝장난다고요!
2015년의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스위스 포크팝 듀오 BOY에게 돌아갑니다.
BOY의 데뷔 앨범은 좀 느슨한 느낌이 있었죠.
이 아가씨들은 그저 편안하게 가라앉아 감도는 노래를 만들길 원했고,
데뷔 앨범에서 발레스카의 보컬은 매력적이었지만, 느슨하게 이어지는 곡과는 좀 겉도는 느낌이었죠.
소포모어 앨범 We Were Here은 그 느슨함을 탄탄하게 잡아 당겨 밴드의 확고한 개성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망했죠.



사실 앨범을 파는데 있어서, 앨범 아트의 기여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목록(어떤 목록이든!)을 훑어보며 한번 들어볼만한 노래를 고를 때,
사람들이 참고하는 몇 안 되는 기준 중에는 이 앨범 아트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그 앨범 아트에 나같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깔아놓아
스스로 판매량을 급감시키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이 놀라운 바보들에게 내리는 경고입니다.
2015년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노르웨이 비사락 밴드 파위 뷜드하겐의
데뷔 앨범 Snow에 수여합니다.
경력도 능력도 쥐뿔 없는, 프론트걸 파위 뷜드하겐의 보컬 속성에 기대하는 업계 관계자들에게나 인지도가 있는
이 신인 밴드는, 과감하게 자기들의 데뷔 앨범 커버에 아무런 정보도 담아내지 않기를 선택했습니다.
솔직히 앨범 커버에 뭐라도 덧붙였다고 성공했을 것 같지도 않지만 이건 뭔가 확인사살... 확인자살? 같은 거죠.
그리고 말했지만 난 이런 오만함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유튜브의 성공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은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이제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노래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뮤직비디오에 나나 좋아할 법한 영상을 깔아놓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Mytube Likable"은 그렇게 유튜브가 아닌 마이튜브에서나 통할 뮤직비디오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2015년의 Mytube Likable은 미국 얼터너티브 팝 음악가 멕 마이어스의 Lemon Eyes에 바칩니다.
멕 마이어스의 레몬 아이스는 납치 감금도 불사하는 집착에 관한 노래죠.
하지만 그 가사에는 묘하게 납치 감금 당하는 대상이 자기 자신임을 암시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는 마치 그게 옳은 해석인양, 이 노래가 스스로를 속박하는 자기애에 관한 노래인양 굽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서 묻죠: 강박적 자기애가, 납치 감금을 불사하는 집착과 다른 게 뭐야?
네 ,이 뮤직비디오는 정말로 잘 정련된 메시지를 던지는, 이 노래의 기능을 극대화해주는 영상입니다.
하지만 멕 마이어스의 음침함과 아웃사이더 이미지에만 주목해온 머저리같은 팬들은
이 뮤직비디오가 평범한 팝 뮤직비디오 같이 야하게만 만든 쓰레기라고 주장했죠.
왜 멕 마이어스가 이 뮤직비디오에서 '반쯤 헐벗고' 있어야 하는지,
그게 노래가 하는 이야기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전혀 이해해볼 생각도 않은 채,
그저 이게 평범하게 돈 벌이를 위해 만든 영상이라고 주장하는 머저리가 백다스씩 있었어요.
(물론, 이 '반쯤 헐벗는' 게 돈 벌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멕 마이어스는 거기에 대해 충분한 명분을 갖췄다는 거예요.)
대중은 멍청해요. 특히 누군가의 '팬'일 때는 더 멍청합니다.
영리하게 잘 정련된 메시지는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걸 봐도 뭔 소린지 이해도 못하고,
설령 기적이 일어나 이해를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의미 있는 사고 자체를 못하죠.
그래서 팬덤 팔이를 하는 음악가는 이렇게 영리해져서는 안 되는 거죠.



내가 공식적으로 싫어하는 속성이 잔뜩 들어간 노래 중에도,
사실은 내가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성공을 위해 내가 싫어해 마지 않을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한다니 말이에요.
"빗나간 융단폭격"은 이렇게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융단폭격했으나,
애석하게도 한 점이 빗나가서 내가 그걸 싫어하게 하는데 실패한,
정말 불쌍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는 상입니다.
2015년의 빗나간 융단폭격은 데미 로바토의 Cool for the Summer에 수여합니다.
네,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기묘하게 내 취향에 직격했어요.
아마 이 노래가 기대받은 만한 성적을 못냈다면 그 때문일 겁니다 :p



2 decades 시리즈에서 underknown of the year을 이 상에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는
날 꽤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Needed to be Needed"은 당해 내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그리고 대중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크게 실패한 앨범에 돌아가는 상입니다.
따라서 이건 WfVA의 특별상 같은 느낌이 되어야겠죠.
2015년의 Needed to be Needed은 고 어웨이 버즈의 Keway에 돌아갑니다.
고 어웨이 버즈는 딱 1년 동안 아일랜드 로컬 인디씬에서 피지컬 EP들로만 활동하고,
내가 그 존재를 알아차려서 관심을 갖기 직전에 접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내겐 뭔가 유령 같은 존재였습니다.
난 캐서린 아이레튼의 압도적인 보컬을 항상 좇아 다녔지만,
결코 이들의 공식 배포물을 접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들이 지난 활동을 정리한 정규 앨범을 1월에 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이 앨범은 내 라이브러리의 최상위로 올라왔죠.
네, 이건 이미 발표된 EP들을 신곡 없이 짜깁기 한 앨범이라서,
앨범으로서 완성도가 꽤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최고의 앨범으로 한 손 안에 꼽힐 수 있으며,
이 underknown의 영역에서는 비교할만한 수준의 앨범을 찾을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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