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목록에서 몇 번 봤지만
뭐랄까 아직 완성이 덜 된 것 같아서 마커는 안 찍지만
히스토리도 지우지 않고 한 발 너머에서 지켜보던 밴드인데,
이 지난주 나온 신곡이 재밌네?
사실 모르겠어.
이게 얼마나 성취를 해낸 건지도 안 보이고,
어디로 갈지는 정말 감도 안 잡히는데,
일단 그냥 재밌잖아.
저 신스 쓰는 방식이랑 보컬이랑 조화시키는 것도…
그러게, 이 전에 내놓은 노래들은 보컬이 따로 놀았어.
그러니까 곡에 맞춰서 보컬을 톤 다운 했는데,
오히려 안 어울리고 겉돌았지.
그치, 보컬이 위에서 반쯤 풀려서 움직이니까
저 신스가 사는 거구나.
이거 보컬 목줄 단단히 잡고 신스랑 같은 수위로 끌어내렸으면
저 신스 개 재미없고 지루했겠지.
그렇다면, 앞으로 이 아이들?
나이 좀 있어 보이긴 하는데…. 모르겠다.
여튼, 이 밴드가 어디로 갈지 보는 주안점은
저 보컬 목줄을 얼마나 풀어줄건가,
어디서 균형을 찾을 건가….가 되겠네.
그나저나…. 스위스…. 밴드인가?
그럼 저 jahrund은…..
jahr und일 거고,
이건 jahr und tag에서 tag이 생략된 표현이라고 봐야겠지?
음… 직역하면 한 해 하고도 하루지만,
저게 ‘1년 넘는’이란 관용어로 쓰이는 걸 고려하면….
‘한해하고도’와 ‘한해넘어’ 정도가 번역안인데…
음… ‘해를넘겨’가 더 낫나?
아니야, tag이 생략됐으니까, 넘기면 안 돼.
저쪽으로 가더라도 ‘해를넘어’여야 해.
아니 근데 한국어 해를 넘어는 1년을 넘는 게 아니라
당해 말 일을 넘는 거잖아?
한 해로 가야 돼. 해는 안 돼.
그렇게 생각해보니 ‘한해하고도’가 더 정석적인 한국어 표현이네.
‘한해넘어’는 좀 이상한 표현이야.
한국어에서 넘다는 기한을 넘는 거지, 기간을 넘는 건 적절하지 않아.
좀 더 정확히는 ‘넘길’ 수는 있는데, ‘넘을’,
좀 더 정확히는 ‘넘고 있을’ 수는 없는 것 같아.
‘한해하고도’로 번역하는 게 맞겠네.
+
그러니까 한국어에서 ‘기간을 넘다’는 표현은,
기본적으로 기간을 넘는 게 아니라, 기간의 끝에 있는 기한을 넘는다는 표현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90년을 넘게 사셨어.”에서
넘다는 90년을 통째로 뛰어 넘은 게 아니라
90년째에 있는 벽을 넘는 이미지란 거지.
여러 용례를 점검해보니까
“나는 이 책을 3년 넘게 기다렸어.” 같은 표현이 걸리적거리는데,
저건 기본적으로 게으르게 의미가 확장된 표현이고,
사실은 ‘넘은’ 주체가 없는 표현이다.
대체 3년을 ‘넘은’ 주체가 뭐냐고?
나는 아니야, 그럼 ‘내가 기다린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기간을 넘는다는 것은 말이 안 돼.
그리고 그 주체가 없는 표현에서조차,
‘넘은’ 행위는 그 3년째가 되는 순간에 이루어져.
그러니까 이를테면 혜시의 언어관에선 이건 잘못된 표현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