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숙제는 왜 안 하는 거예요?

Categories 기예가 미란다에게 미친 영향Posted on

107.
탐정 소설을 쓰는데, 왜 형법을 몰라요?
왜 법을 모르고 판례를 몰라요?
아니 무슨 연애 소설 쓰고 있는 거 아니잖아요.
연애 소설에서 갑자기 누가 뻉소니 치고 지나갔는데,
그 형사 처벌 관련된 사실들이 잘못 조립 된 게 아니잖아요.
탐정 소설을 쓰려면,
알아야죠.

그러니까
어려운 게 아니잖아요.
법령 정보, 판례 정보, 얼마든지 검색 딸깍 한 번에 찾아 볼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그걸 어디서 찾는지 모른다고?
모르면 안 된다니까!
응? 네가 연애 소설을 쓴다면 모를 수 있어.
그런 거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
뭣부터 찾아야 하는지 모를 수 있다고!
근데 탐정 소설 쓰겠다고 덤볐으면 알아야지.
모를 수가 없어야지.
스스로 모를 수 없게 만들어야지.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밖에 나가서 제대로 된 취재를 하라는 거 아니잖아.
무슨 형사 변호사 찾아가서 인터뷰 따라는 게 아니잖아.
빌어먹을 검색 한 번 하라는 거잖아.

108.
간혹 얘기가 나올 때마다 늑대와 향신료를 다시 시도해 보는데,
첫 머리의 복본위 화폐 경제 얘기를 도저히 넘길 수가 없어서 못 읽겠다.
대체 덕후놈들은 얼마나 멍청하고 아는 게 없어야 이게 훌륭한 경제적 고찰을 가졌다고 여기며,
저렇게 부끄러움 없이 내세울 수 있는 거지?
아니, 그냥 규모도 구도도 하나도 제대로 세운 게 없는데 무슨…

화자 선택이나 좀 제대로 할 줄 아는 머리가 달린 작가면 또 모르겠는데….

109.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결말 조졌다는 말에
그냥 뭐 백합 결말 안 내줬다고 삐진 애들 헛소리하는 정도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어우… ㅅㅂ 이거 제대로 조졌는데요?

아니 오란이 뒤집은 바로 그 순간부터 카도데는 주인공이 아니라고요.
오란이 주동인물, 카도데는 그 주동인물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타겟 오브젝트,
혹은 타겟 오브젝트인척 하는 맥거핀이 되는 거라고요.
‘카도데도 주인공이니까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이번에는 카도데 쪽에서 뒤집어야지’는 ㅅㅂ 뭐냐고?
그것도 카도데 본인도 아니고 실종된, 스토리에만 존재하고 플롯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카도데 아버지로 뒤집는다고?

주인공은 오란이니까 다시 한 번 뒤집어야 한다면 그건 오란이 해야하는 거고,
오란이 성장했으니까 카도데를 성장시키겠다면,
오란의 고통과 성장을 모두 이해하게 되고서
‘이번에는 오란 대신 내가 가겠어’하는 카도데로 이야기를 끝내야지.
열린 결말이라고 욕은 더럽게 먹었겠지만, 그건 유효한 결말이라고.
당연히 주동인물이 아닌 카도데가 뒤집은 뒤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니고,
이 이야기는 그렇게 카도데가 끝을 내는 거니까.

아니 그렇게 잘해놓고는 이게 뭔 ㅈㄹ이야?

110.
아니 ‘완벽주의자다’는
‘재능이 부족하고 감각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며 소심하여 빈약한 성취조차 내지 못한다’는 뜻이라고요;
그게 왜 칭찬인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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