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얘 왜 이렇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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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이 노래가 싱글로 나왔을 때는 좀 실망했었다.
재미있는 노래지만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고,
지금까지 보여준 완성도 높은 싱글들에 비하면
좀 많이 퀄리티가 쳐지고, 발전 없고, 반복적이었어.

그런데 앨범에서는 6번자리(10트랙 중 5번)에 들어가더니,
그 다음 노래가

이 하드 투 텔이 시작할 떄 약한 클릭이 있기 떄문에,
난 저 전환을 들으면서 좀 많이 실망하기도 했다.
하드 투 텔이 어떤 노래였는지는 까마득히 잊어버렸고,
저 클릭으로 두 트랙을 완전히 구분지어 분절시키는 거에 기분만 상했지,
어, 그대로 이어지는 노래인데 저런 클릭을 내버려둔다고?

그리고 38초 후에 터져 나오는 하드 투 텔의 클라이막스에
그냥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으로 재생을 멈추고 이 전환을 예닐곱번 다시 돌렸어.
미쳤잖아.
하드 투 텔은 지나치게 급한 노래였다.
좀 더 뜸을 들일 필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40초만에 클라이막스가 터져서 저 약한 전주와의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냥 인상 자체가 하드락 흉내내는, 잘 만들었지만 뻔한 노래였지.

그런데 거기에 170초짜리 인트로를 달아준 거야.
클릭까지 살려가며, 자, 이제 시동 걸어요, 하며 알려주기까지 하며.

아니, 그냥 개 잘했잖아.

뭐랄까 호주 애들은 좀 이런 게 있는 거 같아.
상상하지도 못한 조합으로 극단적이지 않게 신선…보다 생소함을 끌어내는 기술,
이런 게 좀 남다르다. 엄청 뻔해야할 것 같은데 안 뻔해.
어, 그거 별로일 것 같아, 하고 넘겼는데 완성품 보니까 재미있어.
그레타 레이도 그렇고, 우즈도 그렇고,
새러 블래스코나 샐리 셀트만, 맥주양도 그렇지.
뉴질랜드 인이지만 진 위그모어도 그렇고,
뭔가 시선이 향하는 방향 자체가 다른데,
그게 나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해냈어! 하기보다는
응? 이게 정석 아니야? 하고 있는 느낌.
문화적인 기반 자체가 좀 애매한 자리에 있어서인 것도 같고,
남반구에서 계절 반대로 돌아가는 것도 영향이 좀 있는 것 같긴 한데,
남아공이나 남 아메리카에 저런 느낌이 또 있는 것도 아니고…
(+ 생각해보니 남아공도 좀 경악스러운 창의성이 있긴 하고,
남 아메리카도 단순 라틴계 특징이라고 보기 힘든 괴이한 접근법이 있긴 하다.
남 아메리카는 그게 남반구라서…. 하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긴 한데,
남아공은 좀 그렇긴 하네.
머리를 거꾸로 박고 있어야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병신소리가
일본급으로 많이 나오는 나라니.)

어쨌든 이번 주도 첫 앨범부터 8포인터 하나 추가하고 갑니다.
그리곤 전멸일 것 같은 느낌 진하게 들긴 하지만,
(앤지 믹머흔은 싱글 잘 뽑은 게 좀 있지만 앨범 개 삽 떴을 것 같고,
리디아 루스 좀 기대해보는데 솔직히 별볼일 없을 거 뻔하고,
아네타 아스퀵이나 엘리나는 뭐 원 트랙 앨범이겠지.)
그래도 정말로 이렇게 주 마다 8포인터 하나씩 나와주면
2017년 같지는 않을 듯.
7포인터 없다고? 뭔 상관이야.
머리만 제대로 달려 있으면 몸통은 사실 튼튼하든 아니든 별 의미 없어.

+
아니 근데 앤지 믹머흔은 Fireball Whiskey 체급이 진짜 미쳤는데?
이거 스탠덜론으로도 미쳤던 노래인데
원래부터 마무리가 너무 옅게 흩날리는게 아쉬웠던 Saturn Returning으로
인트로 깔고 들어가니까
그냥 전주 첫음부터 무게감이…

++
아니 진짜야?
앤지 믹머흔이 터졌다고?
1년에 수공예품 한 트랙씩만 깎아내던 앤지 믹머흔이 정말로 터졌다고?
갑자기 소포모어 앨범에 미친 퀄리티의 트랙들을
말도 안 되는 배치로 시너지를 일으키게 만들어온다고?
또 Fireball Whiskey, Exploding 수공예품 2개만 노는 앨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스로 letting go 정도 괜찮으니 그거뿐이겠지 했는데,
Fish랑 Divine Fault Line은 그냥 미쳐 날뛰고
Mother Nature랑 Serotonin도 신기하네.
이거 9포인터잖아.
9포인터야. 9+0.2 주면 대충 맞으려나?
앤지 믹머흔이?
앤지 믹머흔이?
왜 디지한테 기대하던 걸 네가 하고 있어요?
아니, 앤지 믹머흔도 호주 애 아닌가?
맞지? 맞네.
………….

+++
어우, 앤지 믹머흔 듣고 아네타 아스퀵 듣는데
체급 차가 너무…. 아니 이거 그래도 I am the Sea인데….
나름 뮤직비디오로긴 해도 WfGA도 받아간 노랜데…
이렇게 볼품 없다고?
뭐랄까 너무 애처롭다.
누구는 그냥 정상 코드, 정박으로 탁탁 맥만 잡아 채도 저런데,
여기는 하이 스트링으로 잡아 뻈다 넣었다
보컬 접고 드럼 올렸다 기악 줄이고 보컬만 잡았다
별 ㅈㄹ을 다하는데 저만큼 흥미롭지가 않아.
하이고 잉여년아…
아 진짜, 어쩌다….
내가 꼭 아네타 아스퀵 앨범만 나왔다 하면 이지랄 해놓고
나중에 ‘내가 해놓은 짓이 있어서…’하면서 뭐 하나 챙겨주는 걸 반복하는데,
이게 뭐랄까, 이 아가씨 기대치가 딱 이 레벨에 있어서 그런 거 같아.
하이 실링이라서 앨범 나오면 제일 먼저 꺼내 듣는 애들 바로 다음의,
실링은 낮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쥐어짜고 노력하는 스타일의 2선 1번.
그러니 앞에서 누구 하나 뻥 터뜨리고 거기 정신 다 팔린 와중에
앨범을 붙들게 되는 거지.
그리고는 ‘와, 열심히 한다. 조낸 열심히 하는데…. 저렇게 열심히 해도 안 되는구나’
같은 소리만 잔뜩 하는 거.
이번주처럼 바로 앞에 저런 핵폭탄이 떨어질 필요도 없어.
그냥 한 트랙만 자기 실링 가까이 뽑아온 애 있으면 비교당하는 거야.
와, 쟤는 실링이 높으니까 대충해도 저기까지 가는데,
얘는 죽어라 땅파도 천장이 머리에 닿네….
(아, 그래, 이 비유 좋다. 보통은 실링이 낮아도 그 천장을 치기 위해
자기 강점을 갈고 닦는데, 아네타 아스퀵은 천장 치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 정해져 있기 떄문에
허리라도 펴기 위해서 땅을 파는 느낌이다.
모든 단점을 하나 하나 제거하고 최선을 다해 쥐어짜지만…….)
웃긴 건 개 잘만들었다는 거다.
지금 4번 트랙 듣고 있는데 이것도 이대로 가면
(이 퀄리티로 계속 간다는 게 아니라
대충 4번까지 이 레벨인 앨범 수준에서 크게 뻘짓 않고 마무리한다면)
7++로 8포인터 될 것 같아.
그런데 죽었다 깨어나도 7++, 6++이라는 거지.
이 아가씨가 정수부 8점을 받을 수 있을까?
늘 말하지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니까?
++++ 결국은 7+0.8 정도인 것 같다. 8포인터는 쉽지 않네.

++++
그리고 그 놈의 7++, 엘리나는 발로 하고 받아가죠?
진짜 엘리나는 대놓고 게을러 터진 앨범을 만들어왔는데,
노래마다 100초 넘기면 지루해지기 시작해서
끝날 때쯤에는 시작할 땐 뭐가 그리 매력적이었지? 하는 노래만 채워 왔는데
(심지어 I should’ve danced more도 그런 노래다.
진짜 그 매력이 깎이고 또 깎인 뒤에도 남아서 경쟁력이 있는 거지.
잘 가다듬은 노래는 전혀 아니지.)
그냥 음색 하나로 다 해먹네.

+++++
리디아 루스도 6포인터 정도는 돼고,
이번 주는 진짜 오랜만에 기대한 것 이상 건지는 듯?

3rd time’s a charm: 핍 블롬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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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 블롬의 세 번쨰 앨범에 많은 것을 기대했다하면 거짓말이겠죠.
물론 Is This Love?은 훌륭했지만,
훌륭한 싱글 내놓고 앨범 꼴아 박는건 핍의 주특기였는걸요.

앨범 전체를 꿰뚫는 스타일이나 주제가 없다는 건 문제가 이닐 정도로,
핍은 앨범을 쓸데 없이 자주, 쓸데 없이 길게 만들었어요.
퀄리티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데, 노래를 찍어내면 뭐하나,
그거 찍히는 대로 10곡씩 끊어서 앨범이랍시고 묶는 건 대체 왜인가…. 싶었죠.

앨범은 원래 그렇게 찍는 거였긴 했죠.
50년대엔 말이에요.
지금에 와서 70년 전 감각으로 앨범을 찍을 거면 차라리….

그런데, 정말로 삼세번은 마법인지,
이 핍 블롬의 세 번쨰 앨범은 핍이 지금까지 싱글에서 보여주던 매력을
잘 갈무리해 담아내고 있어요.

스타일이 하나로 잘 일치하기까지는 않더라도,
많이 개선 됐죠.
특히 기존 앨범에서는
Taxi Driver나 Daddy Issue 같은 핵심 싱글에는 넘쳐 흐르는 장난기가
다른 노래에선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제대로 해소 됐어요.
Tiger – Red – Kiss Me by the Candlelight의 3연타는
단순히 장난기를 표출하는 게 아니라
진심인 척 농담인 척 구분하기 힘들게 만드는 밀당이 전에 없던 긴장감을 만들어 주죠.

나아가서, 이 긴장감이 앨범 전체를 ‘듣기 즐거운’, 재미 있는 앨범으로 만들어줘요.
I Can Be Your Man 같은 노래는 스탠덜론으로는 뭔가 싶은
밋밋하고 재미없는단순한 노래죠.
(+ 생각해보니 ‘재미없는’은 잘못된 단어 선택이에요. 재미없진 않아요.
전달하는 메시지에 비해서 너무 길고 비어 있다 싶지, 스탠덜론으로도 재미 없지는 않죠.)
하지만 저 T-R-K 3연타 뒤에 붙은 이 노래는
‘앞에 한 거 다 농담인 거 알잖아’라고 말함으로써 그 의도를 더 헷갈리게 만드는 노래예요.
정말 순수한 농담이라면 저런 말을 덧붙이는 게 더 이상해지니까요.

그래요, ‘듣기 즐거운’은 이 앨범에서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핍 블롬의 첫 두 앨범은, 그리고 그 이전의 EP들조차,
그 디스크들은 죄다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아, 10 트랙 채워야 하는데….하는 강박에 그냥 막 쥐어짜는 게
그저 한 발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숨이 턱턱 막히게 만들었죠.

하지만 이 앨범은 그렇지 않습니다.
트랙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누구도 억지로 하고 있지 않아요.
대단히 새로운 시도도 없고,
잘 깎인 완벽한 성취가 있지도 않지만,
다들 왁자지껄 재미있게 놀고 있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그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에
Is This Love?을 한 발 당겨 배치해 놓은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에요.
내가 저 싱글이 나왔을 떄 먼저 듣지 않았다면,
‘아, 이게 다 구나, 대단한 건 없구나’ 하고 있다 제대로 한 방 먹었을 거예요.

맞아요, 사실 잘 뜯어 보면 결국 Is This Love?과 Tiger 정도를 제외하면 별 것 없잖아?
라고 할 수도 있어요.
기술적으로 잘 만든 앨범은 결코 아니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할 수 없는 것을, 해선 안 되는 것을 한 앨범도 아니고요.
하지만 난 이 42분간의 승선 동안 정말로 즐거웠어요.
앞으로 대여섯번 더 탈 의향도 있어요.
컴플먼트 시스템이 제대로 체계를 잡은 이후로
내가 반복해서 돌리는 앨범은 몇 개 되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그거면 충분한 거 아닌가요?
아, 그건 7+1.5점이어야 할 이유지, 8+0.8점일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세상엔 정수부 숫자를 바꿔야할만큼 가치 있는 즐거움도 있어요.

아니 정말 너무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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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으 쇼마커 아무 의미 없이 꼬라박고,
시에라 스완은 대체 뭘 한 건지 모르겠고,
이른 여름도 시발 이걸 앨범이라고 만든 건지 모르겠고…
테일라는 결국 비틀쥬스 한 트랙에 그걸 실수로 잘한 거란 걸 증명하고 자빠졌고,
우즈는 뭔 새 중고차 같은 새로운 시도인가 싶고,
헬레나 딜란드는 뭐 어쩌자는 거야? 아, 이건 소포모어니까 근다치자.

그나마 홀리 험버스톤이 작년 앨범 의도적으로 말아먹고
가까스로 이름값에 걸맞는, 하지만 만족스럽지까지는 않은 앨범 하나,
소피 메이가 뭐 어디 써먹을 수는 없지만 비 사이드 중간 작업물 4.5 트랙을
잘 뽑아 가져 오긴 했는데…
아이라 울프 1번 트랙에서
‘어? 이렇게 가면 저 많은 삽질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는 나쁘지 않았을지도?’했다가
개같이 배신 당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아니 ㅅㅂ 대체 뭐한 거야?
홀리 험버스톤도 저것보다 더해야지.
고작 7+1.0, 7+1.1 하는 꼴 보자고 지켜보는 줄 아나?
소피 메이는 잘했지만 반쪽씩 잘해봐야 어따 써?
무슨 박찬호 FA협상이야? 지난 시즌 후반기 이번 시즌 전반기 잘했으니
둘이 합치면 얼마나 잘할지 기대해 보세요?

아니 이게 몇 주 쨰냐고?
9월 2주 이후로
에멜리아 홀로, 안티아 듀버캇, 제니 오웬 영스, 생ㅇ….
아니, 생ㅇ은 올해 초에 나온 걸 내가 지난주에야 산 거고.
거기다 홀리 험버스톤.
응. 8포인터들이 좀씩 해주고는 있어.
그런데 7포인터 전멸 대체 뭐냐고?
미셸 스토다트, 지니 아노트, 해너 트릭웰….
그리고 없어.
7포인터가 8포인터보다 적어.

어우, 생각해보니까 저 8포인터들 RGF카드나 만들어주자.
그럼 어, 이번 주도 바쁘게 보냈네요 할 수 있겠네.

이번 주는 남은 앨범이…. 롤 엘, 브리타 페르숀, 에스메 페터슨, 도로시, 토미 정도고
뵉 새 프로젝트나 뭐 마고 프라이스 하프 앨범 같은 거 귀찮아서 듣기 싫은데…
어느 정도 기대 되는 건 롤 엘 밖에 없네.

+
어… 롤 엘 일단 하드7이네. 7+냐 7++냐는 더 들어봐야겠는데,
앞 3트랙만으로는 꽤 괜찮은데?
하드 포인트 트랙 하나 있으면 8+도 가능해 보이는데
그건 기대하기 어려울 거고.

+
올해가 진짜 개 빡치는 게
나오기는 엄청 나오는데 건질게 없다.
물량은 존나 많아서 핀업해둔 컴플먼트 매터리얼은 벌써 258트랙인데,
저 중에서도 정말 컴플먼트 매터리얼이 맞긴 하나 의심스러운 트랙도 많아.
작년은 훨씬 적은 트랙 중에서도 0번 베스트라는 게 성립할 정도로
미친듯이 잘뽑은 산물이 쌓였는데,
올해는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뭐 건질 게 없어.
작년까지는 코로나 특수도 끝물이나마 있어서 시간도 남았기도 한데……
무엇보다도 뭔가 정석적으로 할 거 한 게 너무 적다.
다들 뭔가 삿된 수법이 돋보이는 애들이야.
기껏해야 서배나 코늘리, 제네비브 스톡스, 미야 폴릭 정도가 제대로 잡아 챈 축인데,
그 와중에 미야 폴릭은 작년 앨범 재활용 앨범이지.
디지가 진짜 뭔가 제대로 해줬어야 했는데, 이게 진짜 아쉽긴 하고,
아이라 울프는 ㅅㅂ…. 아니 왜 평탄화 작업 다 해놓고 거기에 새로 비탈을 만드는데?
다 해놓고 그냥 대들보만 제대로 세우면 되는데 뭘 나선 계단으로 건물을 지탱해보겠대?
아니 ㅅㅂ 물리를 모르면 남들 만드는 것처럼 건물 세우라고요.
왜 이런 해괴한 지지대로 건물을 지지할 수 있으면 존나 멋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하냐고
지지가 안 된다고.
그리고 그렇게 할 거면 애초에 기반 작업을 할 필요도 없다고!

아니 진짜 생각할 수록 아이라 울프 앨범 개빡치네?
아니 뭐야 대체, 왜 바닥 다 닦아놓고 뭔 롤러코스터를 만들겠대.
롤러코스터 만들거면 바닥을 왜 닦아 대체….

거기다 팩업에서 갑자기 이짓거리 하는 건 뭐야?
내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예요 뭐 이런 거임?
아니 ㅅㅂ 하라고! 제발 좀 하라고! 다른 거 못하니까 이거 하라고요 좀!

더 이상 빈 모래상자는 아니에요: 유리장이 새 앨범

Categories 로빈 굿펠로우의 전언Posted on

6+0.1
귀찮아서 rgf 카드는 생략합니다.
연말에 시간이 남으면 만들어 달 수도 있겠네요.

유리장이가 지난 2013년에 내놓은 소포모어 앨범에 대해
내가 했던 평은 간단했습니다:

유리장이는 새로운 걸 만들어낼 지성도 경험도 없고,
모종삽으로 빈 모래상자의 모래를 퍼서
스카이스크래퍼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멍청이다.
적어도, 그 빈 모래상자라도 채우지 않고는 어떤 의미 있는 시도도 하지 못할 거다.
소포모어라는 게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그게 변명이 되려면 그 모래상자에 단 한 톨의 모래라도 들어있었던 적이 있어야만 한다.

10년이 지났고,
난 내가 저런 평을 했다는 것도 잊어 버렸죠.
아니, 유리장이가, 캐머런 매저로가 누군지조차 잊어 버렸어요.
사실, 저 0말1초의 소위 아트팝 음악가 중에 기억 씩이나 해줘야할 사람이 몇이나 있었나요?
그리고 이 앨범이 떨어졌습니다.
난 ㅅㅂ 이건 누구야? 하고 이번 주의 마지막 앨범으로 이 앨범을 걸었죠.

훌륭한 앨범이었나요?
아니요.
좋은 앨범이었나요?
글쎄요.
그럼 굳이 이 간이 리뷰를 쓰는 이유가 뭐죠?
평점도 6.1점 정도 주면서?

글쎼요.
명확한 건, 내가 유리장이에게 했던 말 하나는 물러야겠다는 겁니다.
유리장이는 더 이상 그 빈 모래상자에 모래 한 톨 채워 본 적 없는 사람은 아니에요.
10년의 세월과 함께, 배운 게 있긴 있는 모양이죠.
뭔가 의미 있는 시도가 여럿 보여요.
게다가 Easy는 흥미롭기까지 하고,
Drift은 하고자하는 것을 아주 정확하게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대체 83년생 15년차 음악가한테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는 하지만,
뭔가 가능성이 보여요.

사실 이 간이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놀라웠던 게,
앨범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트랙이 Vine까지 딱 3개 트랙이었는데,
그 셋이 다 싱글이었다는 거였죠.

보통 이 정도로 나와 지향점이 안 맞는 음악가는
싱글 끊는 감각도 많이 어긋나는데, 이건 왜?

어쨌든, 난 이게 케잇 하브너뷕이 &i에서 보여준 것의
마이너 카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기서 내가 보는 가능성을 그대로 발전시키면 결국 그 종착역에는 &i가 있죠.
하지만 유리장이는 내가 보는 길을 따라가지 않을 게 뻔하고,
그게 뻔하다면 기대가 안 되는 게 보통인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대가 돼요. 뭔가 보여줄 그림이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지금 이대로도 흥미로운 트랙인 Easy가 3번에 자리잡고 있어서인 것 같긴 하지만…
뭐 그 이상이 필요한가요?
그리고 그렇기에, 내가 유리장이에게 했던 악담은 반드시 물러야겠죠.

미…. 미….
미친년아, 그래도 그건 아니지. 진작 좀 이랬으면 좀 좋아?

.. footage. “그거”

※ 2000년 노래, 뮤직비디오 아님

정말 20년 짬을 뻘로 먹었다고 생각했나요?: 안티아 듀버캇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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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EoS에서 이 앨범을 봤을 때 안티으 쇼마커 앨범인 줄 알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서 안티아 듀버캇이 7년만에 내놓은 앨범이라는 것을 깨닫고
묘한 기분이 들었지.
지난 주는 풀 앨범이 열여섯개나 나온 프라임 시즌의 개막 주였기 떄문에,
난 이 20년차 잉여년이 7년만에 내놓은 앨범 따위를 듣고 있어줄 시간이 없었다.

포크일까 컨트리일까 궁금해 하며 타이틀 트랙을 찍었고,
앨범의 유일한 얼트컨트리 트랙인 이 트랙을 훑어 들으며 패스하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컨트리이길 기원하며 찍은 거 같다.
New Wild West면 컨트리겠지, 하고
아무리 타이틀 트랙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1번도 3번도 아닌 6번 트랙을 찍어 훑고,
컨트리 앨범이네 하며 패스한 거지.

그리고 한 주가 지나고, 오늘 발매 앨범 목록을 보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7 풀앨범, 3EP? …. 프라임 시즌인데?
심지어 아나 브른 rarities, 자그마치 “2”, 로렌 알레이나 EP, 자그마치 “리패키지”
마음에 안 드는 듀오 프로젝트, 뭐 이런 저런 거 거르고 나면
말 그대로 제니 오웬 영스 앨범 하나 밖에 안 남아.
어, 그럼 지난 주에 제껴 놓은 앨범…. 들어야겠지?

그리고 그렇게 이 앨범을 걸어놓고,
자책과 자조와 자학으로 수놓아진 40분을 보내야만 했지.
이런 앨범을. 패스했다고?
프라임 시즌 중간에 우연찮게 다들 일정이 엇갈려 펑크가 나지 않았다면
이걸 들어보지도 않은 채로 그냥 넘겼을 거라고?
고작 마리아 메나와 피에와 개틀린 따위 때문에?
(아니, 피에는 빼자. 솔직히 Judy Law 내놓은 피에의 기대치는
당연히 높았을 수 밖에 없잖아.
전성기 끝난지 10년이 넘은 마리아 메나나 평생 paris 한 트랙 해놓은 개틀린이랑
커리어 준수하게 쌓으면서 근래에 킬러 트랙까지 내놓은 피에를 동렬에 둘 수는 없지.)
지니 아노트와 미셀 스토다트도 나쁘지 않은 앨범을 뽑아오긴 했지만,
이거랑은 비교도 안 되잖아.
제스 클라인이나 레이첼 세르마니 같은 애진작에 끝난 가수들 앨범도
트랙당 40초씩 잘라 듣기라도 했으면서
1번이나 3번을 10초만 들었어도 ‘어? 이거?’했을 앨범을 패스했다고?

물론, 사실 안티아 듀버캇은 단 한 번도 내 1선에 올라온 적이 없는 가수긴 하다.
장장 6년간 탑라이너였던 마리아 메나는 물론이고,
레이첼 세르마니와 비교해도 크게 어필한 적이 없지.
하지만 그래도, 다른 노래도 아니고 beauty의 작사가잖아.
앨범을 냈으면 들어 봤어야지.
심지어 안티으 쇼마커면 들었을 거잖아.
지금껏 해놓은 거 하나 없는 그 애새끼 앨범이면 들었을 거잖아.
심지어 이게 안티으 쇼마커가 아니라 안티아 듀버캇 앨범이란 걸 안 것도
어? 분명히 구매할 때는 내가 안티으 쇼마커 앨범을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왜 없지?
하면서 그 스무 개 넘는 앨범과 EP들을 뒤적거려 찾아서 안 거잖아.

이걸 날릴 번 했다고?

ZZ 워드는 왜 늘 이 모냥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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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가씨는 뭔가 싱글 내놓을 때는 와 이런 노래도 하네,
이번에는 이런 방향으로 가 볼 생각인가? 재미있네…. 싶은데,
왜 앨범만 내놓으면 전에 하던 거 그대로지?

저번 앨범에서 Help Me Mama 잘라 먹은 걸로 시작해서
뭔가 개성 있는 트랙들은 전부 앨범에는 빼버리고
그냥 뻔한 변주와 흥미롭지 않은 자기복제로 앨범을 채운다.
그게 아니라면 진짜 말도 안 되는 재편곡이나 오더 헛짓거리로 노래를 묻어 버려.

저 개성 있는 싱글들 반응이나 성적이 나빴냐면 그런 것도 아냐.
이번 앨범에서도, Sex & Stardust랑 the Dark은 어디다 떼어 먹은 건데?
아니 ㅅㅂ 메인스트리머였던 시절 노래 제외하면
스포티파이 최대 재생수가 저 두 싱글인데,
그걸 왜 이번 앨범에 안 넣어?
Tin Cups은 넣었잖아.

아, 그게 주목을 받아봐야 메인스트리머 시절 노래보다 못하니
하던 노래 계속 해야겠다고?

아니, 하… 진짜….

그거 듣고 있는 애들이 네 신곡을 듣겠냐?
지금 너 먹여 살려주는 건 그 10년전 노래를 아직까지 퍼먹고 있는 애들이겠지만,
걔네는 네 신곡 안 찾아 듣는다니까?

하, ㅅㅂ 이러면 S&S랑 the Dark은 싱글을 사야하잖아.
아니 빼는 김에 baby don’t도 빼지? 그건 왜 넣니?
그리고 벌크 트랙에서 랩 헛짓거리 하는 건 대체 뭐임?
아니 ㅅㅂ 4년 동안 연구한 건 다 폐기하고 랩이나 하고 자빠져 있는 건 대체 뭐냐고?
앨범을 일관성 있게라도 만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