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 the CirCuit은
2021년 발표된 앨범, EP 수록곡 중
창의적인 시도에 주력한 음악가들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든
2021년의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Category: Precious Phraſe
the Best of 2021 B: got places to Be
got places to Be는
2021년 발표된 앨범, EP 수록곡 중
대담한 시도를 보여준 음악가들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든
2021년의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the Best of 2021 A: do me A fAvour
do me A fAvour는
2021년 발표된 앨범, EP 수록곡 중
높은 성취를 보여준 음악가들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든
2021년의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AtoF 2021
Achievement | 케이틀린 스칼렛 | Romance Til Death |
Boldness | 염소녀 | On All Fours |
Creativity | 이삭 | Roasut |
Developability | 골다 메이 | Rotten |
Expertness | 리사 엑달 | Grand Songs |
Fascination | 바랬잖아 새러 | Ain’t It Tragic |
+
리사 엑달은 내 A to F의 단골 손님이라서,
다시 한 번 능숙을 리사 엑달에게 주는 게 좀 많이 거슬렸다.
하지만 한나 미왼이 의외성(신인 가수가 자기 전문분야를 제대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덕에
꽤나 좋은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리사 엑달을 밀어내기는 힘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리사 엑달처럼 꾸준히 30년을 활동하고도
아직도 접지 않고 경쟁력 있는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가수가
내 라이브러리에 없다는 거다.
레나 마를린, 티나 디코, 새러 슬린, 태러 맥레인 같이 9말0초에 데뷔해
내 라이브러리의 중심을 잡아준 가수들이 슬슬 저 자리를 채워줘야하는데,
접었고, 다 타버렸고, 돌아섰고, 눈이 멀었다.
t’s been years, decades
몇 년이, 몇 십 년이 지났죠는
9말0초 내 CDP에서 몇백 바퀴씩 돌고 있던 앨범들의
대표곡들로 만든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레이첼 세이지의 the spirit we는
morbid romantic 버전이 들어가야 할 테지만,
해당 앨범이 유튜브에 없는 관계로
FFMM의 컬렉션 디스크 버전입니다.
2004년의 감성에 충실하도록 일부러 우울한 곡만 골랐는데,
14트랙이 한 시간으로 끊기는 거 보고 조금 당황함.
요즘은 14트랙으로 50분 못 채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저 때는 조금 삐끗하면 저렇게 한 시간씩 찍혔다.
지금은 ’14트랙 50분’이란 플레이타임 제약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인데,
저 때는 50분 끼워 맞추느라 긴 노래 있으면
짧은 노래를 찾아 맞추는 걸 좀 신경 썼었다.
특히 피아노팝, 포크팝 계통에는 4분 넘는 노래가 흔하디 흔했으니.
+
몇 바퀴 돌리며 깨달은 것들:
1. 라하 파비앙은 기억하는 것보다 노래를 못한다.
물론 지금이 전성기에 비해 정말 폼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뭔가 기본부터 박살난 느낌이란 건 내 착각이었다.
2. 다이도 데뷔 앨범은 기억하는 것보다 좋은 앨범이다.
다이도 새 앨범 나올 때마다
‘그래서 이번엔 데뷔 앨범 발끝이라도 핥을 수 있어?’
/ ‘그럼 그렇지.’를 반복하며
데뷔 앨범에 대한 평가도 차근 차근 내려앉고,
hunter 원 트랙 앨범으로 기억이 됐는데,
thank you는 물론 here with me, isobel,
my lover’s gone 같은 트랙들도 완성도가 굉장히 좋다.
3. 시셀의 2000년 앨범이 기억하는 것보다 퀄리티가 많이 빠진다.
근래에는 거의 90년대 앨범만 들어서 몰랐는데
시셀 목소리도 기억보다 맛이 가 있고,
완성도도 레나 마를린이 작곡한 노래들 말고는 확 쳐진다.
4. 리오나 내스 노래를 왜 이렇게 못하지?
이게, 예전에는
리오나 내스가 노래를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mexico, blue eyed baby 정도만 계속 듣다보니
그걸 잊어 버렸었다.
weak strong heart를 돌리니
저 보컬 능력 부족에 허덕이는 모습이 너무 잘 드러난다.
5. 안티아 듀버캇은 대체 왜 자기가 작곡한 beauty를
자기 앨범에 갖다 쓰면서 제목을 the bridge로 바꾼 거지?
저게 셰이 데뷔 앨범에 들어갈 때는
the bridge가 앨범 타이틀로 쓰였기 때문에,
2005년에 안티아 듀버캇 데뷔 앨범 들으면서는
그걸 별로 이상하게 생각 안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저 노래 제목이 the bridge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한 노래만을 지칭하는 게 아닌,
좀 더 포괄적인 공통요소를 지시하는 앨범 타이틀일 수는 있어도,
저 노래 제목은 무조건 beauty여야 하지.
the bridge는 말이 안 되잖아.
WfGA 2020
WfGA는 Wain for Gain Awards의 약어로,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업을 하여
주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영영 잃어버린
한심한 음악가들을 질책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입니다.
내가 20년간 들은 노래를 정리한 2 decades 시리즈에서 이어져,
2015년 처음으로 2014년 발표된 노래들을 대상으로 수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은 “종말의 시작”, “Jinx Sinks to the Brinks”,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Mytube Likable”, “빗나간 융단폭격”의 본상 5개 부문과
WfVA의 특별상에 해당하는 대상 “Needed to be Needed”까지 6개가 수여됩니다.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이라서 부상은 없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예를 부상으로 드리며,
한국어 상 이름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WfGA 2020 | Artist | Works |
Beginning of the End | Woodes | Crystal Ball |
Jinx Sinks to the Brinks | Dizzy | The Sun and Her Scorch |
Not an Image, but a Damage | Matilda Mann | If That Makes Sense |
Mytube Likable | MIA GLADSTONE | CHANGE THE CHANNEL |
Carpet Bombing Missed | Tally Spear | Tally |
Needed to be Needed | Laura Fell | Safe from Me |
첫 앨범부터 스스로 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나락으로 걸어들어가는
한심한 음악가들은 어느 해를 막론하고 여럿이 있습니다.
“종말의 시작”은 그 한심한 음악가들 중 가장 싹수가 노란 이에게 돌아가는 상입니다.
2014년의 수상자인 샤를롯터 콸러의 대표곡,
The Beginning of the End에 헌정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2020년의 종말의 시작은 호주의 팝가수 우즈의 Crystal Ball에 수여합니다.
우즈의 데뷔 앨범은 정석적인 팝 음악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완성도 높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보편적인 상황에 대해 깊이 성찰된 가사로 구성된,
모난 곳 없이 미려한 앨범이죠.
물론, 내가 선호하는 진취적이고 무서운 것 모르는 어린애의 앨범은 아니죠.
하지만 결국 작년 데뷔 앨범 중 우즈의 성취에 근접하는 것은 없으니까요.
음악가가 앨범을 두 장쯤 낼 때는, 그건 노래를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성공과는 담을 쌓은 한심한 족속들이 가끔 있죠.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이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거 보세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커리어가 끝장난다고요!
2020년의 Jynx Sinks to the Brinks은,
보컬과 밴드의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완전히 자신의 스타일을 정돈해내는데 성공한,
캐나다의 포크팝, 드림팝 밴드 디지의 The Sun and Her Scorch에 수여합니다.
디지의 보컬 케이티 먼쇼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음색을 타고난 최상급 보컬이었지만,
이 밴드에 갓 들어와서 데뷔 앨범을 내놓았을 때는,
밴드와 겉돌면서 그 훌륭한 음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무의미하게 낭비되었죠.
하지만 이 보컬의 매력을 살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던 밴드는
그로부터 1년 반의 짧은 기간동안 빠르게 스타일을 조정하여
케이티 먼쇼의 보컬을 완벽히 활용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 밴드의 대표곡 Twist이
이 소포모어 앨범에 실리지 않았다는 건 내 분노를 사긴 했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 Twist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다른 소포모어 앨범들을 압도합니다.
사실 앨범을 파는데 있어서, 앨범 아트의 기여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목록(어떤 목록이든!)을 훑어보며 한번 들어볼만한 노래를 고를 때,
사람들이 참고하는 몇 안 되는 기준 중에는 이 앨범 아트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그 앨범 아트에 나같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깔아놓아
스스로 판매량을 급감시키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이 놀라운 바보들에게 내리는 경고입니다.
2020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마틸다 맨의 If That Makes Sense에 돌아갑니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유튜브의 성공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은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이제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노래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뮤직비디오에
나나 좋아할 법한 영상을 깔아놓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Mytube Likable”은 그렇게 유튜브가 아닌
마이튜브에서나 통할 뮤직비디오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2020년의 Mytube Likable은 미국의 얼터너티브 팝 음악가
미아 글래스톤의 Change the Channel에 수여합니다.
사실 이 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는 노가 에레즈의 You So Done이었죠.
기계팔에 조종/유도 되어 정해진 레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가 에레즈의 모습을 그린 이 뮤직비디오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그 어떤 영상보다 더 많은 논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성공했고,
몇몇 소소한 편집 문제를 제외하고는
작년 뮤직비디오 대부분을 커다란 차이로 압도했습니다.
처음 이 미아 글래스톤의 Change the Channel을 후보로 언급할 때만 해도,
그건 의미 있는 대항마로 생각하다기보다는 그냥 병풍으로 몇 개 꼽아 본 거였어요.
하지만 이걸 Mytube Likable 후보로 언급하다보니,
전에는 주목하지 못했던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밟히더군요.
이 뮤직비디오의 스토리보드를 구성하는 중심에 놓인,
화면을 찢어 돌리고 뒤트는 영상 효과는
애니메이션 감독인 그레이스 윌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과감함이 뿜어내는 매력이 자꾸 눈에 밟히는 거였죠.
You So Done은 오랜 경력의 영상 감독이
정말 잘 뽑힌 스토리보드를 나쁘지 않게 영상으로 옮긴 것이고,
Change the Channel은 이제 졸업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이
(가장 자신감과 과단성이 떨어지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할 수 있으나 누구도 하지 않는’ 기법을 과감하고 독창적으로 활용하여
자기가 하고자하는 표현을 해내는데 성공한 영상입니다.
그리고 저런 영상 자체의 속성이 You So Done은 노가 에레즈에게 어울리지 않지만,
Change the Channel은 미아 글래스톤에게 딱 맞아 떨어지죠.
그리고 그렇기에, 이 상은 Change the Channel에 돌아가는 게 맞겠죠.
.. footage: You So Done
내가 공식적으로 싫어하는 속성이 잔뜩 들어간 노래 중에도,
사실은 내가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성공을 위해 내가 싫어해 마지 않을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한다니 말이에요.
“빗나간 융단폭격”은 이렇게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융단폭격했으나,
애석하게도 한 점이 빗나가서 내가 그걸 싫어하게 하는데 실패한,
정말 불쌍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는 상입니다.
2020년의 빗나간 융단폭격은 탤리 스피어의 두 번째 데뷔 EP, Tally에 수여합니다.
2017년, 2018년 고전적인 포크팝 싱글 Just Don’t Know와
(첫 번째) 데뷔 EP Fade to White로 내게 극찬을 받은 탤리 스피어는
이 데뷔 EP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히자,
2019년 초 얼터너티브 팝락으로 장르를 옮겨 경력 세탁을 시작했죠.
내 장르의 꼬꼬마가 팔리지 않는 노래에 절망하여 떠나가는 일은 늘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 아이는 정말 포크팝의 정수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건 날 제대로 낙담시켰죠.
하지만, 결코 탤리 스피어가 하는 새 노래들을 싫어하게 되진 못했어요.
오히려, 이 장르에서도 최고급의 성과를 뽑아내 준 덕에,
난 이 아이에게 깊은 애증을 품게 되었죠.
뭐, 이 아이는 결코 자기 노래를 잘 팔 수는 없는 운명인 모양이죠.
2 decades 시리즈에서 underknown of the year을 이 상에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는
날 꽤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Needed to be Needed”은 당해 내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그리고 대중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크게 실패한 앨범에 돌아가는 상입니다.
따라서 이건 WfVA의 특별상 같은 느낌이 되어야겠죠.
2020년의 Needed to be Needed은
영국의 포키시 드림팝 가수 로라 펠의 데뷔 앨범, Safe from Me에 수여합니다.
사실 2020년 나온 앨범 중 가장 성취에 비해 대중적으로 실패한 앨범은
카리 하른에샤의의 Deeper / Further입니다.
단순히 이 앨범이 내게 크게 어필을 했다를 넘어서, 그냥 객관적인 스탯들만 봐도
이만큼 잘 뽑아서 이만큼 망한 앨범은 지난 수년 간을 훑어봐도 찾기 힘들어요.
하지만 결코 카리 하른에샤의에게 이 상을 줄 수는 없었어요.
그건 다 2012년부터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리 하른에샤의 본인이 꾸준히
자기 노래를 사 듣는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했기 때문이거든요.
네, 여기다도 결국 카리 하른에샤의가 2012년 데뷔 앨범을 내놓았을 때 받았던 기대와,
그 이후로 저지른 만행에 대한 사설을 두 문단 넘게 적어나가다
이게 그럴 자리가 아니란 걸 자각하고 다시 지워야 했을 정도로,
난 카리 하른에샤의가 그렇게 잘 만든 앨범을 전혀 못 판 게,
온당하고 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이 상은 차점자인 로라 펠에게 돌아가야만 하겠죠.
왜 로라 펠이 차점자인지 설명하는 건 지면 관계상 생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