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been years, dec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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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몇 십 년이 지났죠는
9말0초 내 CDP에서 몇백 바퀴씩 돌고 있던 앨범들의
대표곡들로 만든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레이첼 세이지의 the spirit we는
morbid romantic 버전이 들어가야 할 테지만,
해당 앨범이 유튜브에 없는 관계로
FFMM의 컬렉션 디스크 버전입니다.

2004년의 감성에 충실하도록 일부러 우울한 곡만 골랐는데,
14트랙이 한 시간으로 끊기는 거 보고 조금 당황함.
요즘은 14트랙으로 50분 못 채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저 때는 조금 삐끗하면 저렇게 한 시간씩 찍혔다.
지금은 ’14트랙 50분’이란 플레이타임 제약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인데,
저 때는 50분 끼워 맞추느라 긴 노래 있으면
짧은 노래를 찾아 맞추는 걸 좀 신경 썼었다.
특히 피아노팝, 포크팝 계통에는 4분 넘는 노래가 흔하디 흔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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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바퀴 돌리며 깨달은 것들:

1. 라하 파비앙은 기억하는 것보다 노래를 못한다.
물론 지금이 전성기에 비해 정말 폼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뭔가 기본부터 박살난 느낌이란 건 내 착각이었다.

2. 다이도 데뷔 앨범은 기억하는 것보다 좋은 앨범이다.
다이도 새 앨범 나올 때마다
‘그래서 이번엔 데뷔 앨범 발끝이라도 핥을 수 있어?’
/ ‘그럼 그렇지.’를 반복하며
데뷔 앨범에 대한 평가도 차근 차근 내려앉고,
hunter 원 트랙 앨범으로 기억이 됐는데,
thank you는 물론 here with me, isobel,
my lover’s gone 같은 트랙들도 완성도가 굉장히 좋다.

3. 시셀의 2000년 앨범이 기억하는 것보다 퀄리티가 많이 빠진다.
근래에는 거의 90년대 앨범만 들어서 몰랐는데
시셀 목소리도 기억보다 맛이 가 있고,
완성도도 레나 마를린이 작곡한 노래들 말고는 확 쳐진다.

4. 리오나 내스 노래를 왜 이렇게 못하지?
이게, 예전에는
리오나 내스가 노래를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mexico, blue eyed baby 정도만 계속 듣다보니
그걸 잊어 버렸었다.
weak strong heart를 돌리니
저 보컬 능력 부족에 허덕이는 모습이 너무 잘 드러난다.

5. 안티아 듀버캇은 대체 왜 자기가 작곡한 beauty를
자기 앨범에 갖다 쓰면서 제목을 the bridge로 바꾼 거지?
저게 셰이 데뷔 앨범에 들어갈 때는
the bridge가 앨범 타이틀로 쓰였기 때문에,
2005년에 안티아 듀버캇 데뷔 앨범 들으면서는
그걸 별로 이상하게 생각 안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저 노래 제목이 the bridge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한 노래만을 지칭하는 게 아닌,
좀 더 포괄적인 공통요소를 지시하는 앨범 타이틀일 수는 있어도,
저 노래 제목은 무조건 beauty여야 하지.
the bridge는 말이 안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