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연간베스트 제목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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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베스트 3개, 어펜딕스 3개로,
가제까지는 전부 뽑혀 있는데….
마땅한 제목 테마가 생각나질 않아.

일단 가제는
the rightful, the reliable, the orphan/
the bastard, the prodigal, the adopted
이렇게 여섯개로 갈라놨는데,
가제를 어떻게든 살리는 건 너무 재미없고 서로 격도 안 맞춰놓은 단어들이고…

음, 뭔가 캐릭터를 하나씩 골라서 관련 문장을 뽑아볼까?

the orphan이면… 파랑 모으기의 키라? 그런식으로?
그럼 the rightful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이야기가 없는 캐릭터잖아.
적통이고, 위기도 없고, 갈등도 없고,
정명하게 정해진 자기 권리를
무리 없이 차지한 캐릭터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어…… 잠깐, 왕자와 거지의 에드워드면….. 되지 않나?
표면적으로는 위기도 없고 갈등도 없었지만,
뒤로는 온갖 상황을 겪고 돌아온 거니.
the reliable은 살림꾼 고명딸 캐릭터 널리고 널렸을 거고,
the bastard도 어렵구나.
서출로 자기 제국을 이룬, 그것도 자기 손으로 이룬 인간이라고는
원소밖에 안 떠오르는데?
동아시아 서자는 bastard보다 위계가 많이 높지만….
그래도 원소는 얼자로 추정 되기도 하니까….
어… 그럼 삼국지 영역본을 구해야 한다는 거야?
어- 그, 있지 않나? 무슨 삼국지 영한 대역이 내 리디 라이브러리에 있었던 거 같은데?

….는 없네요.
대체 이지청 삼국지는 왜 있는 거지? 언제 샀지? -_-
+ 어? 이거 리디 서재 검색은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구나.
최진열 역사 삼국지도 있고 몇 개 더 있는데 검색으론 안 뜨네?

문제의 영한대역 삼국지는
찾아보니까 e북이 한 권에 만원씩 총 20권인 미친 책이구나.
저거 세일하는 걸 보고 미친놈들인가? 저딴 걸 저 가격에 판다고?
저작권도 없는 걸?
하고 넘어간 기억이 있었나 봄.

뭐, 삼국지 영역본이야 웹에서도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테니 그렇다치고,
prodigal이랑 adopted은 널리고 널렸으니 뭐.

+
the orphan은 파랑 모으기의 “she had seen the smoke in the distance as she sat with the body”에서 따서 the smoke in the distance로 하면 적당할 것 같다. 저 연기가 버림 받은, 동시에 가능성의 제약이 풀린 키라의 상징물이니 적당해.

the rightful은 왕자와 거지의 “he raised his hand with a solemnity which ill comported with his soiled and sorry aspect”에서 따서 the hand with a solemnity로 하면 적당하겠는데, 관사 맞출까? the hand with the solemnity 적당한가? a가 더 낫긴 한데, 관사를 맞춘다면 오히려 in a distance가 적당하긴 하다.

the reliable은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코델리아이긴 한데, 그…. 리어왕에 코델리아의 충실함을 상징하는 말이 나올 리가…. 어…. 죽 읽어 보고 오니 restoration hang thy medicine on my lips이 있긴 있네. 근데 진짜 리어왕은 개 ㅈ같이 못 썼구나. 솔직히 이걸 햄릿이나 맥베스랑 동렬에 두는 새끼들은 눈이 안 달리거나 머리가 안 달리거나 한 듯-_- 음… 엘리너 대시우드? 엘리너 대시우드는 좀 그렇지? reliable하긴 하지만 주동 입장이니…. 이게, 현대 극구조에서는 존재감 없이 reliable한 캐릭터는 뒤통수를 때려야 하다보니… 생각보다 없네? 근대 이전에서 해결 봐야하는데, 그럼 코델리아가 좀 아까운데? the medicine on the lips로 가는 게 맞나?

the prodigal은, 아, 이건 딱 오빠가 돌아왔다인데, prodigal son이지만, 돌아왔지만, 참회하고 돌아오면 안 돼서 오빠가 돌아왔다가 진짜 딱인데, 오빠가 돌아왔다 영역본 있나? 오, 찾았다:
“My brother’s back, with some ugly girl by his side. She had makeup on but it wasn’t enough to conceal her age. Sixteen or seventeen at the most? Then she’s only three or four years older than me. “We’re staying here for a while,” said my brother, taking off his old pointy shoes and stepping into the living room. Did they really think it’d be that easy, walking into someone else’s house? The girl hesitated and tried to hide behind my brother but he pulled her by the arm and urged her to come inside too.”
음, 이건 한국인이 번역한 거 같은데 표현이 확실히 한국적이고, 서울여대 영문학 교수하고 있는 미국인이 번역한 게 있는데….
“Oppa came back. And he brought an ugly girl with him. She was wearing make up but that couldn’t hide the fact that she was really young. Maybe seventeen or eighteen? If my guess is right, she’s no more than three or four years older than me. “We’re going to be living here for the time being.” Oppa took off his worn, pointy black shoes and stepped up onto the veranda. Entering a strange house is never easy. The girl was hiding shyly behind oppa’s back.”
기본적인 문형은 이쪽이 더 나은데, 솔직히 오빠를 oppa로 번역한 건 매우 과하다. 저 오빠는 그 오빠 아닌데….
어쨌든, 마땅한 인용문은 못 찾겠지만, “his twentieth, when he marched back into the house like a conquering general.”을 살짝 고쳐서 the march into the house가 적당하겠네.
(++
그나저나 이 사람 번역문은 단어 선택이 진짜 아쉽다. 점령군을 conquering general로 번역한 건 아무리 미국적 문화 배경에서 번역하기 어려운 감성이라고 해도 굉장히 아쉽다. 오히려 폭군, 독재자 계열 단어들이 훨씬 어울리는 게 많고, 아예 미국인 입장에서는 제3세계 쿠테타를 바라보는 감성으로 번역을 해도 더 나았을 텐데.)

the bastard은…. 아, 삼국지 영역본 찾으라고? 아, 연의 번역본은 또 원소 캐릭터도 좀 안 맞고, 묘사가 별로 마땅치 않을텐데, 관도대전때 원소 진군에 관한 묘사가 있으려나? … 아니 근데 이거 찾느라고 웹을 뒤져보는데, 코에이 삼국지 일러스트는 뭐 공공재인가? 저쪽에서도 저작자료에 코에이 일러스트 막 써대네? 아니 진짜 개웃기네. 이쪽이야 그 이미지가 워낙 확고하니까 공공재 성격이 있다고 해도 아예 틀린 말도 아니고, 코에이도 어차피 삼국지 시장 활성화의 제일 수혜자이니 공공재처럼 써대도 별 말 안 하고 있다지만, 저 동네에서는 오히려 삼국무쌍 쪽 이미지가 훨씬 우월한데도 진짜 무슨 공식 초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저걸 써대네
음, 관도대전때 “the banners of his host filled the horizon”이 있네, the banners filled the horizon? the banners of the…로 갈 수 있다면 참 좋겠는데, filled도 나쁘진 않나? 뭐, filled 정도면 전치사지. concerning도 전치사라는 세상에 filled 정도면 뭐.

the adopted은…. 어…. 이거 생각을 안 해봤네? 입양됐어. 입양됐다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알아. 그런데 잘해. 다른 양형제자매들과는 다르게 눈에 띄게 잘해. 근대 소설에 좀 많을 거 같은데 딱히 생각 나는게 없냐, 왜? 어… 잠깐, 예수? 어!? 아니… 어, 그건 좀 너무 갔고. 아, 빨간머리 앤? 그렇지, 막 잘하는 것도 아니고 수다스럽고 개념 연결이 신기한 방식으로 잘하는 거라서 테마에 잘 맞네. 빨간머리앤은 원서를 내가 가지고 있겠지? 찾아봐야겠네. 아니다, 이거 구텐베르크에 있지? 몽고메리가 1960년 전에 죽었겠지? 구텐베르크에… 있네. 구텐베르크로 찾아봅시다. 책 뒤지긴 귀찮아. 앤 셜리 양이 처음 등장하는 첫 머리나, 처음 학교 가는 날에서 찾아봐야겠지? 아우 귀찮아. 이거 원문을 제일 모르는 책이라서 어디에 마땅한 구문이 있을 지 감이 안 잡히긴 하네. 어우, 생각보다 앤이 늦게 등장하는구나. 일단 번역본으로 훑어야겠다. 번역본도 어딘가 있겠지? 리디에 어디 세트로 사 놓은 거 하나쯤은 있을 거야. 어우 시리즈 풀셋이 있네? 저걸 왜 샀지?
아. 앞부분을 쭉 훑어보고 오니, 이건, the name with an E네. 이거 말고 다른 걸 꼽는다는 건 말이 안 되네.

자 그럼,
the Best of 2023 A: the Smoke in the Distance
the Best of 2023 B: the Hand with a Solemnity
the Best of 2023 C: the Medicine on the Lips
the Best of 2023 A appendix: the Name with an E
the Best of 2023 B appendix: the Banners filled the Horizon
the Best of 2023 C appendix: the March into the House
로 결정.

++
음, 프로디걸을 베스트로 올리고 릴라이어블을 어펜딕스로 내리는 게 맞나?
완성도는 릴라이어블이 더 높은데, 재밌기는 프로디걸이 더 재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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