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처음에는 간단한 오류에서 시작했다.
C가 ‘얼음은 녹으면 무거워진다’라고 말한 것에서였지.
당연히, 얼음이 녹아셔 물이 된다고 질량이나 무게가 늘어나지 않는다.
단지 얼음은 무게 중심이 고정되어 있지만,
물이 되면 무게 중심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이리저리 토크를 걸어대기 때문에
들어 올리는데 더 큰 힘이 필요할 뿐이지.
문제는, 이건 물리량으로서 무게를 말하는 거란 말이다.
일상어 무게는 무엇이지?
일상어 무게는 물리량 무게와 같은 말인가? 적어도, 완전히 같지는 않아.
적어도 우리가 무겁다 가볍다를 말할 때는
그게 단순히 저울에 올렸을 때 측정 되는 중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체나 인사불성인 사람이 의식이 있는 사람보다 무겁다,
20kg 시멘트 포대는 20kg 나무판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같은 말은 쉽게 들어 볼 수 있지.
그리고 저 두 번째 용례로 볼 때,
일반 언중은 기본적으로 저울이 측정하는 중량을 무게로 인식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부차적으로 들어올릴 때 드는 힘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한 거지.
‘무겁다’와 ‘무겁게 느껴진다’가 구분되지 않고 같은 자리에 쓰인다는 건 그 증거다.
세대간 언어 인식을 취재하긴 귀찮으니
그냥 단순 변화 모델을 가정하여 할머니 세대의 언어 습관을 떠올려 보자면,
할머니들은 좀 더 저울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게, 할머니 세대에서는 모든 농가에 저울이 필요하여 보급되어 있었고,
특히 그 저울의 눈금에 따라 돈을 받는 일이 많았으니,
즉, 생계와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었으니, 오히려 우리세대보다
물건을 드는데 필요한 힘보다는 저울의 눈금 쪽에 가까웠을 거다.
증조, 고조 세대라면 저울이 아니라 됫박이 주류가 될테니, 거긴 다를 수도 있겠지.
그리고 그렇다면, 저 할머니 세대가 멀어질 수록,
도시화 되어 농업 등 1차산업 종사자가 줄어들고, 저울이 좀 덜 익숙해질 수록,
일상어로서 무게의 의미는 들어 올리는데 필요한 힘에 가까워질 거다.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얼음이 녹으면 더 무거워진다’가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있는가?
거기에 대답을 달았다면,
이제 좀 더 나아가서,
C는 저기에서부터 ‘얼음이 녹으면 무거워지기 때문에,
냉매 아래 놓인 물건이 냉매가 녹으면서 점점 눌린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당연히, 압력은 얼음이 녹으면서 생기는 무게 중심 불안정과 큰 관련이 없으니 대놓고 틀린 결론이지.
그냥 그 무게의 얼음 아래에 오래 방치했으니까 눌리는 거다.
하지만 저 C의 잘못된 결론은, 분명히 ‘얼음이 녹으면 더 무거워진다’는 생각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이다.
저 전제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같은 오류를 일으키겠지.
그렇다면, 저게 틀렸다고 규정하는 게 옳을까?
105.
몇 달 쉬었다고 또 글 개같이 안 써지는 거 보니
드릴링 좀 해야겠다.
106.
한국의 독립운동이 장제스의 마음을 움직였다니 그게 뭔 개소리예요?
장제스 마음 같아선 한국은 당연하고,
실질적으로 350년전에 합병했지만 명목상으론 70년전에 합병한 류큐는 물론,
150년전에 완전 점령한 홋카이도도 뱉으라고 하고 싶었을 걸요?
독립운동은 장제스한테 명분을 준 거지,
마음은 움직인 적이 없어요.
아니, 진짜로 장제스 마음 같아서는
시고쿠 주고쿠 그거 다 나라잖아, 너희 유럽 놈들은 이쪽 사정 잘 모르겠지만,
이 동아시아에서 국자 붙으면 다 나라임.
하면서 일본을 아홉 조각으로 쪼개놓고 싶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