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기 OQOP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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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풀 자체가 14곡이 안 되는 흉작이라,
oqop를 아예 만들 수가 없네요.
그저 honorable mentions만 몇 곡 남기죠.

앰버 밴 데이의 Double Yellow는 5번 자리에서 플레이리스트의 핵심이 될 트랙이었습니다.
핵심 트랙이 3번은커녕 4번도 아니고 5번이기에
3번 찾기가 고통스러울 거라는 불안에 사로잡혔지만,
결국 그런 일은 없었죠. 3번 찾기를 시작할 필요도 없었으니까요.

클로이 모리온도의 oyster은 아주 훌륭한 보조 트랙이었죠.
12번으로는 거의 최상급이고, 2번이나 8번 같은 주요 보조 위치에서도
훌륭하게 빛날 수 있는 트랙이었어요.
하지만 풀 선별이 진행 되면서 이걸 10번, 심지어는 3번으로 써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 왔고,
이 트랙은 그런 핵심 위치에서는 굉장히 밋밋한 노래가 돼 버린 다는 게 큰 문제였어요.
돌이켜보니 14 트랙이 아예 안 갖춰진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네요.

이리스 콜트와이트의 these are hard times은 11번으로 쓸 수 있다면 정말 좋고,
7번이나 13번, 1번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열고 닫는 기능을 맡기기에도 좋은 트랙이었어요.

프카씨의 Hangover of the Heart은
내가 이 잉여년을 여전히 디칭하지 않고 지켜보는 이유와도 같은 노래죠.
다만 플레이리스트에 집어넣기는 정말로 어려운 노래라서
풀 선별 때 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는 결론을 받아 들고 보니 웃기긴 하네요.

기계가 번역가를 완전 대체하진 못하죠, 하지만 그게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 때문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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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번역을 해보려고 했었다.
저 콰이어의
“I’m a deep cut, a b side and extended version
a language they don’t speak, a shape that’s emerging
but you, not with you”가
너무 번역해보고 싶은 상승구라서, 저 not with you에 이르러 전부 터져 나가는 이미지를
정말 한국어로 담아보고 싶었는데….
시작하자마자 그냥 높은 벽에 부딪혔지.
“lost my defences, now I’m defenceless with you”

저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마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알 수 있을 거다.
보이는 그대로의 말이야.
하지만 번역?
그냥 불가능하다.
lost defence와 defenceless with you를 하나로 받아주는 키워드를 찾을 수 없는 건 당연하고,
애초에 defenceless with you를 한국어로 뭐라고 번역한단 말인가?
저 with의 모호함을 한국어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냔 말이야.
그리고 그 모호함을 정작 내가 번역하고 싶었던 not with you까지 끌고 가야한다.
어떻게 해? 뭘 해봤자 못하지.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가끔,
그래서 결국 AI 번역이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는 거죠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

어….
음….
그러니까….

이런 거 걔네가 더 잘해요.
사람은 열심히 머리에서 단어 하나 하나 떠올리며 매치해야하는데,
걔네는 그냥 연관도 정렬해서 하나씩 억지로 집어넣어보고
그 표현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도 그냥 용례 데이터 분석 돌리면 돼요.

저건 어차피 사람은 못하는 번역이고,
저 번역을 가능하게 하는 한 문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건 기계 쪽이지,
사람 쪽이 아니에요.

사람은 기계가 ‘대충 이만하면 자연스럽지 않나요?’하고 내놓은 표현이
정말로 자연스러운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는 걸 잘하는 거지.
저런 표현을 찾는 걸 잘하지는 못해요.

언어는 결국 정보를 사람이 이해 가능하게 옮겨 놓은,
‘사람의 도구’이기에,
언어를 언어로 기능하게 만드는 건 사람이 기계보다 잘할 수 밖에 없어요.
어쩔 수 없죠. 기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이 어, 그건 이상한데? 하면 끝인걸요?
그 기준을 만드는 게 사람인걸요?
하지만 패턴찾기는 처음부터 기계의 영역이라고요.
거기다 애초에 찾을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걸 못 찾는다는 게
어떻게 기계의 단점이 되냐고요.

그럼 그렇지, 이 아줌마가 잘 하는 거 할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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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매번 강박적으로 스타일 바꿔 온 사람이,
안 바꿀 리가 없지.
그냥 지난 번에 하도 욕 먹고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 불안 하니까
가장 아이코닉하게 성공했던 스타일로 무력 시위 한 번 해준 거지.
‘2017년 이후 첫 리드 싱글’ 같은 드립까지 쳐가며
굳이 그걸 리드 싱글이라고 광고해야할 필요가 거기 있었던 거고.

그럼 그렇지.
당연히 이럴 줄 알았어야지.
그 나이를 먹는다고 타협할 사람이었으면 진작 했지.
아니, 싱글 하나를 기존 스타일로 내는 것조차 타협일 걸?
이 아줌마한텐?

이번 주 목록도 좀 심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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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이니 베일리….. 케이트 페터빈…. 새러 클로즈…..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레드라 채프먼?

딜레이니 베일리도 막 대단히 기대되는 거 아냐.
케이트 페터빈 중간에 싱글 한 두 개 잘 뽑은 거 기억나서 보이는 거야.
새러 클로즈 뭐 했는데 앨범을 내? 싶어서 보이는 거야.
레드라 채프먼은 ㅅㅂ 뭘 더 할 수 있는 게 있으세요? 싶어서 보이는 거야.

… 스물 몇 명 중에 저 네 명 보이는데, 둘은 기대치가 높아서 보이는 것도 아냐.

진짜 모르겠다.
응. 그냥 다음주에 몰아서 살래.

서전 락이나 라커빌리 극찬하는 컨트리계열 평론가들 솔직히 이해 안 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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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니까 살짝 이해가 가려고도 한다.
그러니까,
컨트리에 없는 저점이 보장된다는 게 진짜 크구나.

컨트리는 진짜 아래로 내려갈 때 밑도 끝도 없이 내려가는 장르인데,
락 밴드 구성은 일단 드럼과 베이스가 곡 구성을 확실하게 틀을 잡아주니까
그 없는 바닥이 생긴다는 거지.

장르 밖에서 보기에는 ㅅㅂ 그게 뭐가 대단하다는 거지? 싶은데,
저 장르 안 사람들이 보기에는 확실히 예쁘긴 예쁠 듯.

얘를 봐.
솔직히 얘가 그 와 씨… 또 지가 뭔 노래하는지도 모르는 컨트리 가수야.
하며 패스하게 되는 걔네들이랑 뭐 큰 차이가 있냐고?
거기다 알라나 스프링스틴처럼 틀 제대로 잡힌 꼬꼬마랑 비교해보면
기교쪽은 말할 것도 없고, 그냥 성량부터 콜드 스코어로 처발리잖아?
근데 정작 만들어낸 결과물은 대충 비빈단 말이지?
물론 알라나 스프링스틴의 고점에 갖다 대기에는 민망하지만,
알라나 스프링스틴 앨범에서 제일 거슬리는 트랙보다는,
이 아무것도 안 한 노래가 더 낫다고.
베이스가 노래 제대로 틀 잡고 이 정도 저점을 만들어 주니까.

그렇구나, 포크나 블루스가 워낙 저점이 확실한,
락보다 훨씬 저점 방어에 특화된 장르라서
난 지금껏 이렇게 ‘락을 끼얹으면 없던 저점이 생긴다’를
실감해 본 적이 없었던 건데,
컨트리 애들은 다르겠구나.
늘 앨범에서 그 ㅈ같은 필러 빼라고! 하던
말도 안 되게 꼬라박는 필러 트랙들을
락 끼얹는 것만으로 자동 삭제 해주는 느낌일 테잖아.
그냥 존나 예뻐 보일만 하네.

내가 지켜보는 컨트리 가수들은 어쨌거나
기본은 다 갖춰진 애들이라 컨트리나 서전 락이나 라커빌리나 싶었는데,
이렇게 기본도 안 된 애가 하는 걸 보니 차이가 뭔지 확 와 닿아.
왜 저렇게 얼 빼놓고 지나치게 극찬하는지 이제 알겠어.

“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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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가사 대충 긁어 봤는데 보격도 안 맞고 라임도 안 맞아?
is랑 two랑 라임이 맞다고 치면 되는 거 아닌가?
you look은 한 보로 two랑 라임이 맞다고 치면 되는 거 아님?
어떻게 한 음보에 3음절을 집어 넣냐고요?
한 음절은 당기고 한 음절은 밀지 않고는 못 넣는다고요?
왜요? 그냥 넣고 대충 허밍으로 뭉개면 되지 않나?
구성? 그게 뭐임?
그런 거 필요함?

가사를 왜 써요?
곡은 왜 써요?
그냥 보컬 체급으로 밀어 붙이면서 대충 뭉개면 웬만한 노래는 다 압살 되는 건데.

…. 와…. 진짜 욕 나오네.
이게 진짠가?
이래도 된다고?
이렇게 그냥 보컬 체급 하나로 깽판쳐도 노래가 된다고?
아니 노래가 되는 정도가 아니라 잘 만든 노래가 된다고?

아니…. 그니까,
이게 지금껏 보컬 하나에 의지해서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야 많았지.
하지만 그래도 다들 그 외줄타기를 할 때는 조심스럽게 다음 발을 내딛었어.
간혹 빠르고 우아하게 예술적으로 줄타기 하는 애들도 있었지만
그 동작에는 조심성과 절도가 기술적으로 녹아 있는 거였어.
근데 이건 그냥 외줄 위에서 우아함이란 찾아 볼 수 없는 걸음걸이로
대강 제 멋대로 뛰는 거잖아.
근데 무슨 안 보이는 바닥이라도 깔려 있는 것처럼 균형 한 번 잃지 않고 달려 다니잖아.

이게 된다고?
진짜 음색 금수저 하나 타고 나면
이렇게 개 깽판을 쳐도 된다고?
그래도 되는 년놈 둘이 만나 이 짓거리를 한다고?
막 들었을 때는 충격이 엄청 커서 착각했는데,
다시 들어보니 사라 클랑은 되고 EDJ은 안 되네.
EDJ 음색이 좀 급이 높긴 해도 사기급은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