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틀린 타버는 일단 작년에 정말 잘 쌓아왔고, 그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고 완성도 높은 앨범을 뽑아 왔다.
아주 정직한 8포인터, 8+0.3 정도 받아 갈 수 있을 듯.
2. 킴 페트라스 헛짓거리
slut pop의 성공에 한껏 고무된 킴 페트라스는 그 후속편을 만들어왔는데, 슬럿 팝이 가치 없는 수준이었다면, 이건 그냥 뭐…. 없는 가치를 박살 내서 어디 절여 놓은 느낌. 뭐 돈 버시겠다는데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착취적인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돈을 벌어간다면…. 확실히 마음은 편치 않을 것 같다.
3. 모리배 데뷔 앨범
이거 원 트랙. 작년에 건진 거 메시아 한 트랙 뿐인데, 메시아는 왜 뺐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됨.
4. 진정 단독 소포모어 앨범
이 앨범 싱글 듣고 심상치 않다는 생각은 했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급이 다른 앨범. 9점? 뭐 줄 수 있을 듯. 그리고 그것보다도, 오늘부터 난 이 아가씨를 댄 애크로이드의 딸내미가 아니라 댄 애크로이드를 진정 단독의 아버지로 기억하게 될 듯.
아니… 그…. 너희 앨범이 뭔지는 아는 거지? 이거 뭐 안티앨범 그런 건가? 일부러 이러는 거야? 아무리 내가 ‘오더질은 내가 할테니 앨범은 그냥 근래 작업물 중 커리어에 남길 거 선별해서 올리기나 하세요’로 방침을 바꿨다고 하지만… 이건 진짜 그냥은 못 넘기겠는데?
다 되기는 진즉 다 되어 있었던 앨범이잖아. 고점이 막 대단히 높지는 않아도 저점은 미친듯이 높은 싱글들 다 뿌려놓고는…. 이걸 앨범이랍시고 만든다고?
그래, 저 Fears 같은 경우만 봐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나도 연말에 이 노래 컴플먼트에 넣을 때 참 힘들거라는 거 알아. 그리고 다른 트랙과 연계를 개판쳐놓는 저 독특한 베이스 신스가 이 노래의 매력을 만드는 핵심 요소인 것도 사실이야. 근데…. 앨범이잖아. 뭐 인트로 아우트로라도 달아야지. 하다못해 페이드 인 페이드 아웃이라도 해야지. 이미 공개한 싱글도 아닌데 말이야. 뭐라도 해서 적어도 앞뒤트랙을 녹여낼 방법은 찾아야지. 전체적인 균형을 잡고 구성을 만드는 건 포기할지라도, 앞뒤트랙이 안 튀게는 만들어야 할 거 아냐.
아 진짜 컴플먼트 풀에 여섯트랙, 그것도 10트랙 중 6트랙 던져 넣고는 이거 7점도 못 주는 거 아닌가 고민하게 되는 게…. 어… 아무리 그래도 6++는 오버지? 7+도 아니고 7++는 줘야겠지? 아니, 아예 9–로 가야 하나?
+ 아니 근데 이 노래 들을 수록 진짜 잘 만든 게 밟히네. 페이드 인/페이드 아웃 하라는 건 취소. 이렇게 잘 만든 노래를 페이드시키는 건 죄악이지. 음… 마리카 핵먼은 스탠덜론으로 이해 안 되는 노래가 많았고, 앨범에서 더 깽판을 쳐대서 9-1.5였으니… 이거 점수도 9-0.8까지도 볼 수 있을 거 같아.
6. 엘라 그레이스 새 EP
어…. 딱히?
7. 시메르즈 새 프로젝트
아니, 그, 저기요? 아니 아무리 새 프로젝트라고 해도… 뭔가 하던 작업이랑 연관이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이럴 거면 이름을 바꾸라고요. 진짜 뭐하는 거야?
새러 핌 새 앨범 필델 새 앨범 크리스티나 페리 좀 의아한 3EP. 매디 디아즈 새 앨범 엘 디바인 씨씨 쥰 홀리 맥베 사라 라르숀 티나 뢰플러 팔로마 페이스 대학팀 하프디스 흘
연휴 동안 쌓인 목록 처리하다 이 안티포크인듯 안티포크 아닌듯 개 의아한 노래가 확 눈길을 끌어서 훑어 봤는데… 누구세요? 왜 내 목록에 있죠? 어… 리투아니아 가수라고? 그럼 저게 의도된 안티포크가 아니라 그냥 영어 강세가 개판인 걸지도….
아! 이 노래였구나. 얘 기억 나… 작년 초에 저 노래 발견 하고 핀 업 해놓고는 작년에 낸 싱글들은 저기에 못미쳐서 아쉬워 했던 애였어. 음 그런데 좀 뭐랄까 내가 이 아이를 핀업하면서 기대했던 건 저 기타랑 같이 보컬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괴이한 박자감각의 안티포크였는데….
지금은 뭐랄까 그 향만 남았네.
아니, 이번 노래도 좋긴 한데, 이것도 흥미롭긴 한데, 저 데뷔 곡 만큼은 아니야. 이번 노래가 확실히 화려해서 눈길은 확 끌기는 하는데… 저 미묘한 박자 놀음 같지는 않지. 저건 좀 아쉬운데….
살짝 메인스트림 소풍을 다녀왔는데, 딱 이 노래 전주 듣는 순간 드는 생각이, “이게 신인(ep 기준 신인)이면 핀업 할만 한데, 아니라면 패스해야할듯”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둘러 보면서 왜 저런 (모씨에 따르면) ‘흉악하기 그지 없는 페도파일스러운 접근법’이 떠올랐는지 점검해 봤는데….
아니, 그렇잖아. 저게 뭐 나이 24살 넘은 아이거나, 이미 EP 한 장 이상 내놓은 음악가 만든 노래라면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잖아. 하지만 이제 갓 데뷔한 스무살 남짓한 어린애라면 달라. 저런 게 지나치게 뻔하다는 것을 알만큼 많은 노래를 들어보지도 못했을 거야. 좀 더 겪어 가며 가다듬어지면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포텐셜이 있잖아.
..하고 찾아보니 1999년생이네? 왜 24살이냐-_-?
EP 세 장 내놓은 24살 꼬꼬마면 내가 제시한 기준에서 살짝 달랑달랑한 편이긴 한데, 어쩄든 저 정도면 기대할 게 없다는 거지.
+
메인스트림 소풍 계속 하다 진짜 열이 끝까지 뻗쳐서… 아니 ㅅㅂ 제정신인가? 이런 노래 하려면 음역이 안 되더라도 성량은 돼야지.
이게 뭐야 대체?
뭐야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아니 ㅅㅂ 성량은 돼야지. 당연한 거잖아?
++
와. 페이 웹스터 작년 노래 걸리길래 들어봤는데, 개 재밌는데? 이 아가씨가 부족한 건 유머감각이었잖아. 이 정도면…. 어…. 근데 다시 핀업 하기에는 이젠 좀 무겁다. 앨범 한 장 없는 신인일 때 지켜봤던 아가씨가…. 7년만에 벌써 네번째 앨범 준비중이야?
이번 주에 나온 싱글도 개 재밌는데?
음…. 일단 마커 하나 마련해 놓고 고민해보자.
+++ 이번 앨범 낼 때까지 임시 마커 하나 찍어 놓고 앨범 나오면 봐야겠다. 3월 1일 예정이야? 응응. 보름 밖에 안 남았네.
아우하 디오네가 내 라이브러리에 있는 이유? 내 장르가 여러가지 이유로 참 빈약했던 2000년대 중후반, 아우하 디오네는 내 장르 최외각에 있는 감시탑 같은 존재였지. 감시탑의 기능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일부러 내 장르 밖까지 돌출 되게 박아 놓기까지 한.
그리고 아우하 디오네가 데뷔 앨범을 내놓을 때 쯤에는, 이미 포크트로니카의 폭격과 함께 내 장르가 두터워지기 시작했지. 정작 저 폭격을 주도한 플기계나 욀랑 양은 이제 내게 전혀 어필하지 못하는 노래를 하고 있다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아우하 디오네고, 마리나와 다이아몬드고, 이 댄스 팝 계열 감시탑들은 이미 데뷔 앨범을 내놓기도 전에 의미를 잃었지. 2000년대 초부터 다크 포크 쪽 감시탑이었던 카리 루에슬로텐 정도만 꽤 오래 기능을 했고, 나머지 감시탑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 사실 알고리듬 추천이 제대로 기능하던 게 라스트 에프엠 정도 밖에 없던 시절 감시탑들한테는 큰 기대를 한 적도 없어서 저 ‘감시탑’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한참 나중 일이었다. 저 때는 감시탑이라기보단 중간 중간 훑어 보는 정착민 파견구 쪽에 가까웠다. 누가 휩쓸고 지나가면 바로 피드백을 받아서 찾아보는 게 아니라, 나중에 정기 보고 때 폐허가 된 파견구를 훑어보며 거길 휩쓸고 간 신인을 찾아보는.
어쨌든, 몇 년 간 훑어보지도 않은 감시탑, 어쩌면 파견구의 폐허를 둘러보며, 좀 오래 고민을 해야 했다.
아우하 디오네는 여전히 내게 의미 있는 노래를 만들고 있다. 플기계나 욀랑 양, 심지어 팔룰라조차 무너져 내렸는데, 아우하 디오네만은 여전히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며 굳건히 버티고 있지. 하지만 이 감시탑을 복원하고 쌓인 먼지를 쓸어내기엔 너무 멀다. 이제 내 감시탑은 제이드 버드나 피오나 그레이 같은, 한참 안 쪽에 있는 애들이지.
거기다 이번주에 나온 피오나 그레이의 새 프로젝트 데뷔 EP가
이렇게 제대로 때려 주니 굳이 이 밖으로 감시탑을 박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해.
감시탑은 결국 내가 그 노래를 자주 들어서 알고리듬에 영향을 줘야 의미가 있는 건데, 저렇게 감시탑 가수가 그냥 잘해주면, 굳이 더 밖으로 빼서 영향력을 높일 필요가 없잖아. 거기다 아우하 디오네를 아직도 듣는 사람들이 새로운 음악가를 찾아 들을까? 그렇지 않겠지. 결국 유지해봐야 감시탑으로선 의미도 없을 거란 말이야. 그리 아무도 안 들어올 거 뻔한데 감시탑을 왜 박아?
그런데 아우하 디오네가 디칭할만큼 못하고 있는 게 아니니 정말 애매해. 저런 노래 하나쯤 간간히 듣는 거? 나쁘지 않지. 그런데 놓쳤다고 아쉽지도 않아. 저거 베스트는커녕 컴플먼트에도 안 넣겠지. 컴플먼트에 억지로 넣으려면 시도는 할 수도 있겠지만, 안 어울려서 결국 못 넣을 거야. 아우하 디오네가 어느날 미쳐서 상상도 못한 결과물을 가져오는 일은… 15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있을 수도 없겠지. 그런데 결국 아우하 디오네를 디칭한다고 해서 뭐 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가?
응. 하드 디스크 용량 확보하려고 열심히 뒤졌는데 23메가 바이트 짜리 동영상 파일을 놓고 고민하는 느낌이야. 그, 더 이상 코덱도 제대로 안 맞아서 화질도 형편 없이 떨어지는 영상, 놔둬도 보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고작 23메가잖아? 그거 지워서 뭐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