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실 틀을 잡다보니, 아래 변경 사항 때문에 더 이상 숏리스트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숏리스트는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떄까지 만들지 않을 겁니다. 굳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풀리스트에서 가장 스팟라잇을 받는 게 탤리 스피어 – 이씨 페리스 – 핍 블롬의 숏리스트 졸업자 3인방이고, 저 셋이 자리를 내줄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로런 히버드나 소피와 거인들 등의 성취가 조금 묻히는 감이 있어서 6월 16일자로 숏리스트를 만들어 추가합니다. 다시보니 역시 현재 기준에서 숏리스트는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다시 없앱니다.
1. TP리스트에 올라가는 모든 음악가 이름은 이 블로그 내의 표기법에 맞춰 한글로 적습니다. 이에 따라 번역할 필요가 있는 밴드명이 번역되지 않고 단순 음차된 한글로 적히거나, 해당 음악가 본인의 발음과는 전혀 관계없는 음가의 한글로 이름이 적힐 수 있습니다. + 3월 9일자로 TP2018 역시 한글화 되었습니다. + 3월 22일자로 TP2017 역시 한글화 되었습니다. + 4월 3일자로 TP2016과 함께 모든 TP 음악가 데이터베이스가 한글화 완료 되었습니다. ++ 일부 음악가들의 앨범 발매 정보는 해당 TP 작성연도 이후의 정보로 업데이트 되어 있습니다. 이는 TP의 데이터베이스 파일이 음악가 정보를 일원화 관리하기 때문에, 이후 TP에 다시 올라가는 음악가는 그 시점의 정보가 기존 TP에도 업데이트 되기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후 TP에 언급되지 않는 음악가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기에 대부분의 음악가의 앨범 발매 정보는 여전히 해당 연도 기준입니다. +++5월 12일 DB 일괄 업데이트로, 모든 음악가의 앨범 발매 정보가 2019년 5월 12일, 혹은 그 이후로 조정되었습니다.
2. 밴드 승계, 리브랜딩에 관한 규정이 주관적으로 바뀝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밴드의 이름이 바뀌는 경우 혹은, 밴드의 주요 멤버가 기존 밴드를 이름과 함께 버려두고 새로 다른 밴드를 꾸려 나간 경우; 내가 기존 밴드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면 신인으로 취급하지 않고, 기존 밴드와 별개의 커리어라고 생각하면 신인으로 취급합니다. 이에 따라 밴드 하나가 둘로 분리 되었을 때, 둘 다 기존 밴드로 취급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이브네슨스와 위 아 더 폴른처럼 두 밴드 모두 ‘Fallen 시절의 이브네슨스’의 적통을 주장하는 경우, 두 밴드 다 이브네슨스의 Fallen을 데뷔 앨범으로 취급합니다.
3. TP 평가 기준이 좀 더 유동적으로, 상대적으로, 주관적으로 바뀝니다. 싱글이 내 마음에 들었더라도 이 음악가의 커리어 상 두드러지지 않거나, 특별히 주목할 필요 없이 이미 주목 받고 있거나, 특히 기존 TP나 다른 글에서 충분히 언급을 했다면 TP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4. 목록 순서가 원래 TP의 의도에 더 걸맞게 변경됩니다. 목록의 순서에는 더 이상 각 싱글의 완성도와 음악가의 유명도(무명도?)가 우선 요소로 고려되지 않으며, 그 싱글이 결과적으로 음악가에 대해 어떤 기대치를 남겼는가만을 기준으로 정렬됩니다.
+ 기억을 되새겨보니, TP를 처음 만들 때는 정수부 7점 이상의 데뷔 앨범이 있으면 자동 제외 규정도 있었다. 이걸 8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었다, 정수부 8점 이상의 데뷔 앨범이라고 해봐야 사샤 시엠이나 셰이크 셰이크 고 정도에나 적용되는 기준이라서 아예 삭제했었지. 저걸 삭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특히 이다 외스테르고(the forgotten one)가 성공적으로 복귀했을 때 TP에 올려주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저런 스크리닝을 제대로 개별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거지.
+ 탤리 스피어는 올해 TP 기준에서 가장 크게 감점을 받아야하는 음악가이니 올해 TP 올려주는 건 좀 반칙 느낌이지만… 어쩌겠어. 탤리 스피어인데. 숙제 안 해오던 그 꼬맹이가 저렇게 훌쩍 자랐는데.
WfGA는 Wain for Gain Awards의 약어로,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업을 하여 주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영영 잃어버린 한심한 음악가들을 질책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입니다.
내가 20년간 들은 노래를 정리한 2 decades 시리즈에서 이어져, 2015년 처음으로 2014년 발표된 노래들을 대상으로 수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은 “종말의 시작”, “Jinx Sinks to the Brinks”,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Mytube Likable”, “빗나간 융단폭격”의 본상 5개 부문과 WfVA의 특별상에 해당하는 대상 “Needed to be Needed”까지 6개가 수여됩니다.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이라서 부상은 없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예를 부상으로 드리며, 한국어 상 이름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첫 앨범부터 스스로 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나락으로 걸어들어가는 한심한 음악가들은 어느 해를 막론하고 여럿이 있습니다. “종말의 시작”은 그 한심한 음악가들 중 가장 싹수가 노란 이에게 돌아가는 상입니다. 2014년의 수상자인 샤를롯터 콸러의 대표곡, The Beginning of the End에 헌정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2018년의 종말의 시작은 네덜란드의 인디 팝락 밴드 EUT에 수여됩니다. 2018년은 네덜란드 음악가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한 해였죠. 네덜란드의 문화 시장 구조에 대해서는 벨기에보다도 아는 게 없는 고로, 이게 대체 무엇 때문에 촉발된 현상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쨌든 핍 블롬과 나즈를 필두로 한 네덜란드 얼터너티브 팝락의 새 물결은 그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개중 가장 먼저 열매를 맺은 게 이 EUT의 데뷔 앨범이죠. EUT는 어느 장르라고 구별해 말하기 모호한 입지: 얼터너티브라기엔 별로 대안적이지 않고, 팝이라기엔 별로 대중적이지 않고, 락이라기엔 당장 대부분의 노래가 ‘처진3박’이고, 그렇다고 3박이 흔한 포크나 루트계통에 발을 들이고 있지도 않은, 리드믹하면서 말랑하고, 부드러우면서 거칠고, 조용하면서 시끄럽고, 가녀리면서 힘 있는 노래를 붙들고는 그 모든 모호함을 선명하게 대표 이미지로 새겨냈죠. 사실 2018년에는 에이미 샤크나 펜 릴리처럼 내게 더 높은 평가를 받은 데뷔 앨범을 내놓은 음악가들도 있죠.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에이미 샤크나 펜 릴리와 달리, EUT는 결코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할 가시밭길을 가고 있어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내게 가장 어필하는 게 바로 그 맨발로 가시밭길을 걷는 미친년놈들이라는 거죠.
음악가가 앨범을 두 장쯤 낼 때는, 그건 노래를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성공과는 담을 쌓은 한심한 족속들이 가끔 있죠.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이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거 보세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커리어가 끝장난다고요! 2018년의 Jynx Sinks to the Brinks은, 8년만에 데뷔 앨범의 오점을 완벽하게 교정한 소포모어 앨범을 내놓은, 노르웨이계 영국인 일렉트로팝 가수 루시 숸에게 돌아갑니다. 네, 이건 이견의 여지 없이, 지난 수 년 간 나온 소포모어 앨범 중, ‘최고의 소포모어 앨범’입니다. 네? 모니카 헬달이요? 아뇨, 모니카 헬달의 소포모어는 그냥 ‘최고의 앨범’이죠. 이건 소포모어 앨범이 소포모어 앨범으로서 해야할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한 앨범이에요. 그게 8년이나 걸렸다는 건 좀 반칙 같은 느낌이 있긴 하지만, 아니요, 이렇게 완벽하게 데뷔 앨범의 오점을 교정할 수 있다면, 그깟 8년, 걸려도 됩니다. 99%의 음악가들은 그 8년간 세번째, 네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그 오점을 교정하지 못하는 걸요.
사실 앨범을 파는데 있어서, 앨범 아트의 기여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목록(어떤 목록이든!)을 훑어보며 한번 들어볼만한 노래를 고를 때, 사람들이 참고하는 몇 안 되는 기준 중에는 이 앨범 아트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그 앨범 아트에 나같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깔아놓아 스스로 판매량을 급감시키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이 놀라운 바보들에게 내리는 경고입니다. 2018년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루시 숸과 스웨덴의 프릭 포크 가수 수목에 이끌려의 공동 수상입니다. 사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의 후보는 너무 많았죠. 그리고 루시 숸이 JSttB의, 수목에 이끌려가 Mytube Likable의 수상을 확정한 뒤에, 이 둘을 배제한 다른 후보중에서 수상자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WfGA에 중복 수상 불가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만고만한 선에서 비교가능한 급이라면 다른 상을 받지 못한 후보가 받는 게 나을테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후보들 중, 이 둘은 특별히 한 급 높은 위치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그래서, 결국 공동 수상을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아직 부상도 없는 상이렇게나 영예로운 상을, 두 개 주면 뭐 어때요!? 루시 숸의 Blue, Indigo, Violet and Death의 커버 아트는 앨범의 속성을 굉장히 잘 지시해줍니다. 흑백으로 가라앉은 기본 이미지에 원색의 페인트 덧칠을 통해, 이 앨범의 노래들이 어떤식으로 화사한 색채를 드러내는지를 간략하면서도 정밀하게 프리젠테이션 하고 있죠. 특히 루시 숸 본인의 얼굴을 지워버린 카민 덧칠은 이 앨범이 루시 숸 본인의 특색을 어떻게 가리고 다른 색을 입혔는지를 완벽하게 그려내줍니다. 반면 수목에 이끌려의 Yellow to Blue의 커버 아트는 앨범의 각 트랙들에 새로운 관점을 입혀주는, 정반대 속성의 표지입니다. 이 open-casket 장례의 이미지를 받아 쓴 커버 아트에서 빅토리아 베리스만은 삶을 상징하는 연노랑색과 죽음을 상징하는 군청색의 보색 대비를 통해, 앨범 안에서 따로 노는 트랙들의 메시지를 하나로 말끔하게 기워내는데 성공합니다. 물론 난 아래에서 얘기할 Doin’ Time의 뮤직비디오를 찾기 전까지는 이게 BIVaD의 커버보다는 한 급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Doin’ Time 뮤직비디오와 이 커버 아트의 시너지는 이 커버를 BIVaD 이상의 뭔가로 만들어줍니다.
유튜브의 성공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은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이제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노래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뮤직비디오에 나나 좋아할 법한 영상을 깔아놓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Mytube Likable”은 그렇게 유튜브가 아닌 마이튜브에서나 통할 뮤직비디오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2018년의 Mytube Likable은 수목에 이끌려의 Doin’ Time에 돌아갑니다. 지난 예비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Mytube Likable의 후보는 정말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난 이 제대로된 후보를 찾느라 작년에 나온 뮤직비디오들을 전수검사했죠. 정말 말 그대로 모든 후보군 음악가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며 수천개의 뮤직비디오를 하나 하나 훑어봤어요. 그리고 마침내, 안구건조증, 편두통, 멀미를 유발하는 100시간 넘는 사투 끝에, 이 꽁꽁 숨겨져 있던 수목에 이끌려의 새 채널에 올라와 있던 뮤직비디오를 찾았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대한 오마쥬/이미지 대여로 시작하는 첫부분에서 난 사실 바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려고 생각했어요. 근래 플로리다 프로젝트 베껴쓰기에 대해서 딱히 좋은 시선을 유지하기 어려웠으니까요. 그리고 0초와 8초에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연노랑색 화면 채우기를 22초에서는 제대로 지각했죠. 그리고 그게 저 앨범의 커버아트와 어떤 연결점을 갖는지를 깨닫고는, 숨죽이고 뮤직비디오를 지켜봤죠. 네, 그리고 바로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건 내가 전수검사-_-한 수천개의 2018년 뮤직비디오 중, 최고의 뮤직비디오입니다. 물론 평년 같으면 뭐가 최고다 하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울 테죠. 하지만 2018년은 다릅니다. 진짜 저 수천 개를 전수 검사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괜찮은 뮤직비디오가 없어요. 그리고 이것 하나만이 특출납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이미지를 빌려서 이야기를 확장하고 빈 공간을 채우는 것도 놀랍고, 앨범의 반대 방향으로 군청에서 연노랑을 끄집어내는 게 자연스럽고 뭔가 거스르는 게 없죠. 네, 연노랑에서 군청을 끄집어 내는 것과, 군청에서 연노랑을 끄집어 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작업입니다. 누구나 어떻게 삶에서 죽음으로, 활성에서 안정으로, 열의에서 냉소로 향하는지 알고, 그걸 쉽게 그려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에서 삶으로, 안정에서 활성으로, 냉소에서 열의로 향하는 길은 억지를 쓰지 않고는 그려내기 쉽지 않아요. 당장 그 모든 게 최소 액션 원리에 배치 되는, 자연스럽지 않은 일들이란 말이죠. 그런데 그걸 이렇게 자연스럽게 성공시켜 앨범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순환을 완료시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거죠. 네, 이 뮤직비디오는 이 노래의 존재하지 않았던 절반을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앨범 전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쥐여주고 있죠. 난 이 수목에 이끌려의 작년 앨범에 8-1.3점을 줬죠. 이 뮤직비디오를 발견하고는, 저걸 어떻게든 8포인트로 올려야하지 않을까를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결국은 뮤직비디오를 보아야만 의미를 제대로 확장할 수 있는 앨범에 정수부 9점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내버려뒀지만, 이건 그만큼 훌륭한 뮤직비디오입니다. (* 이 뮤직비디오의 의미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단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빅토리아 베리스만이 지정한 연노랑과 군청, 션 베이커가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지정한 물색과 라벤더가 이 뮤직비디오에서 활용되는 방식을 유심히 뜯어 봐야 합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모두가 봐야만 하는’ 2017년 최고의 영화이니 일단 보고 오세요.)
내가 공식적으로 싫어하는 속성이 잔뜩 들어간 노래 중에도, 사실은 내가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성공을 위해 내가 싫어해 마지 않을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한다니 말이에요. “빗나간 융단폭격”은 이렇게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융단폭격했으나, 애석하게도 한 점이 빗나가서 내가 그걸 싫어하게 하는데 실패한, 정말 불쌍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는 상입니다. 2018년의 빗나간 융단폭격은 새러 하웰스의 새 프로젝트, 브라이드의 데뷔 앨범 Like an Island에 돌아갑니다. 이건 내가 평할 수 없는 앨범이라는 평가는 유효하고, 그래서 따로 더 말을 덧붙이지는 않을 겁니다.
2 decades 시리즈에서 underknown of the year을 이 상에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는 날 꽤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Needed to be Needed”은 당해 내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그리고 대중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크게 실패한 앨범에 돌아가는 상입니다. 따라서 이건 WfVA의 특별상 같은 느낌이 되어야겠죠. 2018년의 Needed to be Needed은 호주의 팝 가수, 그레타 레이에게 수여됩니다. 그레타 레이의 두 번째 EP, Here and Now는 EP 만점은 8+0.9점이라는 내 규칙을 깨게 만든, 그야말로 완벽한 7트랙 구성을 가진 EP입니다. 네, 이건 언제나 어중간하다고 볼멘 소리를 들어온 바로 그 7트랙 앨범이 어떤 구성을 가져야 하는지 정답을 제시한 ‘앨범’입니다. 난 EP를 앨범이라고 부르는 것을 웬만해선 기피하는 편이지만, 이건 그 어떤 풀앨범보다 더 나은, 완벽한 구성을 가진 앨범이라고요. 그레타 레이는 지금까지 이 NtbN을 받아간 음악가 중 가장 성공한 음악가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앨범에 고작 이 정도 인지를 받은 것을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저 모독일 뿐입니다.
+ 우즈 노래는 처음 들었을 때 별로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니까 K가 “엠마 루이스가 저 노래를 내놨다고 생각해봐” 한 마디 해줬다. 하…. ㅅㅂ. 하이고 이 엠마 이 잉여년아 어쩌자고…. 하…… 응. 엠마 루이스가 저 노래를 내놨다면 진짜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었겠지. 하이고… 진짜 그 스탯 가지고 어쩌자고………….
+ 이나 브롤센은 TP를 처음 시작한 2016년의 유머포인트였다. 이나 브롤센이 ‘유망주’라는 게. 그런데 올해까지 올라오냐-_-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앨범 안 내냐 진짜-_-;;;;;
+ 에이시스의 Waiting for You를 처음 숏리스트에 올릴 때는, 얼마 안 가서 내려가겠지. 했었다. 그런데 한 달 쯤 지나면서 보니, 이것만한 아우트로가 올해 안에 나올 것 같지가 않다. ++ 오랜만에 보니 웨이팅 포 유가 내려가긴 내려갔는데… 그 결과로 숏리스트가 몇 달 째 14번이 없는 상태다-_-;;; 로바 알빌데가 14번 서야하는 플레이리스트라니;;
+ 라라 기어의 무명 보정 포인트는 너무 쎄다;; 다시 계산해보니까 첫자리부터 열네번째까지 전부 숏리스트 대상이어도, 라라 기어가 53위 밖으로 밀려야 열네번째 노래가 라라 기어를 자르고 들어갈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저게 28번째 정도에 걸릴 것을 생각해보면…
라라 기어는 80위 정도로 밀려도 여전히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거란 말이지. 결론은 무명 보정 포인트 계산식을 좀 손봐야겠다는 건데… 이게 라라 기어가 진짜 0에 가까운 무명이라서 무한대 수준의 포인트를 뽑아 버린 게 문제지, 실제로 라라 기어 외에 이 정도 보정 포인트를 받아갈 사람은 또 없을 거고… 계산식 어떻게 만져야할지 얼른 감이 안 잡힌다.
그렇다고 당장 고치기에는 현재의 계산식은 라라 기어 말고는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단 말이지. 라라 기어 경우에 저렇게 포인트가 미친듯이 불어나버린 가장 큰 원인은 유튜브 채널 구독수 58, 스포티파이 평균 월간 청취 36 때문인데…
구독자나 청취자 수가 아무리 적어도 어느 정도 이하로는 안 떨어지게 최소값 캡을 적용하면… 아니, 아니다. 라라 기어가 이렇게 된 건, 이 아이가 올해 초에 싱글 하나 툭 던지고 다른 활동을 하나도 안 해서잖아. 꾸준히 싱글 내놨으면, 월간 청취가 2~300 선은 됐겠지. 현재까지 내놓은 싱글 수와 당해 분기별로 내놓은 싱글에 맞춰서 누적 수치를 보정해야겠네…
………. 개 귀찮은데-_-? ………………….. 아니 이런 케이스는 앞으로도 10년에 하나쯤 나올 거 같은데-_- ……………. 해야 돼? ……………… 그거 해 봐야 별반 차이도 없을 건데?
++ 그래, 무명 보정 해줘야지! 라라 기어 정도 무명이면 이 정도 무명 보정 받아야지! 맞잖아. 저게 라라 기어가 아니라 피에였어 봐라. 피에가 저 정도 인지 안 되고 묻혀서 미친 보정 포인트 받고 숏리스트에 있다고 생각해봐. 그럼 그 보정 포인트 당연하고 공정한 거라고 했을 거잖아. 저게 “숏리스트 보장 티켓”을 받기엔 내가 딱히 아끼는 부분이 없는 라라 기어니까 문제인 거잖아.
문제는, 라라 기어의 무명 보정이 이렇게 커져버린 건, 이 아이가 이 노래를 두고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라는 거지.
하나, 라라 기어와 똑같은 스탯이라도 1월에 노래를 내놓은 것과, 11월에 노래를 내놓은 게 스포티파이 평균 청취지수가 다를 거라는 거다. 라라 기어는 128 64 32 16 14 12 …. 이런 식으로 가서 평균 36까지 떨어진 건데, 11월에 내놨으면 128 64로 평균 96을 찍을거라는 거지.
또한 비슷한 영역으로, 현재의 무명 보정 포인트에는, 연초에 활동을 하고 반응이 없어서 포기해 버린 가수가, 반응이 없음에도 고집있게 꾸준히 활동을 한 가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단 스포티파이 청취 평균은, 싱글을 하나라도 내놓은 분기의 달만 평균을 내는 정도로 조정해야겠다.
이렇게 조정하면 라라 기어의 숏리스트 보장 하한은 53위가 아니라 38위가 되고, 28번 기준 숏리스트 보장선은 80수준이 아니라 58위가 된다.
연말에 가면 58위쯤에 걸쳐 있을 노래가 노아 사이러스의 We Are, AVEC의 Under Water, 에이시스의 Waiting for You인데, 응. 이 정도 선이면 딱 무명보정으로 숏리스트 들어가는 거 용납되는 노래들이지. 그래, 이게 괜찮은 교정인 것 같다.
에이미 샤크는 안전한 선택이지만, 종말의 시작이라기에는 에이미 샤크 본인이 너무 노회하다. 내도를 신인 취급하는 건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거고, 브라이드는 중고 신인인데다 딱히… EUT와 펜 릴리가 가장 적합한 후보인데, 펜 릴리는 결국 대중에게 팔릴 거다. EUT는 안 팔리겠지.
이거 정리하기 전까지는 당연히 에이미 샤크겠지, 했는데, 정리해보니 확실히 EUT네.
b. jinx sinks to the brinks 루시 숸 율리아 피에트루하
닥치고 루시 숸인듯. 일단 소포모어 특성상 후보 자체도 별로 없지만 뭐가 나와도 루시 숸의 ‘8년만에 내놓은 소포모어가 데뷔 앨범의 결점을 교정하는’ 상황을 뒤집을 수가 없지.
c.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기본적으로 저 페인트 덧칠이 너무 마음에 든다. 색감도 앨범 테마에 맞춰 완벽하고, 저 페인트 덧칠로 흑백 이미지의 단조로움을 비웃는 것도.
그냥 내가 좋아하는 구도에 저 긁힌듯한 벽 텍스쳐가 딱 내 취향. 하지만 3트랙 EP라서 커버아트가 별 다른 기능을 못한다는 게 큰 단점이다.
수목에 이끌려는 이 open-casket 장례 연출로 앨범내의 모든 트랙을 한 단계 끌어올려 놨다.
니나 시네르트는 여전히 예쁘다. 그게 이제는 연출되고 보정된 사진에서만이지만.
프뢰커달 하앍하앍….하면 변태로 보겠지?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평소라면 무난하게 받아갔을지도. 하지만 올해는 다른 후보들이 꽤 강력하다.
자, 이것만큼 미야폴릭이 어떤 가수이고, 이게 어떤 앨범인지 잘 드러내주는 커버아트를 상상할 수 있나? 앨범이 결국 커버아트를 못 따라갔다는 것은 커다란 단점이지만.
결국 루시 숸 아니면 제시 레예즈가 될 것 같긴 한데…
d. Mytube Likable 올해 커버아트들은 굉장히 잘 뽑힌 게 많지만, 뮤직비디오들은 확고하게 급이 떨어지는 게, 2016년 후보 중 4~5순위였던 보카의 Answer Me가 올해 후보들은 다 콜드 스코어로 바른다.
그 와중에 현재 가장 강력한 후보는
홀리차일드의 이 제대로 미친 비디오. 이 노래의 가장 큰 문제는 제정신 아닌 가사에 비해 곡이 너무 얌전하다는 건데… 이 뮤직비디오에서는 영상이 가사 수위를 너댓배 넘어서는 미친짓을 해대는 덕에 저 얌전한 곡의 단점을 지워준다. 단점은 리즈 니스티코 본인이 이렇게 막가는 것을 사실은 감당 못하는 소심한 아가씨라는 거다. 난 살짝 불안한 게, 이건 미친년이 본성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미친년 코스프레를 하던 정상인이 정말로 미쳐가고 있다는 흔적이 보인다는 거다. 그리고 그건 확실히 내겐 딜 브레이커다. 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서, 누군가가 자신의 영혼을 팔아가며 쥐어짜낸 것을 찬양할 수가 없다. 🙂 (+ 난 25년차 미친년 진단학 전공의니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 판단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리즈 니스티코는 미친년이 아니라 보상 받지 못하는 미친년 코스프레를 하다 지쳐 정말로 미쳐가고 있는 영혼파산자다.)
좀 더 안전한 후보는 미야 폴릭 쪽이다.
이 본인의 매사에 불만있는 이미지를 반대방향으로 활용한 뮤직비디오는 확고하게 멋진 위상 충돌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이미지 활용을 결국은 별로 의미 없게 낭비했다는 게 커다란 문제.
케이트 내시의 Life in Pink는 좀 심하게 안전한 쪽이지만, 이 비디오의 장점은 이게 리즈 니스티코가 감독한 영상이라는 거다. 홀리차일드 대신 이걸 고르는 것은 어느 정도 명분이 있어.
페리스와 실베스터의 장점은 급이 다른 화면 연출을 보여준다는 거다. 올해 나온 뮤직비디오들이 좀 연출이 고만고만한 편인데, (+ 사실 이건 후보에 니스티코 양의 연출작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다. 니스티코의 장점은 키치와 아마추어리즘이니까.) 개중 이것만 평년이라도 상당한 간극의 최상급 연출이다. 문제는… 그 좋은 연출과 촬영으로 예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그뿐이라는 거다. 딱히 가사에 대단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그 가사에 딱 맞춰 날카롭게 연출된 영상도 별다른 의미가 없어.
아나 캘비는 촬영에 커다란 단점이 있고, 이미지 구성이 페리스와 실베스터보다는 확실히 못해도, 역시 연출 수준이 올해 뮤직비디오들 중에는 꽤 튀는 편이다. 그런데… 딱히 이 노래가 그렇게까지 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라서.
고동은 참 재미있는 노래와 비디오를 만들었고, 마지막 자막 연출은 확고하게 포인트를 뽑아낸다. 하지만, 일단 촬영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 홀리차일드 같은 경우는 저 저예산 촬영이 오히려 강점이 되지만, 이건 돈 더 발라서 촬영 수준을 제대로 올렸어야 해. 이 뻔뻔함은 매끄러운 완성도를 바탕으로 해야하기에 이렇게 완성도가 떨어지면 가치가 죽어버린다. 조명 도배해서 평면화한 이미지를 찍은 다음 후처리로 명도를 낮춰야 했는데, 그냥 조명을 덜 깔아서 저 그림자들이 미친듯이 거슬린다.
장점: 9말0초 틴팝 레트로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교과서적 작품 단점: 그래서 9말0초 틴팝 레트로가 나한테 뭔 의미가 있는데?
장점: 올해의 촬영상 같은 게 있다면 응당 받아가야 할 비디오. 단점: 이 상은 올해의 촬영상이 아님, 영화 필름에서 잘라온 영상의 촬영수준을 놓고 칭찬하는 것도 무리가 있고.
+ 물론 이건 영화 필름을 그대로 활용한 거지만, 일반적인 사운드트랙 뮤직비디오와는 궤가 다른 결과물이다. 모든 장면이 노래와 딱 맞아 떨어지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