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색 엔진 수집 정책이 모두 거부에서 모두 허용으로 바뀝니다. 네, 원래 이 서버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을 기다리면서 기존 사이트 정보 찌꺼기들이 삭제되도록 막아둔 거라서, 이제는 풀어놓습니다. 원래대로 다음 검색은 막으려고 했는데, 다음 검색 봇 인식명이 기억 안 나는데 찾아보기 귀찮아서 안 막을게요. 물론 또 ‘ㅅㅂ 이런 검색어로 여기 들어오는 게 맞나?’ 싶은 병신같은 레퍼 잡히면 막을 겁니다. 다음의 전례를 볼 때 그 수준 떨어지는 검색엔진이 얼마 안 가 사고를 칠만한데, 자주 문제를 일으키던 앨범 정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안 생길 것 같기도 하네요.
2. 일단 PLN 서버는 분리합니다. MLN과 VLN은 일시 중지됩니다. DLN 원드라이브 루트에 관련 공지가 따로 있습니다. 가서 처 읽으라고 이 강아지들아, 서버 자원만 파 먹지 말고 공지가 있으면 읽으라고! 응?
3. 영향이 댐시에서 프레이즈로 다시 옮겨집니다. 공개 일기장은 결국 완전 공개 되어 있어야 제 기능을 하죠. 요즘 남이 보는 게 두려운 글을 잘 안 쓰다보니 글을 너무 못 쓰는 게 자꾸 밟혀서 이걸 해야겠어요. 다만 검열을 좀 빡쎄게 하고, 기존의 비공개로 작성된 영역이 공개되지는 않을 겁니다.
핍 블롬의 세 번쨰 앨범에 많은 것을 기대했다하면 거짓말이겠죠. 물론 Is This Love?은 훌륭했지만, 훌륭한 싱글 내놓고 앨범 꼴아 박는건 핍의 주특기였는걸요.
앨범 전체를 꿰뚫는 스타일이나 주제가 없다는 건 문제가 이닐 정도로, 핍은 앨범을 쓸데 없이 자주, 쓸데 없이 길게 만들었어요. 퀄리티 컨트롤이 전혀 안 되는데, 노래를 찍어내면 뭐하나, 그거 찍히는 대로 10곡씩 끊어서 앨범이랍시고 묶는 건 대체 왜인가…. 싶었죠.
앨범은 원래 그렇게 찍는 거였긴 했죠. 50년대엔 말이에요. 지금에 와서 70년 전 감각으로 앨범을 찍을 거면 차라리….
그런데, 정말로 삼세번은 마법인지, 이 핍 블롬의 세 번쨰 앨범은 핍이 지금까지 싱글에서 보여주던 매력을 잘 갈무리해 담아내고 있어요.
스타일이 하나로 잘 일치하기까지는 않더라도, 많이 개선 됐죠. 특히 기존 앨범에서는 Taxi Driver나 Daddy Issue 같은 핵심 싱글에는 넘쳐 흐르는 장난기가 다른 노래에선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제대로 해소 됐어요. Tiger – Red – Kiss Me by the Candlelight의 3연타는 단순히 장난기를 표출하는 게 아니라 진심인 척 농담인 척 구분하기 힘들게 만드는 밀당이 전에 없던 긴장감을 만들어 주죠.
나아가서, 이 긴장감이 앨범 전체를 ‘듣기 즐거운’, 재미 있는 앨범으로 만들어줘요. I Can Be Your Man 같은 노래는 스탠덜론으로는 뭔가 싶은 밋밋하고 재미없는단순한 노래죠. (+ 생각해보니 ‘재미없는’은 잘못된 단어 선택이에요. 재미없진 않아요. 전달하는 메시지에 비해서 너무 길고 비어 있다 싶지, 스탠덜론으로도 재미 없지는 않죠.) 하지만 저 T-R-K 3연타 뒤에 붙은 이 노래는 ‘앞에 한 거 다 농담인 거 알잖아’라고 말함으로써 그 의도를 더 헷갈리게 만드는 노래예요. 정말 순수한 농담이라면 저런 말을 덧붙이는 게 더 이상해지니까요.
그래요, ‘듣기 즐거운’은 이 앨범에서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핍 블롬의 첫 두 앨범은, 그리고 그 이전의 EP들조차, 그 디스크들은 죄다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아, 10 트랙 채워야 하는데….하는 강박에 그냥 막 쥐어짜는 게 그저 한 발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숨이 턱턱 막히게 만들었죠.
하지만 이 앨범은 그렇지 않습니다. 트랙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누구도 억지로 하고 있지 않아요. 대단히 새로운 시도도 없고, 잘 깎인 완벽한 성취가 있지도 않지만, 다들 왁자지껄 재미있게 놀고 있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는 거죠. 그리고 그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에 Is This Love?을 한 발 당겨 배치해 놓은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에요. 내가 저 싱글이 나왔을 떄 먼저 듣지 않았다면, ‘아, 이게 다 구나, 대단한 건 없구나’ 하고 있다 제대로 한 방 먹었을 거예요.
맞아요, 사실 잘 뜯어 보면 결국 Is This Love?과 Tiger 정도를 제외하면 별 것 없잖아? 라고 할 수도 있어요. 기술적으로 잘 만든 앨범은 결코 아니죠.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할 수 없는 것을, 해선 안 되는 것을 한 앨범도 아니고요. 하지만 난 이 42분간의 승선 동안 정말로 즐거웠어요. 앞으로 대여섯번 더 탈 의향도 있어요. 컴플먼트 시스템이 제대로 체계를 잡은 이후로 내가 반복해서 돌리는 앨범은 몇 개 되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그거면 충분한 거 아닌가요? 아, 그건 7+1.5점이어야 할 이유지, 8+0.8점일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세상엔 정수부 숫자를 바꿔야할만큼 가치 있는 즐거움도 있어요.
안티으 쇼마커 아무 의미 없이 꼬라박고, 시에라 스완은 대체 뭘 한 건지 모르겠고, 이른 여름도 시발 이걸 앨범이라고 만든 건지 모르겠고… 테일라는 결국 비틀쥬스 한 트랙에 그걸 실수로 잘한 거란 걸 증명하고 자빠졌고, 우즈는 뭔 새 중고차 같은 새로운 시도인가 싶고, 헬레나 딜란드는 뭐 어쩌자는 거야? 아, 이건 소포모어니까 근다치자.
그나마 홀리 험버스톤이 작년 앨범 의도적으로 말아먹고 가까스로 이름값에 걸맞는, 하지만 만족스럽지까지는 않은 앨범 하나, 소피 메이가 뭐 어디 써먹을 수는 없지만 비 사이드 중간 작업물 4.5 트랙을 잘 뽑아 가져 오긴 했는데… 아이라 울프 1번 트랙에서 ‘어? 이렇게 가면 저 많은 삽질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는 나쁘지 않았을지도?’했다가 개같이 배신 당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아니 ㅅㅂ 대체 뭐한 거야? 홀리 험버스톤도 저것보다 더해야지. 고작 7+1.0, 7+1.1 하는 꼴 보자고 지켜보는 줄 아나? 소피 메이는 잘했지만 반쪽씩 잘해봐야 어따 써? 무슨 박찬호 FA협상이야? 지난 시즌 후반기 이번 시즌 전반기 잘했으니 둘이 합치면 얼마나 잘할지 기대해 보세요?
아니 이게 몇 주 쨰냐고? 9월 2주 이후로 에멜리아 홀로, 안티아 듀버캇, 제니 오웬 영스, 생ㅇ…. 아니, 생ㅇ은 올해 초에 나온 걸 내가 지난주에야 산 거고. 거기다 홀리 험버스톤. 응. 8포인터들이 좀씩 해주고는 있어. 그런데 7포인터 전멸 대체 뭐냐고? 미셸 스토다트, 지니 아노트, 해너 트릭웰…. 그리고 없어. 7포인터가 8포인터보다 적어.
어우, 생각해보니까 저 8포인터들 RGF카드나 만들어주자. 그럼 어, 이번 주도 바쁘게 보냈네요 할 수 있겠네.
이번 주는 남은 앨범이…. 롤 엘, 브리타 페르숀, 에스메 페터슨, 도로시, 토미 정도고 뵉 새 프로젝트나 뭐 마고 프라이스 하프 앨범 같은 거 귀찮아서 듣기 싫은데… 어느 정도 기대 되는 건 롤 엘 밖에 없네.
+ 어… 롤 엘 일단 하드7이네. 7+냐 7++냐는 더 들어봐야겠는데, 앞 3트랙만으로는 꽤 괜찮은데? 하드 포인트 트랙 하나 있으면 8+도 가능해 보이는데 그건 기대하기 어려울 거고.
+ 올해가 진짜 개 빡치는 게 나오기는 엄청 나오는데 건질게 없다. 물량은 존나 많아서 핀업해둔 컴플먼트 매터리얼은 벌써 258트랙인데, 저 중에서도 정말 컴플먼트 매터리얼이 맞긴 하나 의심스러운 트랙도 많아. 작년은 훨씬 적은 트랙 중에서도 0번 베스트라는 게 성립할 정도로 미친듯이 잘뽑은 산물이 쌓였는데, 올해는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뭐 건질 게 없어. 작년까지는 코로나 특수도 끝물이나마 있어서 시간도 남았기도 한데…… 무엇보다도 뭔가 정석적으로 할 거 한 게 너무 적다. 다들 뭔가 삿된 수법이 돋보이는 애들이야. 기껏해야 서배나 코늘리, 제네비브 스톡스, 미야 폴릭 정도가 제대로 잡아 챈 축인데, 그 와중에 미야 폴릭은 작년 앨범 재활용 앨범이지. 디지가 진짜 뭔가 제대로 해줬어야 했는데, 이게 진짜 아쉽긴 하고, 아이라 울프는 ㅅㅂ…. 아니 왜 평탄화 작업 다 해놓고 거기에 새로 비탈을 만드는데? 다 해놓고 그냥 대들보만 제대로 세우면 되는데 뭘 나선 계단으로 건물을 지탱해보겠대? 아니 ㅅㅂ 물리를 모르면 남들 만드는 것처럼 건물 세우라고요. 왜 이런 해괴한 지지대로 건물을 지지할 수 있으면 존나 멋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하냐고 지지가 안 된다고. 그리고 그렇게 할 거면 애초에 기반 작업을 할 필요도 없다고!
아니 진짜 생각할 수록 아이라 울프 앨범 개빡치네? 아니 뭐야 대체, 왜 바닥 다 닦아놓고 뭔 롤러코스터를 만들겠대. 롤러코스터 만들거면 바닥을 왜 닦아 대체….
거기다 팩업에서 갑자기 이짓거리 하는 건 뭐야? 내가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예요 뭐 이런 거임? 아니 ㅅㅂ 하라고! 제발 좀 하라고! 다른 거 못하니까 이거 하라고요 좀!
6+0.1 귀찮아서 rgf 카드는 생략합니다. 연말에 시간이 남으면 만들어 달 수도 있겠네요.
유리장이가 지난 2013년에 내놓은 소포모어 앨범에 대해 내가 했던 평은 간단했습니다:
유리장이는 새로운 걸 만들어낼 지성도 경험도 없고, 모종삽으로 빈 모래상자의 모래를 퍼서 스카이스크래퍼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멍청이다. 적어도, 그 빈 모래상자라도 채우지 않고는 어떤 의미 있는 시도도 하지 못할 거다. 소포모어라는 게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그게 변명이 되려면 그 모래상자에 단 한 톨의 모래라도 들어있었던 적이 있어야만 한다.
10년이 지났고, 난 내가 저런 평을 했다는 것도 잊어 버렸죠. 아니, 유리장이가, 캐머런 매저로가 누군지조차 잊어 버렸어요. 사실, 저 0말1초의 소위 아트팝 음악가 중에 기억 씩이나 해줘야할 사람이 몇이나 있었나요? 그리고 이 앨범이 떨어졌습니다. 난 ㅅㅂ 이건 누구야? 하고 이번 주의 마지막 앨범으로 이 앨범을 걸었죠.
훌륭한 앨범이었나요? 아니요. 좋은 앨범이었나요? 글쎄요. 그럼 굳이 이 간이 리뷰를 쓰는 이유가 뭐죠? 평점도 6.1점 정도 주면서?
글쎼요. 명확한 건, 내가 유리장이에게 했던 말 하나는 물러야겠다는 겁니다. 유리장이는 더 이상 그 빈 모래상자에 모래 한 톨 채워 본 적 없는 사람은 아니에요. 10년의 세월과 함께, 배운 게 있긴 있는 모양이죠. 뭔가 의미 있는 시도가 여럿 보여요. 게다가 Easy는 흥미롭기까지 하고, Drift은 하고자하는 것을 아주 정확하게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대체 83년생 15년차 음악가한테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기는 하지만, 뭔가 가능성이 보여요.
사실 이 간이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놀라웠던 게, 앨범에서 내 마음에 들었던 트랙이 Vine까지 딱 3개 트랙이었는데, 그 셋이 다 싱글이었다는 거였죠.
보통 이 정도로 나와 지향점이 안 맞는 음악가는 싱글 끊는 감각도 많이 어긋나는데, 이건 왜?
어쨌든, 난 이게 케잇 하브너뷕이 &i에서 보여준 것의 마이너 카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기서 내가 보는 가능성을 그대로 발전시키면 결국 그 종착역에는 &i가 있죠. 하지만 유리장이는 내가 보는 길을 따라가지 않을 게 뻔하고, 그게 뻔하다면 기대가 안 되는 게 보통인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기대가 돼요. 뭔가 보여줄 그림이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지금 이대로도 흥미로운 트랙인 Easy가 3번에 자리잡고 있어서인 것 같긴 하지만… 뭐 그 이상이 필요한가요? 그리고 그렇기에, 내가 유리장이에게 했던 악담은 반드시 물러야겠죠.
지난 주 풀앨범 7장, 제니 오웬 영스가 혼자 3트랙. 이번 주 풀앨범 16장, 진짜 이걸 핀업을 할까말까 망설이며 올린 3트랙. 솔직히 이번 주 레벨로 성기게 체를 쳤으면 비치스도 3-4 트랙 올라갔을 수준. 결국 저 핀업한 세 곡 중 베스트는 택도 없고 컴플먼트 올라갈 것도 코코 모리어 정도 뿐. 그나마 막 어 13트랙 밖에 안 나오는데 1트랙 어디서 땡겨오지 싶을 때 하나씩 억지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도니 핀업 해놓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