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실망스럽다. 그러니까, ‘데뷔 앨범은 뜨고 싶어서 했던 멍청한 노래였어요. 난 원래 이렇게 진중한 노래를 해요’ 싶은 앨범이거든. 이 아이가 자기 데뷔 앨범의 장점을 모른다면, 그건 진짜 큰 문제다.
가벼운, 단순한, 그리고 분명하고 말끔한 멜로디의 힘을, 그 가치를 모른다면, 이 아이한테 대체 무슨 가치가 남지?
2. 아샤 제프리스 데뷔 앨범 (7-0.4)
사실상 싱글로 나왔던 Cruise Control과 Brand New Bitch의 투 트랙이긴 한데, 시도 자체는 재미있는 게 종종 보인다. 그런데 트랙 하나로 확고하게 매력을 응축해내질 못해. 그렇다고 앨범 전체로 봐서 가치가 있는가? 하고 물으면 역시 고개는 저어짐. 뭔가 일관적이고 흥미로운 시도가 있긴 한데, 그거 Brand New Bitch 한 트랙에 밑줄 그어주는 걸로 충분하다는 거. 저기에 근접한 매력도, 완성도도 갖춘 트랙이 없어.
3. 섬망의 프랜시스 데뷔 앨범 (8-0.5 8=)
앨범 사기 전에 스포티파이에서 들어보고 잠깐 언급했었는데… 확실히 앨범 전체적으로는 좀 부서진 트랙이 많긴 하다. 반주하고 노래하고 따로 놀아. 원래는 7+0.5 주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건 좀 정수부를 높여줄 필요가 있는 앨범이긴 하다. 확실하게 재미있는 시도가 있고, 그 시도를 완성시키기에 충분한 수준 높은 보컬이 있고, 연주와 노래가 따로 논다고는 하지만, 이미 언급한 세 트랙이나 그거 아니더라도 기존 싱글보다 뭔가 좀 끈적한, 그러니까 붙였다 뗀 스티커 정도의 끈적한 케미스트리가 있어. 아예 막 따로 놀지는 않아. 잘 눌러서 조심조심 가만히 모셔놓으면 붙어는 있어.
정수부 8점 줘야 하는 앨범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점수를 바꾸기는 싫어서, 소수부를 -0.5로 돌아갔는데, 앨범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님. + 생각해보니 점수 이렇게 주는 건 그냥 개 억지라서 8 플랫으로 수정. 수정하는 김에 8+로 수정하는 게 맞지 않나 싶긴 한데, 그냥 7.5+0.5 같은 느낌의 8플랫으로 보는 게 제일 나은 것 같음. 앨범을 잘 만든 건 아니고 진짜 안 들어보면 안 될 노래가 여럿 있어서 그것만으로 정수부를 끌어 올린 거니까. 그냥 소수부 마이너스란 게 말이 안 되는 거니, 플랫으로 타협해야지.
4. 파비애나 팰러디노 (5-1.4)
아니 솔직히 이런 노래로 영업하고 이런 앨범 만드는 건 사기잖아. 물론 스타일에 일관성은 있지만, 그 뭐랄까, 핵심 가치가 다르잖아. 아! 주재료랑 조미료가 반대로 바뀌었잖아. 응? 소고기에 후추 양념 잘 해주겠다고 하고는 소고기 카레를 내놓고 있잖아? 난 정작 그 양념도 별로 맛 없어서 아예 빼 주지 싶었는데 말이야. 이럼 안 되지. 앨범이랑 방향이 다른 싱글을 이렇게 밀면 안 됐지.
아니 근데 진짜 앨범 커버아트부터 이것저것 아주 확고하게 일관적으로 ‘난 이런 노래 할 거예요’ 하고 있는데 이 싱글만 그냥 거기서 벗어나서 툭 튀어 있는 게 개 어이 없네.
5. 엘스 베일리 새 EP (평점… 매겨야 함? 굳이?)
그러니까 음…. 뭐 딱히 흠잡을 곳은 없는데, 뭔가 의미도 없지 않아? 이거 그냥 90년대 어덜트 컨템포러리 좀 뒤져보면 이거랑 똑같은 앨범 하나 나올 거 같은데? 그러니까 그 앨범은 아마도 컨트리 기반일 거고, 이건 블루스 기반이지만, 기반이 뭔지 의미가 없을만큼 이미 물을 타버리긴 했잖아? 응? 이만큼 물 넣고 설탕 넣었으면 원액이 라임이었는지, 레몬이었는지, 깔라만시였는지, 알게 뭐임? 이 정도면 그냥 뭐 식초나 비타민C 알약을 갈아 넣었다고 해도 다를 것 같지 않은데? 굳이 포크나 블루그라스 같은 루트 계열 아니더라도 뭐 빅밴드 스윙이나 심지어 디스코를 기반으로 써도 뭐…
아니 이 마지막 노래는 심했잖아. 나 이거 92년에 막내 삼촌이 듣고 있는 거 들은 적 있어. 진짜로. 분명히 이거랑 똑같은 노래 들은 적 있어! 아니 진짜 너무하잖아. 최소한 뭐 개성이 있어야 할 거 아냐. 엘스 베일리가 아무리 정석 잘 하는 가수라지만, 언제부터 이게 정석이냐고요….
6. 브리짓 커니 새 앨범 (4=)
살짝 훑어 들어봤는데, 그냥 대충 넘기면 안 될 앨범 같아서 내일이나 모레쯤 각 잡고 들어봐야겠다.
아니… 그…. 왜 10초씩 훑어 들을 때는 이건 또 뭐지 싶었던 노래들이 하나 같이 완성이 안 돼 있냐?
뭔가 아이디어는 좋은데, 곡을 하나로 완성해 내질 못한다.
7. 스코르 남의 보컬 EP (8+0.2)
아… 이게 지난 앨범 노래들이라고? 아니 물론 파위 뷜드하겐이나 아나 브른은 힐다 스코르랑 급이 다른 보컬인 것도 맞지만…. 아니 이럼 너 작곡만 해야지. 그걸 증명하고 자빠져 있으면 어떡하니… 이거 봐. 그냥 90초부터 아나 브른 노래 시작하니까 공기가 바뀌잖아.
이게 애초에 너처럼 얇은 보컬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었잖아. 지난 앨범 왜 이러나 싶었는데, 자기 노래를 쓴 게 아니었어. 아니 싱어 송라이터가 남의 노래를 쓰고 자빠졌으면 어떡하니?
(+ 이게 여러 번 돌려 들어보니 아나 브른과 파위 뷜드하겐의 압도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 반대인 게 좀 웃긴다. 아나 브른은 그냥 입 떼는 순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노래를 바꿔 버리지만, 힐다 스코르의 배킹 보컬과 서로 시너지를 쌓는 반면, 파위 뷜드하겐은 있는 듯 없는 듯 스며 들더니 노래가 끝날 때는 힐다 스코르를 아예 지워 버리고 있다. 좀 아쉬운 게, 파위 뷜드하겐이 힐다 스코르와 속성이 많이 다른 보컬이었으면 더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냈을 것 같은데, 속성이 많이 겹치다보니 그저 지워 버린다는 거.)
그리고 에밀리아 니콜라스가 붙은 매드 우먼은..
확실히 음색 결이 다른 두 보컬 시너지가 크긴 하다. 힐다 스코르의 얇은 보컬로 진행된 저 콰이어는 혼자서는 더럽게 재미없었는데, 이건 재밌잖아.
+ 근데 이거 아이프레임 타겟 다는 거 너무 귀찮다. 솔직히 쓰는 사람도 별로 없을텐데, 안 할래.
++ 아예 타겟 링크 대신 새 아이프레임을 넣는 쪽으로 수정. 앞으로 이런식으로 써야지, 일일이 블럭 깨고 html 오브젝트로 수정해서 네임 어트리븃 다는 거 못하겠어. tp나 플레이리스트는 그냥 만들어진 템플릿 복사해서 쓰면 되지만, 이렇게 글 중간에 집어 넣는 건 어우…….. 확실히 원래 아이프레임으로 올려 넣어주는 게 인터페이스 적으로는 낫기는 한데…. 저거 할 때마다 반응형에서 제대로 돌아가는지도 체크해야하고 너무 귀찮아.
+++ 아니 근데 진짜 네임이나 id는 마음대로 좀 추가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이게 블럭 깨는 게 그냥 원 클릭으로 깨지는 것도 아니고, 오브젝트 수정을 세 번이나 해야하는데다 반응형에서 다른 블럭들이랑 같은 서식으로 움직이게 해야하니 기본 미리보기에서 클래스도 복사해 와야 하고… 아니 네임이나 id는 추가 가능하게 해줘야지… 괜히 반쪽짜리인 자체 네임 기능은 만들어 놔서 타겟을 제대로 못 가지고 놀잖아. 아우… 그냥 수정할까? 근데 이거 워드프레스 메인을 건드려야하잖아. 그거 업데이트 할 때마다 관리해야하고… 싫어………………… 그건 싫어.
8. 매기 로즈 새 앨범 (5=)
어… 뭐랄까, 순서를 좀 잘못 고르긴 한 것 같다. 매기 로즈도 보컬이 얇은 편인데, 앞에서 아나 브른에 파위 뷜드하겐 다섯 바퀴씩 돌리다가 이 앨범 붙드니까 되게 보컬이 초라하게 느껴져.
매기 로즈는 보컬이 탁한 거지 두터운 게 아닌데, 이게 오래 안 듣다보면 헷갈린다. 파위 뷜드하겐처럼 맑고 높은 애들은 두터워도 얇다고 기억 되고, 매기 로즈처럼 탁하고 낮은 애들은 얇은데도 두텁다고 기억 돼.
뭐 어쨌든, 저번 앨범처럼 잘 만든 앨범은 아니야. 그런데 흠 잡을 것도 딱히 없어. 그냥 빤한 5-6포인터 느낌.
5플랫과 6플랫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지난 앨범이 있는데 굳이 별 볼 일 없는 매기 로즈 앨범이 의미가 있냐는 점에서 5플랫 줬음. 근데 그렇게 생각해보니 4플랫 줘도 안 이상한 것 같긴 함.
9. ZZ 워드, 그리프, 매기 로즈로저스요 매기 로저스, 왜 매기 로즈라고 쓴 거야?
그냥 언급할 가치가 없다. 뭐 막 못 만들었다는 건 아니고, 아니 못 만들었으면 그거라도 언급할만 하지. 그리프 정도는 뭔가 뭔가 있는 것도 같은데, 굳이? 굳이 다시 들어본다고? 싶은 정도다. 아샤 제프리스 앨범이나 한 번 다시 훑어 본다면 몰라도…. 그런데 그것도 안 할 거잖아. 셋 묶었다고 이렇게 길게 커멘트하는 것도 과하긴 하다.
10. 라이라 (5+0.8)
뭐랄까 내가 Chess을 높이 평가한 것도 이것보다 한 발 더 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 높이 평가한 거라서 좀 애매한 느낌이다.
결국 출세곡인 Falling을 넘는 노래를 하나도 못 만들어온 건데, 그나마 Falling은 온갖 곳에 스트리밍 금지를 박아놨네… 대체 뭔가 싶다.
+ 아, 이거 전송권이 갈기 갈기 찢어져 있네. 자기도 어느 나라 전송권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일괄로 막아 버린 거구나. 근데 풀린 나라가 어딘지 모르겠다. 미국도 막혀 있는 걸로 나오는데 이게 정말로 막힌 건지, 내 프록시 IP가 막혀 있는 건지 모르겠으니.
11. 제이드 버드 새 EP (7+0.6)
제이드 버드가 정말 오랜만에 올린 하드 포인트. 이 아가씨가 그 동안 얼마나 날 실망시켰는지는 (이번 전언이 8포인터 기대치가 있는 가수들도 한참 아래로 내려올 정도로 중견급 네임 밸류가 좀 두텁긴 했다지만 제이드 버드도 한참 내 기대를 받을 때는 그 ‘8포인터 기대치가 있는 가수’였으니.) 이 전언에서 11번(엄밀히는 13번)까지 밀리는 것만 봐도 드러나는데….
이 노래는 싱글로 끊어져 나온 노래에 봤다고 빨간 줄 그어져 있는데 난 들어본 기억조차 없다. 그냥 10초쯤 끊어 들어보고는 별거 없네 하고 패스했겠지. 이게 딱 끊어 들었을 때 별 거 없어 보일 법한 노래기도 하고.
오히려 그렇게 기대치가 아예 날아가 버린 덕에, 뭐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들어봤지, 뭔가 기대하고 있었다면 하… 내가 이걸 들어봐야 해? 하고 안 들어봤을 듯
12. 극지 호수 데뷔 앨범 (5-0.9)
어…. 이게 그냥 작년 EP 재활용 앨범이긴 한데 (작년 7트랙 EP에 타이틀 트랙 하나 추가, 스튜디오 라이브 트랙 3개 추가니) 작년에 그 EP 가지고 아주 개지랄을 쳐댄 덕에 난 들어 보지도 않았다. 처음 나왔을 때는 바빴고, 두번쨰 나왔을 때는 프라임 시즌이었고, 연말에 정리할 때는 두 번 나온 EP를 내가 왜 듣고 있어야해 싶었지.
사실 이 앨범을 들어본 것도 이게 작년의 그 EP란 걸 짐작도 못했기 때문이긴 하다. 그런데, 작년 EP 들어봤으면 이 앨범 안들었을 것 같긴 하다. 잘 만들어진 트랙은 추가된 저 타이틀 트랙과 스튜디오 라이브 트랙들뿐이 거든.
원래 극지 호수는 신스를 참 잘 쓰는 밴드였는데, 신스가 배제된 스튜디오 라이브가 원곡에 비해 훨씬 낫다는 건 큰 문제이긴 한데, 사실 그게 문제라고요! 하는 것도 뭔가 이상하긴 하다. 너…. 그거 애초에 안 들었잖아. 쟤네가 잘 쓰던 신스로 잡질할 때 그러고 있는지 알지도 못했잖아.
그냥 디칭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다. 에마 포스터가 좋은 보컬이긴 하지만, 대체 못할 보컬은 아냐. 그 정도 급에는 한참 못 미치지. 이 밴드가 이렇게 헤맨다면…. 에마 포스터 하나만 두고 지켜볼 의미는 없어.
13. 모건 세인트 진 새 EP (평점 없음)
참 잘했어요. 본인 역량에 잘 맞는 노래고, 누군가는 좋아해줄 노래네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 누군가가 아니에요.
지난주에 섬망의 프랜시스 데뷔 앨범이 나왔다는 소식에, 잠시 훑어 봤다. 그러니까, 이제 완전히 디칭을 할 지, 아니면 여전히 연옥에 남겨놓을지… 앨범이 나왔으면 결정을 해야 하겠다 싶었어. 필요하다면 앨범도 한 바퀴 돌려 보고.
그런데 쭉 그 동안 작업들을 훑어 보다보니, 저게 바로 눈에 밟혔다. 그러니까 내가 이 꼬맹이한테 늘 바라던 게, 보컬 제대로 올린 하드락 매터리얼, 정확히는 저것보다 좀 더 하드한 영역이었는데… 저거면 대충 비슷하게 나가는 건 맞잖아. 늘 왜 노래를 대충 흩뿌리고 하드락 매터리얼은 노래랑 별개로 강세 주는 반주로만 쓰는지 의아했는데, 이런 거라면…
그래서 앨범을 훑어 보니,
이렇게 조금 더 내 요구에 정조준 된 트랙도 있네?
어… 어…
이건, 핀업을 해야겠죠?
그러니까. 이 꼬맹이가 그 맥빠진 싱글을 내놓는 동안 내내 핀업 할까? 핀업 할까? 마커 하나 낭비할 가치가 있…..지 않나? 해왔던 게 결국 내가 원하는 노래를 안 부르더라도 저 보컬을 못 버리기 떄문인데, 저렇게 아직 내 요구를 충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분명히 이 쪽으로 조준한 트랙을 만든다면…. 응. 그건 핀업 해야지.
근데 저 세 트랙 때문에 11트랙 앨범 사는 건 쪼끔….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 그냥 살짝 눈만 돌렸다 자기 갈 길 갈 확률이 더 높은 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