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봤자, 탄핵은 불가능해요, 저 개뻘짓 중에 확고한 탄핵 요건이 성립되는 게 없다는 게 어이없죠.

Categories 기예가 미란다에게 미친 영향Posted on

80.
….라고했죠.

…. 내가 무슨 저지할 긴급사태조차 없는 12월 한밤중에
계엄령을 선포할 줄 알았나?
그냥 존나 하기 싫은 건가?

시발 나 베스트 플레이리스트도 만들어야 하고
컴플먼트도…
굳이 이 블로그 연재물 말고도 해야 할 일 존나 많은데….
자폭 같은 건 좀 다들 한가할 때 하면 안 되나, 좀?

아니 진짜 말이 안 되잖아.
그냥 진짜로 말이 안 되잖아.

81.
P가 한동훈을 “개새끼인데, 김건희가 싫어하는 개새끼”라고 말하곤 했는데,
정치판 떠난지가 오래인 난 그 말을 잘 못 알아 듣고
‘성격이 개같다는 건가?’하고만 있었다.

그런데 아… 그 개 말이지?

82.
정치인들이 우리를 계산기로 밖에 안 본다는 말을 듣고 조금 의아해졌다.
그럼 대체 뭘로 봐주길 바란 거지?
난 정치인들을 컴파일러로 밖에 안 보는데….?
그것도 명령한 대로 컴파일 안 하고 자꾸 이상한 오류 내뱉는 수준 낮은 컴파일러.

그리고 그냥,
물리학과 응수과 수학과 나왔으면 어디서든 계산기 취급 당할 각오는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뭐 좀 더 넓은 영역의 ‘계산’을 하는 내 입장은 조금 다를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전혀 모르겠어.

그냥, 이제 K도 없고 해서 그쪽 일이 나한테 넘어오는 일도 거의 없다보니
맥락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
요즘은 또 분위기가 다른지도….. 모르겠네.

83.
근래에 화장실에서 보는-_- 만화로 아만츄를 보다가
도무지 이걸 왜 보는지 이해가 안 돼서
다른 단락 짧게 끊기는 만화가 없나 하고 찾아보다
예전에 사둔 한자와씨를 훑어 보기 시작했는데…

….

….

음…..

……. 그냥 이해가 안 돼.
이게 재밌어?

아니 그러니까,
범인들의 사건부는 뒤로 가면서 힘이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첫 몇 부는 진짜 미쳐 날뛰었잖아?
“할 일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같은 압도적인 퍼포먼스까지는 안 바라더라도,
굳이 범인의 시선을 취했다면 범인들의 사건부처럼
응당 범인으로서 애환이 있어야 할 거 아냐
베이커가 주민으로서의 애환이 아니라.
범죄예비자가 평범한 주민에 불과하다-라는 게 개그 포인트라고?
그게…. 웃겨?

아니 그러니까,
난 요 몇 주간 아만츄를 보면서 이해가 안 됐어.
이게…. 재밌어? 웃겨?
아무 곳으로도 가지 않는 이야기가 발조차 떼지 못하고
옷 매무새만 정리하고 있는데,
재밌어?
갈등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 시발 애초에 사건이 없는데,
이걸 이야기라고?
이게 어떻게 17권이나 나왔지?

근데…
이 한자와씨보다는 아만츄가 더 재밌어.
응. 확실하게 잘라 말할 수 있어.
그냥 예쁘장한 애들 나와서 옷매무새만 정리하고 있는 아만츄가 몇 배는 더 재밌어.
평소에 존재 의미가 없는 만화라고 존나 깠던 그랑블루는 아만츄에 비교하면 명작이고,
바라카몬은 신이야.

그런데 그 존재 의미가 있고 없고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아만츄가
이것보단 몇 배는 낫다고.
이게 뭐야?
이런 만화를 왜 그리고, 왜 봐?
코난도 유치하고 멍청한데,
그것보다 더 멍청……

아.
아….
아……..!
그렇지, 코난이 걸러주니까.
코난을 좋다고 보고,
시발 그 3권에서 수명 다한 만화를 100권 넘게 다 뜯어 보고는
그 파생작까지 찾아보는 애들은 대체 얼마나 멍청하겠어?

응.
내가 잘못했구나.
그냥 작년에 리디에서 100만원 채우면서
아무 생각 없이, 어 이것도 재밌다고 들었어. 하고 장바구니에 집어 넣은
내 잘못이구나.

84.
시발 텐서는 커녕 기본 벡터맵도 못잡았는데 어떻게 계산해요?
계산기가 입력 값 없이 답이 왜 나와?
계산기 취급 상관 없다니까 뭔 점쟁이 취급을 하고 있어…
+
이 글타래는 욕 많아질 예정이니 미리미리 피하세요.

85.
사실 제일 궁금한 건 조경태다.
대체 뭔 계산이 나왔길래 저러는 건지.
뭔가 근거가 있다면 그 로 데이터 좀 보고 싶고,
다른 거래에 의한 거라면, 대체 뭔 거래로 저걸 잡을 수 있지?
그것도 상상이 안 가.
처음에 머릿수 셀 때 맨 먼저 뺀 게 조경태, 안철수고,
특히 안철수는 맥락 없는 멍청한 짓 하는 변수도 고려를 했지만
(진짜 시발 우리 정도 안철수 선생은 정치판에서 몇 년인데 아직도 이걸 고려해야 하냐?
오 이제는 그래도 계산도 제대로 하고 셈도 빨라진 편이야! 할 때마다
거하게 허튼짓을 해대서 안심할 수가 없다니까?)
조경태는 단 한 번도 상수로 안 남긴 적이 없는데
대체 뭐가 있어서 저러는 건데?

86.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고, 내가 이런 판단을 했으니까, 합리적인 사람은 모두 이런 판단을 할 거야.”는
틀린 논리 전개이며, 근본적으로 옳기 힘든 유사 명제입니다.
만약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애초에 그건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기에,
전제부터 잘못된 엉터리 생각이죠.
사실 이건 자신이 속한 사고 집단 모두를 엘리베이션시켜서
본인이 그 일부로서 무임승차를 하고자 하는
집단 자위행위에 불과해요.
존나 병신 같으니까 제발 자위행위는 남들 안 보는 데서 좀 하세요.

물론, “나는 머리가 좋고,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멍청이라서,
그 멍청이들이 뭔 생각을 할 지야 내가 알 수는 없다.”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 멍청이들아.

87.
이번 베리타시움 무지개 영상은 진짜 잘뽑혔네.
보통 베리타시움이랑 스티브 몰드 비교하면 난 항상 스티브 몰드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 영상은 스티브 몰드가 웬만큼 잘뽑은 영상들:
뭐 이를테면 스프링 패러독스 같은 거랑 비교해도 꿀리지 않아.
근데 현실은 저런 건 안 팔리고 또 쥐뿔도 모르는 애가 설명하는 양자역학 따위나 팔리겠지.
(근데 스프링 패러독스 오랜만에 찾아보니 900만뷰 찍었네.
확실히 계속 언급하면 조회수가 쌓이긴 쌓이는구나.
2021년 말에 체인분수 논쟁 영상들 200만뷰 찍을 때 저거 100만뷰 고작 찍고 있다고
현실이 그렇지 뭐…했었는데, 체인분수 논쟁은 여전히 250만뷰 정도인데 저건 900만뷰네.)

그냥.
궁금한 건,
어떻게 그런 영상을 만들면서 그게 대중이 과학에 친숙해지길 원해서라고 하는 걸까?
그건 과학이 아니라 그저 마법적 신비주의잖아.

88.
벡터맵을 뽑아보면, 결국 가장 유효한 아이겐벡터아이겐텐서는
(+ 이거 벡터 형식으로 기술하니까 자꾸 아이겐벡터라고 말하네-_-
1차라도 진짜 1차가 아니라 다차 텐서의 프로젝션이니까
아이겐텐서라고 말하는 게 더 엄밀하다.)
‘독재에 우호적인 지지자’축이다.

상대를 악마화하지 말라는 말이 우스운 건 그래서이다.
이미 다들 악마가 들어차 있는데,
서로가 모두 악마이면서 서로를 악마화 하지 말라고?

계산기 알바는 사실 좀 재미있다.
사회현상에 대한 생각지도 못한 접근법이 보이고,
그게 심지어 누가 가르쳐줘서 보이는 게 아니라,
내가 찾아서 저 사람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니…. 뭐 여러모로…
그런데, 결국 계산 결과를 마주할 때마다 혐오감만 쌓인다.
사람들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악랄하다.

89.
베스트 트랙을 대충 추려봤는데,
하드풀이 84트랙 딱 떨어지는 게 베스트 플레이리스트 6개 만들라는 계시 같긴 한데…
그것보다 3개 만드는 게 좋아 보인다.
AC EB DF로 3개? 이거 조합 좋아 보이네.

+
AC DF EB 3개에,
DF에 빼기 아까운 트랙이 좀 많아서
DFca로 서플르먼트 베스트(작년처럼 컴플르먼트 취급할건지,
평소처럼 베스트 취급할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작년은 베스트의 거울상으로 서플르먼트를 만들어서 그런 거니,
이번에는 베스트 취급할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나오긴 할 것 같아.) 하나 정도.

근데 제목 어떻게 하지?
뭔가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는데?

++
DF: at first sight, AC: on second thought, EB: in hindtaste 생각중.
DFca는 with last rest겠네. 의미는 rest보다는 repose나 pause가 맞긴 한데,
last <=> rest인 게 마음에 들어.

90.
— deleted —-은 좀 놀랍네.
저기 지지자들한테는, 저런 개 빡대가리 같은 논리가 먹힌단 말이야?
아니 전략 자체가 확장성은 아예 버리고
저런 빡대가리 논리로도 자기 명분을 갖출 극우 꼴통들만 데리고 가겠다는 건가?
잠깐 뗌빵만 하느라 로 데이터 제대로 다 못 훑어 본 게 아쉽네.

91.
리디 연말 행사를 쭉 훑어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게…

용랑전은 왜 아직도 나오고 있어요?
……

용랑전은 내가 국내 잡지 연재 1화를 실시간으로 봤던 만화라고.
그게 30년전이야! 코난이나 원피스보다 오래됐잖아.
이게 왜 아직 완결이 안 난 건데?
대충 99년부터 ‘어 그 만화는 스토리가 완전히 산으로 가서 수습이 안 돼’했던 만화가
왜 25년이 지난 지금도 나오고 있냐고?

완결 나면 대체 어떤 씹창이 났길래 평이 그 모냥인가 들여다는 봐야겠다
했는데, 아니 뭔…

아… 이거 가사가 왜 이렇게 어지러워요?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구 조그만 녹색차, 현 탄산 금발이 좀 뜬금없는 시점에 싱글을 던졌고,
뭔가 첫 소절 끄트머리 프리콰이어에 확 떙기는 맛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가사를 신경 쓰며 들었다.
어, 괜찮은 이별노래네…
그런데 첫 소절에서 뭐가 the saddest thing이라고 했지?

….
뭐요?
내가 I haven’t met you yet의 의미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가?
내가 영어를 못하나?
아님 이 아이리시 년이 영어를 못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둘 중 하나가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면 이 상황이 성립하질 않는데?

아니 잠깐만요. 아니, 그렇네.
뒤의 가사를 다시 죽 읽어보니,
이 only as a distraction으로 상상한 ‘몇 년 간의 연애’가
그저 상상일 뿐이라는 게 the saddest thing이라는 거네.

마지막
but I only like you because I need to가 진짜 미친 결론이구나.
개 잘 만든 가사였네?
근데 이럼 또 가사 완성도에 비해 곡이 심심한 게 좀 그렇네.
아니 심심해야 하는 노래는 맞는데,
뭔가 이 골계미가 제대로 강조되지 못하는 느낌?

+
음, 그러니까, haven’t met yet은
‘아직 만나지 못한 이상형’에 대한 사랑 노래를 할 때 흔히 나오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 사랑이 얼마나 삐걱거려 왔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이별 노래에서
저 표현이 나오니까 머리가 멎는 거지.
이건 결국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이상형을 그리는 것조차
그저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기에,
정말로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완벽한 사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희생하고 노력하고 나 스스로를 ‘완벽하게 사랑에 빠진 연인’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을 그리지만,
결국 그 완벽한 사랑에 바치는 희생과 노력에 대한 상상이
스스로를 짓눌러 아예 사랑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노래야.

OQOP: 2024 4th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one quarter, one playlist은 각 사분기의
뮤직비디오와 리릭비디오 등을 정리하는 연재물입니다.

올해가 OQOP가 시작된 2015년 이래 최악의 작황을 보여준 해긴 하지만,
3사분기에 제대로 박았던 작황이 프라임 시즌에 살짝 숨통이 트이긴 했고,
그래도 이번 분기는 나름 괜찮은 편이었어요.
OQOP에 꼭 들어가야하는, 자리도 정해진 트랙들이 많아서 oqtp를 포기하자마자
거의 아무 고민 없이 플레이리스트가 완성 됐죠.
결과물은 확실히 나쁘지 않아 보여요.
테일러 비켓이나 에밀리 번스는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했고,
앨범은 제대로 꼬라박은 애니 해밀턴도 싱글 하나는 잘 뽑아왔으니까요.
(물론 평소라면 인트로 아우트로 다 있고 삽입음도 있는 이 뮤직비디오는
일찌감치 후보 제외였을 거란 게 함정)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3번 부족을 고민하지 않은 OQOP라서 좀 뒷맛이 개운하네요.
3번 가능 트랙이 다섯개라니.

.. honorable mentions입니다.

빌리 라풀의 Homebody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빠졌습니다.
되씨의 홀라 파스트 정도는 제끼고 13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긴 했는데,
홀라 파스트 – 패러슈트의 조합이 그냥 너무 좋았어요.
이 노래를 13번으로 넣으면 14번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서 영 마땅치 않았죠.

앤드류 버드와 매디슨 커닝햄은, 이 프로젝트 앨범 평을 하면서도 지적했듯이,
그냥 조합이 너무 나쁩니다.
노래 잘 뽑았죠.
앤드류 버드 자기 노래 잘하고 있고
매디슨 커닝햄 자기 노래 잘하고 있어요.
근데 합쳐 놓으면 개지랄이 나고
그나마 이렇게 시너지는 안 나도 가까스로 서로 사보타주는 하지 않은 노래도
다른 노래 사이에 집어 넣으면 그냥 개같이 툭툭 튑니다.
이거 플레이리스트에 못 써먹는 노래예요.

난 올해 컴플먼트에서 이 앨범 노래는 일괄 배제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냥 이걸로는 플레이리스트 못 만듭니다.

이비 아이리는 ‘내가 이 아이를 잊지 않고 지켜보고 있어요’ 특별전형을
차지할 노래를 가져왔지만….
역시 자리가 영 마땅치 않더라고요.
솔직히 oqtp 없는데 한 급 떨어지는 노래를 특별전형으로 넣어주는 건 좀 그렇죠.

사야 그레이의 Shell은 이 노래가 나온 10월초부터
이번 OQOP의 6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제까지도 이거 말고 6번은 따로 없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하지만 대니엘라 앤드레이드의 Biking이
원래 생각했던 2번 8번 9번 11번 13번 어디에도 자리를 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그냥 사야 그레이 밀어내고 6번에 넣는 것 말고는 답이 안 나왔어요.

기계가 번역가를 완전 대체하진 못하죠, 하지만 그게 번역하기 어려운 표현 때문은 아니에요

Categories 이모젠식 정의Posted on

처음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번역을 해보려고 했었다.
저 콰이어의
“I’m a deep cut, a b side and extended version
a language they don’t speak, a shape that’s emerging
but you, not with you”가
너무 번역해보고 싶은 상승구라서, 저 not with you에 이르러 전부 터져 나가는 이미지를
정말 한국어로 담아보고 싶었는데….
시작하자마자 그냥 높은 벽에 부딪혔지.
“lost my defences, now I’m defenceless with you”

저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마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알 수 있을 거다.
보이는 그대로의 말이야.
하지만 번역?
그냥 불가능하다.
lost defence와 defenceless with you를 하나로 받아주는 키워드를 찾을 수 없는 건 당연하고,
애초에 defenceless with you를 한국어로 뭐라고 번역한단 말인가?
저 with의 모호함을 한국어에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냔 말이야.
그리고 그 모호함을 정작 내가 번역하고 싶었던 not with you까지 끌고 가야한다.
어떻게 해? 뭘 해봤자 못하지.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가끔,
그래서 결국 AI 번역이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는 거죠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

어….
음….
그러니까….

이런 거 걔네가 더 잘해요.
사람은 열심히 머리에서 단어 하나 하나 떠올리며 매치해야하는데,
걔네는 그냥 연관도 정렬해서 하나씩 억지로 집어넣어보고
그 표현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도 그냥 용례 데이터 분석 돌리면 돼요.

저건 어차피 사람은 못하는 번역이고,
저 번역을 가능하게 하는 한 문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건 기계 쪽이지,
사람 쪽이 아니에요.

사람은 기계가 ‘대충 이만하면 자연스럽지 않나요?’하고 내놓은 표현이
정말로 자연스러운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는 걸 잘하는 거지.
저런 표현을 찾는 걸 잘하지는 못해요.

언어는 결국 정보를 사람이 이해 가능하게 옮겨 놓은,
‘사람의 도구’이기에,
언어를 언어로 기능하게 만드는 건 사람이 기계보다 잘할 수 밖에 없어요.
어쩔 수 없죠. 기계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이 어, 그건 이상한데? 하면 끝인걸요?
그 기준을 만드는 게 사람인걸요?
하지만 패턴찾기는 처음부터 기계의 영역이라고요.
거기다 애초에 찾을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걸 못 찾는다는 게
어떻게 기계의 단점이 되냐고요.

그럼 그렇지, 이 아줌마가 잘 하는 거 할 리가 없지!

Categories 이모젠식 정의Posted on

그럼 그렇지.
매번 강박적으로 스타일 바꿔 온 사람이,
안 바꿀 리가 없지.
그냥 지난 번에 하도 욕 먹고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 불안 하니까
가장 아이코닉하게 성공했던 스타일로 무력 시위 한 번 해준 거지.
‘2017년 이후 첫 리드 싱글’ 같은 드립까지 쳐가며
굳이 그걸 리드 싱글이라고 광고해야할 필요가 거기 있었던 거고.

그럼 그렇지.
당연히 이럴 줄 알았어야지.
그 나이를 먹는다고 타협할 사람이었으면 진작 했지.
아니, 싱글 하나를 기존 스타일로 내는 것조차 타협일 걸?
이 아줌마한텐?

나 일본식 한자 못 읽는구나?

Categories 기예가 미란다에게 미친 영향Posted on

75.
평소에 일본식 약자를 못 읽는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었다.
외할아버지는 한자를 쓸 때 일본식 약자를 종종 섞어 썼고,
외가 사촌들 중에서 그걸 제대로 읽는 건 나뿐이었다.

굳이 외할아버지가 아니더라도,
난 일본식 약자를 섞어 쓰는,
일제시대에 기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꽤 많이 겪었고,
딱히 그 사람들이 쓰는 한자를 ‘읽는데는’,
그러니까 정확히 무슨 한자인지는 몰라도 그 음을 찾는데는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간체 중국어 문장을 일본식 한자로 변환해 놓은 걸 보면서,
(고대 중국어는 읽지만 대충 송대 넘어가면서부터는 못 읽기 때문에
내게 현대 중국어 문장은 언어로 인식되지 않고 그냥 해독이 필요한 복합 정보체다.
그것도 간체로 되어 있으면 아예 정보로 인식도 안 되는.)
한참을,
괴린이 뭐지? 하고 있었다.
무슨 처음보는 단어도 아니고 경제였는데 말이다.

経済를 怪悋으로,
모르는 자니까 변은 떼고 방의 음만 추측해 읽으면서
한참을 이해 못하고 있었지.

그러니까 저 단어가 한국어 문장에 섞여 있었다면,
난 저걸 경제라고 읽었을 거다.
그냥 문맥에 맞춰서 대충 글자 생긴 모양만 봤을 테니까.
근데 문맥이 안 잡혀서 글자를 하나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게 괴린으로 밖에 안 읽힌다는 거다.

응. 그건 못 읽는 거지.
한국어 문장에 쓰인 일본식 약자만 읽을 수 있다는 건,
그냥 한자 섞인 한국어 문장을 읽을 때
자잘한 오타나 잘못 쓴 글씨를 정정해 읽을 수 있다는 거지,
일본식 한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게 아니지.

76.
그냥 좀 싫다.
한국어 가사가 강약 조절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어 노래 중에는 어쩔 수 없이 생목질 해야하는 노래가 많다는 건 이해해.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생목질로 일관하는 가수가 많은 거나,
생목질을 ‘꾸밈 없이 담백한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인을 종종 마주하게 되는 건…

시발 생목질은 노래가 아니라고요.

77.
그러고보니 뒤늦게 알아차렸는데,
난 体을 단 한 번도 한번에 체로 읽은 적이 없다.
물론 분도 아니고 본으로 읽고는,
어…. 음…. 이거 체랍시고 써놓은 거구나 하고 한 박자 늦게 알아차리지.

體 쓸 때는 처음 외우던 그 아홉살 때처럼, 여전히 골곡두, 골곡두 하고 되뇌면서 쓰면서도
體를 体으로 써 본 적도 없어.

웃긴 건 방금 体 입력하려고 한자 불러내면서도 분이 아니라 본이라 치고는
왜 없지? 아니 바로 위에 쓸 땐 있었는데 왜 없지? 하고 있었다.

78.
근래에 스물다섯 살 먹은 애새끼 하나를 나도 모르게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냥 이상하게 신경 쓰이고, 뭔가 필요한 게 있어 보이면
아무 생각 없이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챙겨주는 일이 몇 번 있었다.
평소에 화장 잘하고 잘 꾸미고 다니는 아이인데,
사실 일에 치여 제대로 씻지도 않고 맨 얼굴로 뿌루퉁해 있을 때 눈에 들었고,
그 이후로도 그럴 때만 오히려 알 수 없는 친근감에 반갑게 인사하곤 했다.

연애 감정 같은 것일 리는 없는데,
그렇다면 뭐지? 하며 스스로 꼴이 우스웠는데…
그냥 얘기하다 뭔가 가슴속 깊은 곳을 아프게 찌르고 지나갔다.
별 것 아니라고 양팔을 흐느적거리며 휘젓는 모양,
그 때 오른쪽 어깨가 들썩여 열리는 모양이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익숙했다.
이 아이에게선 처음 보는 제스쳐였는데 말이야.

M이었구나.
저 화장 안 한 맨 얼굴이 그냥 M이랑 똑닮았고,
많이 큰 키 때문에 그 긴 사지를 움직이는 모양새가 비슷하구나.
저기서 그냥 죽은 옛친구의 그림자를 보고 있는 거였구나.

사실 기억도 안 난다.
20년이나 됐어.
M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텍스트’는 기억나지만,
이미지나 분위기, 강세와 동세 같은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M이 어떤 몸짓으로 어떻게 말하는지,
기억하고 있지 않다.
기억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 깊숙한 곳 어딘가에는 그게 여전히 새겨져 있고,
그 때 그 나이 어름의 어린애에게 겹쳐 보기까지 하고 있다니.

차라리 연애감정이면 이렇게 민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건 내 의식이 아니라 (이제는 말라 비틀어진) 호르몬이 하는 병신짓이라기도 하지.

79.
약사의 혼잣말이나 사서정 같은 일본의 여성향 베이스,
중원풍 팬터지 만화를 보다보면 당혹스러운 게,
이 일본인들은 실무행정직이 세습 되는 걸 좀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한국인이나 중국인은 (베트남인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베트남이 과거 도입은 한 박자 느렸어도 가장 늦게까지 과거 시험을 본 동아시아 국가니
아마 베트남인들도 한중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거다.)
영의정이나 승상 같은 재상직,
혹은 도승지나 상서령 같은 행정 사무 총책이 세습된다는 말을 들으면
뭔 미친 나라냐, 나라꼴이 얼마나 개판이 났길래
그런 미친 권문세도 병신질이 벌어지냐라고 반응을 할 거다.
(물론 실제로 그런 병신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무행정직은 재상 같은 권력의 중심에 있는 직위라도
원래는 세습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지.)
그런데 일본인은,
중국 역사를 잘 알아서 저런 직위가 세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게 아니라면,
저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지.
심지어 저런 직위가 세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조차,
뭔가 한 박자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인들이 가업이나 직위 세습을 다른 동아시아인들에 비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 집안에서 해당 업무의 얼개를 파악하고 자란 후계자가
다른 사람보다 더 그 업무의 적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알려진 오류 목록에 올라간지 한참 된 일이긴 한데….

그렇다고 실무행정직을? 어째서? 란 생각이 바로 팝업 되는 걸
과거 제도가 당연했던 동아시아인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일본의 관직과 위계 구조를 잘 몰라서 확신은 없지만,
(뭐 헤이안 시대 초기라든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휘저어 놓은 관위 구조라든가
이런 단편적인 부분은 알지만, 한-송대 중국 관직이나 조선의 관직처럼
어떤 일을 하는 직위가 어떻게 신설, 분리되고 다시 통폐합 되면서
실권이 어디로 옮겨 다녔는지 이런 걸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
모르긴 몰라도, 일본에서도 결국 실무직은 세습 못 시켰을 거다.
세습시킨다면 처음에는 실무직이었더라도 몇 대를 거치면서 명예직, 혹은 단순 관리직화 됐겠지.
당연히, 실무직을 세습시켰다간 행정 대응이 붕괴한다고요.
특히 입법과 행정이 맞물려 돌아가게 해야하는 동아시아 중앙 정부의 고위 행정 관료는
그 인간이 업무 파악을 못한 그 순간 모든 정부 활동이 정지 해버리는 수준인데
뭔 수로 몇 대를 거쳐 세습 시키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