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런데 누구세요?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연휴 동안 쌓인 목록 처리하다
이 안티포크인듯 안티포크 아닌듯 개 의아한 노래가 확 눈길을 끌어서 훑어 봤는데…
누구세요?
왜 내 목록에 있죠?
어…
리투아니아 가수라고?
그럼 저게 의도된 안티포크가 아니라 그냥 영어 강세가 개판인 걸지도….

아! 이 노래였구나.
얘 기억 나…
작년 초에 저 노래 발견 하고 핀 업 해놓고는
작년에 낸 싱글들은 저기에 못미쳐서 아쉬워 했던 애였어.
음 그런데 좀 뭐랄까
내가 이 아이를 핀업하면서 기대했던 건 저 기타랑 같이 보컬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괴이한 박자감각의 안티포크였는데….

지금은 뭐랄까 그 향만 남았네.

아니, 이번 노래도 좋긴 한데, 이것도 흥미롭긴 한데,
저 데뷔 곡 만큼은 아니야.
이번 노래가 확실히 화려해서 눈길은 확 끌기는 하는데…
저 미묘한 박자 놀음 같지는 않지.
저건 좀 아쉬운데….

아니 페도파일 아니라고요.

Categories 어린 아름다움에 대한 찬가Posted on

살짝 메인스트림 소풍을 다녀왔는데,
딱 이 노래 전주 듣는 순간 드는 생각이,
“이게 신인(ep 기준 신인)이면 핀업 할만 한데, 아니라면 패스해야할듯”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둘러 보면서
왜 저런 (모씨에 따르면) ‘흉악하기 그지 없는 페도파일스러운 접근법’이 떠올랐는지
점검해 봤는데….

아니, 그렇잖아.
저게 뭐 나이 24살 넘은 아이거나,
이미 EP 한 장 이상 내놓은 음악가 만든 노래라면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잖아.
하지만 이제 갓 데뷔한 스무살 남짓한 어린애라면 달라.
저런 게 지나치게 뻔하다는 것을 알만큼 많은 노래를 들어보지도 못했을 거야.
좀 더 겪어 가며 가다듬어지면 뭔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포텐셜이 있잖아.

..하고 찾아보니 1999년생이네?
왜 24살이냐-_-?

EP 세 장 내놓은 24살 꼬꼬마면
내가 제시한 기준에서 살짝 달랑달랑한 편이긴 한데,
어쩄든 저 정도면 기대할 게 없다는 거지.

+

메인스트림 소풍 계속 하다 진짜 열이 끝까지 뻗쳐서…
아니 ㅅㅂ 제정신인가?
이런 노래 하려면 음역이 안 되더라도 성량은 돼야지.

이게 뭐야 대체?

뭐야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아니 ㅅㅂ 성량은 돼야지. 당연한 거잖아?

++

와.
페이 웹스터 작년 노래 걸리길래 들어봤는데,
개 재밌는데?
이 아가씨가 부족한 건 유머감각이었잖아.
이 정도면….
어….
근데 다시 핀업 하기에는 이젠 좀 무겁다.
앨범 한 장 없는 신인일 때 지켜봤던 아가씨가….
7년만에 벌써 네번째 앨범 준비중이야?

이번 주에 나온 싱글도 개 재밌는데?

음…. 일단 마커 하나 마련해 놓고 고민해보자.

+++
이번 앨범 낼 때까지 임시 마커 하나 찍어 놓고 앨범 나오면 봐야겠다.
3월 1일 예정이야? 응응. 보름 밖에 안 남았네.

하… 이 이름을 정말 저렇게 발음한다고?

Categories 이모젠식 정의Posted on

[드타이거]요?
[디티거]가 아니라 [드타이거]?
아니 영어 발음이 [더타이거]여야 하는 건 맞는데…..

하지만, 하지만,

영어가 아니잖아.
영어 이름이 아니잖아.
자기도 영어 아닌 거 아니까 de는 중설중모음보다 높여서 고모음으로 발음하잖아!

eigenvalue 기를 쓰고 [에이젠밸류]라고 읽는 미국인 보는 느낌인데,
아. 그치 미국인이지.

하…. 진짜 미국 놈들은….

아니 솔직히 이름이 blue기만 해도 이렇게 ㅈ같지는 않을거야.
그런데 blu잖아? 물론 저게 이탈리아언지 뭔지도 모르는 부모일 것 같긴하지만,
…………..

+
어? 저 아래 리시 네이링크 2006년생이야?
아니 진짜 프레데릭 네이링크 딸내미라고?
진짜?
프레데릭 네이링크가 스물 한 살에 애를 낳았어?

아우하 디오네 같은 경우가 참 애매하네.

Categories 이모젠식 정의Posted on

아우하 디오네가 내 라이브러리에 있는 이유?
내 장르가 여러가지 이유로 참 빈약했던 2000년대 중후반,
아우하 디오네는 내 장르 최외각에 있는 감시탑 같은 존재였지.
감시탑의 기능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일부러 내 장르 밖까지 돌출 되게 박아 놓기까지 한.

그리고 아우하 디오네가 데뷔 앨범을 내놓을 때 쯤에는,
이미 포크트로니카의 폭격과 함께 내 장르가 두터워지기 시작했지.
정작 저 폭격을 주도한 플기계나 욀랑 양은
이제 내게 전혀 어필하지 못하는 노래를 하고 있다는 건 좀 아이러니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아우하 디오네고, 마리나와 다이아몬드고,
이 댄스 팝 계열 감시탑들은 이미 데뷔 앨범을 내놓기도 전에 의미를 잃었지.
2000년대 초부터 다크 포크 쪽 감시탑이었던 카리 루에슬로텐 정도만 꽤 오래 기능을 했고,
나머지 감시탑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
사실 알고리듬 추천이 제대로 기능하던 게 라스트 에프엠 정도 밖에 없던 시절
감시탑들한테는 큰 기대를 한 적도 없어서 저 ‘감시탑’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한참 나중 일이었다. 저 때는 감시탑이라기보단 중간 중간 훑어 보는
정착민 파견구 쪽에 가까웠다.
누가 휩쓸고 지나가면 바로 피드백을 받아서 찾아보는 게 아니라,
나중에 정기 보고 때 폐허가 된 파견구를 훑어보며 거길 휩쓸고 간 신인을 찾아보는.

어쨌든, 몇 년 간 훑어보지도 않은 감시탑, 어쩌면 파견구의 폐허를 둘러보며,
좀 오래 고민을 해야 했다.

아우하 디오네는 여전히 내게 의미 있는 노래를 만들고 있다.
플기계나 욀랑 양, 심지어 팔룰라조차 무너져 내렸는데,
아우하 디오네만은 여전히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며 굳건히 버티고 있지.
하지만 이 감시탑을 복원하고 쌓인 먼지를 쓸어내기엔 너무 멀다.
이제 내 감시탑은 제이드 버드나 피오나 그레이 같은, 한참 안 쪽에 있는 애들이지.

거기다 이번주에 나온 피오나 그레이의 새 프로젝트 데뷔 EP가

이렇게 제대로 때려 주니
굳이 이 밖으로 감시탑을 박을 필요가 있나 싶긴 해.

감시탑은 결국 내가 그 노래를 자주 들어서 알고리듬에 영향을 줘야 의미가 있는 건데,
저렇게 감시탑 가수가 그냥 잘해주면,
굳이 더 밖으로 빼서 영향력을 높일 필요가 없잖아.
거기다 아우하 디오네를 아직도 듣는 사람들이
새로운 음악가를 찾아 들을까?
그렇지 않겠지.
결국 유지해봐야 감시탑으로선 의미도 없을 거란 말이야.
그리 아무도 안 들어올 거 뻔한데 감시탑을 왜 박아?

그런데 아우하 디오네가 디칭할만큼 못하고 있는 게 아니니 정말 애매해.
저런 노래 하나쯤 간간히 듣는 거? 나쁘지 않지.
그런데 놓쳤다고 아쉽지도 않아.
저거 베스트는커녕 컴플먼트에도 안 넣겠지.
컴플먼트에 억지로 넣으려면 시도는 할 수도 있겠지만, 안 어울려서 결국 못 넣을 거야.
아우하 디오네가 어느날 미쳐서 상상도 못한 결과물을 가져오는 일은…
15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있을 수도 없겠지.
그런데 결국 아우하 디오네를 디칭한다고 해서
뭐 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가?

응. 하드 디스크 용량 확보하려고 열심히 뒤졌는데
23메가 바이트 짜리 동영상 파일을 놓고 고민하는 느낌이야.
그, 더 이상 코덱도 제대로 안 맞아서 화질도 형편 없이 떨어지는 영상,
놔둬도 보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고작 23메가잖아?
그거 지워서 뭐하자고?

탕수육이 맛없는 김피탕이 어떻게 맛있을 수 있죠?

Categories 기예가 미란다에게 미친 영향Posted on

32.
팰월드를 15시간 정도 해봤는데,
음… 모르겠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왜 저렇게 재미있다고 하는지를 모르겠어.
‘이거 하려면 저거 해야 하고 저거 하려면 그거 해야하고….를 따라가다보니
30시간이 녹았네?’는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와! 미친듯이 재미있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그 정도 게임은 아닌데?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이것 저것 겉핥기만 하는 시스템을 어긋나지 않도록
잘 다듬기만 했지, 뭔가 확고하게 결합된 게임플레이가 없는데
뭐가 미친듯이 재미있을 수 있는지가 상상이 안 돼.
그러니까 이 게임을 미친듯이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이해가 안 돼.
적당히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 짭켓몬 귀여워~ 하는 사람들,
그냥 재밌는지도 모르겠는데 계속 하란거 하다보니 시간 박는 사람들….
다 이해되는데 미친듯이 재밌어할 요소는 안 보인다는 거.
내가 팰 동선 지나치게 가다듬으면서 ‘이럴거면 안노하지?’ 하고 있는 거야,
그거야 내 문제지만,
굳이 그런, 물류 시뮬레이션 게이머로서
남들과 주목하는 게임플레이가 다르다는 부분을 무시하고 봐도,
도대체가 모르겠다.

생존 게임에 짭켓몬을 이용한 자동화를 넣어,
테크 올리는 동안 지루한 자원 수급과 가공, 물류를 거기다 떠넘기고,
플레이어에게는 짭켓몬 수집을 통한 레벨업 위주로 게임을 하게 한다….가
기존 생존 게임들이 가진 단점을 없애준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결국 그래서 그 생존 게임이 재미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뭐랄까 계속 들어오는 공격이라도 도전적이어야 하지 않아?
테크 못 따라가면 그냥 죽고 초토화 되지는 않더라도,
뭐 가벼운 페널티라도 있어야 하지 않아?

그…. 포켓몬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단순히 그걸 수집해서 자기 상자에다 집어 넣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알고 있어.
그런데 그거라면, 그저 자기 컬렉션을 늘리는 게 즐거운 거라면……….
그럼 말그대로 그냥 포켓몬 하지? 그렇지 않아?

아니, 이것 봐. 짭켓몬을 모아서 하는 궁극적인 게임 플레이가
대단히 밋밋한데, 왜 심지어 포켓몬을 이렇게 만들어야지 하는 사람들까지 있는 거야?

난 그냥 그래.
이럴거면 안노하지? 이럴거면 포켓몬하지? 이럴거면 젤다하지? 야.
내가 김피탕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김피탕은 김치는 몰라도 적어도 탕수육이 맛있어야 하잖아.
핵심 게임플레이가 틀은 잡혀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이 게임은 핵심 게임플레이가 존재하는가도 의심스러운데,
그 게임플레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조차
지독하게 단순하고 끝이 뻔히 보인다는 말이야.

아, 하나는 알겠어.
내게는 이 탐험이 매력적이지 않아.
여길 넘어가면 어떤 짭켓몬이 있을까?
전혀 설레지 않아.
야숨에서 이 산을 넘어가면 어떤 풍광이 펼쳐질까?가
미칠듯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것과 전혀 다르지.
어크 오딧세이까지 가지도 않더라도, 신디케이트나 발할라 같은
이 시리즈의 망작들도 저건 즐거웠어.
발할라는 시야가 너무 탁 트여 있었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게다가 10렙부터 날탈을 줘서 등반조차 x-a 딸각이 되는 게임이 되니
탐험은 정말로 매력적이지 않아.
그런데 저 사람들은 이 탐험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나와 저 사람들의 차이가 뭔지는 알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저게 매력적일 수 있는지는 결코 이해되지 않아.

생존게임의 테크를 올리는 것은…
난 이게 지나치게 단순하고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아 이런 것도 돼? 저런 것도 돼? 하고 있는 건…
그냥 게임을 덜 해본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게임을 충분히 많이 해본 사람들도 저걸 특별히 거슬려 하지는 않는 것 같아.
난 저 테크트리를 보면서 ‘뭐야 이게, 진행해봤자 할 게 없잖아?’하고 있는데,
저 테크트리를 보면 당연히 앞으로 할 게 없다는 걸 알만한 사람들도
그걸 별로 신경 쓰지 않더라고.
결국 저 사람들한테는 이게 이 게임의 주축이 아니라는 거겠지?

그럼 대체 이 게임의 ‘탕수육’은 뭐지?
나는 이 게임의 게임플레이를 보면서 탕수육이 맛 없는 김피탕이 어떻게 맛있을 수 있어?
하고 있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저 사람들에게 있어서 ‘탕수육’은 게임플레이가 아닐 수 밖에 없어.
그렇다면 뭘까?

그냥 포켓몬을 잘 베껴온 팰 디자인?
그게 탕수육이야?
난 그건 그냥 모짜렐라 치즈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모조 치즈지만, 최고급(?) 가공(?) 모짜렐라 치즈를 완벽하게 모조 해 낸 모조 치즈니까
(‘최고급 가공 치즈’라는 게 성립하는 말인가 싶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런식으로 팔리고 있고, 포켓몬도 거기에 딱 어울리는 상품이니)
괜찮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탕수육인거야?

하지만, 그럼 왜 포켓몬을 하지 않고?

+
열심히 짝짓기 해서 팰 특성을 정제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서,
‘저딴 걸 왜 하고 자빠져 있지?’하는 생각을 하다,
드디어 이해했다.
그러니까, 난 내 필요에 맞는 팰이 없을 때,
그걸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내게 주어진 팰들의 조합을 바꿔
퍼즐을 맞춰 대체해 내는 것이 게임플레이라고 생각할 때,
저 사람들은 그냥 그 필요에 그대로 맞는 팰을 찾아서
빈자리에 박아 넣는 게 게임플레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이게 칠교 놀이라고 생각하고 같은 외곽선을 맞추도록 부속을 돌리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그냥 그 외곽선에 딱 맞아 들어가는 한 뭉텅이 조각품을 찾거나 만든다는 거지.
난 필요에 맞는 조합을 만들어내는 퍼즐로 보는데,
저 사람들은 필요에 맞는 유닛을 찾는 탐색게임으로 보는 거야!
(++ 그리고 내가 이 최적의 플로우를 찾는데 걸린 시간이 상당하다는 것과
저기 필요한 요건 중에 알에서 부화시킨 화염/목축 팰이 주축 중 하나라는 걸 생각해보면,
(초기 주어지는 화염 팰이 불밖에 못 붙이는 찐따라서, 저 플로우 최적화의 발목을 잡는다.)
내 방식이 이 게임에 어울리지 않고, 저 사람들 방식이 맞는 거 같아.)
그렇지, 이러면 저 탐험이 매력적인 이유도 이해가 돼.
내가 처음 파종 가능한 팰이 하나도 없어서 그걸 찾아야 했을 때처럼,
저 사람들은 ‘혼자서 파종도 하고 물도 뿌리고 수확도 할 수 있는 팰’을 찾기 위해서
탐험을 해야하는 거야.

저러니까 더 다양한 팰을 찾아서 모아야 하고,
그 찾아서 모으기 위한 자원 투자도 내가 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해지는 거지.
나는 이거 이거 이거 하면 어 다 완성 됐는데?
뭐가 추가 돼도 이 조합을 비틀어 돌리면 되는데? 하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뭐 하나 추가 될 때마다 다른 모양으로 완성된 조각이 필요한 거야.
거기서 게임 플레이가 성립하는 거고,
나는 지독한 퍼즐게이머라서 그 게임 플레이를 평소에 퍼즐 풀듯이 부숴 버리고 있는 거지.

++
지난 연말연시 세일 때 OxU라는 플로우 퍼즐 게임을 사서 했었는데,
그 게임을 하면서 계속 했던 생각이 ‘이게 왜 퍼즐이야?’였다.
그냥 보이는대로 하나 밖에 답이 없는 타일들 고정하고 나면,
경우의 수가 30개도 안 남는데 어떻게 퍼즐이야? 하고 있었는데,
응. 나한테나 퍼즐이 아닌 거지.
내가 한 눈에 보고 파악하는 고정점들을,
일반인들은 그걸 찾는 것조차 게임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나한테 있어서 ‘퍼즐’인 건 일반인들한테는 올림피아드 급 수학 문제라고.

+
몇 가지 확인하다보니 또 하나 큰 게,
나는 랜덤 노가다를 안 하고, 그게 게임플레이라고 생각하지를 않는다.
누적 노가다는 하는데, 랜덤 노가다를 안 해.
그러니까 랜덤 노가다는, 확률 계산 해보면 효율이 안 좋고,
누적 노가다는 더 효율이 나쁠지라도 플레이 전략이 수립되는 장점이 있는데
랜덤에는 그런 것도 없으니까.
그걸 하느니 그냥 전략 수립을 새로 해서 회피하는 법을 찾는 거지.

33.
아니 이야기에서 역사, 실제사실 이런 건 전혀 안 중요해요.
이야기는 자기가 전달하는 이야기로서 가치를 지니지,
뭔가 사실을 알려주거나 재조명하는 도구가 아니라고요.

이야기가 ㅄ같다는 걸 까야지,
자꾸 그런 이야기에는 하등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언급하니까 논점이 비틀리는 거죠.
왜 논픽션이 해야할 걸 픽션한테 요구하죠?

34.
미국에서 야구 카드는 풍선껌 속지에 끼어주는,
포켓몬 스티커 같은 존재로 시작했죠.
어린애들이 이걸 모으기 시작하고,
점점 더 좋은, 다양한 카드를 요구했어요.
‘오염되지 않게 코팅해주세요’, ‘디자인을 예쁘게 해주세요’,
야구 말고 다른 것도 만들어주세요’, ‘아빠가 맨날 얘기하는 레전드 야구 선수 카드는 없나요?’
그러다 마침내는, “카드만 따로 팔아주세요.”

미국의 야구 카드 시장은, 저 끼워팔기 판촉 사은품에서 비롯한 수요가 먼저 만들어지고,
그 수요에 따라서 시장이 형성 된 거죠.

그런데 이걸 다른 나라에 옮기겠다는 멍청이, 혹은 사기꾼들이 생겨났죠.
이걸 저 결과물만 옮기려고 들면 절대로 옮겨질 수가 없답니다.
수집 수요가 만들어진 다음에야 수집품이 가치가 있는 건데,
수집품을 그냥 정가 정해서 판다고 해서 그게 그 가치를 갖는다?
심지어는 미국의 예를 들며 앞으로 더 비싸질 거라고 광고한다?
그건 그냥 사기인 거죠.
미국 밖에서 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사실 멍청하고
경제, 아니 경제같이 거창한 말 쓸 필요도 없이
거래의 기초를 몰라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진짜 개 똥멍청이가 아니라면, 사기꾼이랍니다.
(재밌는 건, 이런 종류의 사기는 ‘모두를 속이는 데 성공한다면’
사기가 아니게 된다는 거예요.)

NFT도 이와 비슷해요.

미술품은 원래 인테리어 도구로서 가치를 지녔고,
귀족들 중에서도 벌이가 안정된 꽤 잘사는 귀족들만
인테리어에 신경 쓸 수 있었던 중세 동안,
미술은 고급 귀족 사회와 ‘시간과 공력이 남아도는’ 종교계에 기생하는 존재였죠.
이게 근대로 접어들면서 중세 영주들이 자기 영지를 내버려두고 수도로 올라가고,
공업과 금융, 경제 산업이 발달하며 부가 가치의 존재가 인식 됨과 동시에
그 부가 가치가 자본을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그렇게 편중된 부를 누리기 시작한 사람들이
‘우리도 장식 좀 하고 떵떵거리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하는 인식과 함께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상업적인 가치를 지니게 됐어요.

그러다 유럽의 신대륙 이주가 시작 되면서,
미술품은 세금을 적게 떼이고 부를 신대륙으로 반출할 수 있는,
혹은 신대륙에서 불려온 부를 다시 구대륙으로 반입할 수 있는,
일종의 지급 보증* 어음 역할을 하게 되고,
(* 그것도 특정 단체가 아닌 부유층과 지식인 사회가 지급을 보증하는)
또한 그 과정에서 고흐처럼 작가 사후에 작품 가격이 급등한 미술품들이 주목 받으면서
투기 대상으로서 미술품이 각광 받게 됐죠.
그리고 ‘이 미술품의 가격이 오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과
‘이 미술품의 가격이 오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려 놓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과
‘이 미술품의 가격이 오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려 놓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가격을 올려 놓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과,
…………………
등등이 모여서 미술품 투기 대잔치가 벌어졌어요.
신대륙-구대륙 간의 교류가 활발했던 19세기말, 20세기초 동안
저렇게 투기로 미술품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올라가도
그걸 그 가격에 사는 사람은 늘 있었죠.
미국까지/유럽까지 가는 몇 주 동안만,
그것도 점점 항해 속도가 빨라져서 나중에는 며칠 동안만 버티고
거품이 꺼지기 전에 팔아 버리면 되니까요.

미술품은 저 과정에서 거품 다지기가 됐고,
오히려 일반 대중에게조차도 ‘저게 저렇게 비쌀 이유가 있어?’가 아니라
‘저런 거 저렇게 비싸다더라’하는 인식이 퍼지게 됐죠.
그리고는 이제 too big to fail 상태가 된 거죠.
사진을 비롯한 각종 복제 기술이 발전하여 미술품의 실제 가치가 없어지자,
원본 미술품의 오리지널리티에 과한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데,
그걸 부정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모두가
미술에 들어간 투기자본에 목줄이 잡힌 상태라는 게 문제예요.
“사실, 원본 미술품에만 있는 특별한 가치 같은 건 없어요.
거기 들어간 투기 자본이 붕괴하면 수만명이 죽고
수억명이 그 자본 붕괴에서 비롯한 경기침체에 고통받을 뿐이죠”
라고 자신 만만하게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결국 그 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거고,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도 미술품에는
앞으로 백년씩 오를 투기 자산으로서 가치를 다 계산에 넣어 가격이 책정되는 이유죠.

그런데 NFT는 저 미술품의 가격이 뻥튀기 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그 결과만을 받아 먹으려고 해요.
NFT가 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사회 합의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미술품의 ‘엄밀히 따지면 그 본연의 가치와 상관 없이
투기 자본에 의해 결정된 가격’만을 가져오려고 하죠.
미술품조차 그저 too big to fail이라 모두가 무너지지 않게 버티고 있을 뿐인 건데,
거기에 새로운 거품의 산을 쌓아 올리겠다고요?
심지어 그 거품을 만들기 위한 초기 자본은 남한테 받아서?

그저 미국 밖에서 야구 카드 팔려는 애들과 똑같은 거죠.
거래의 기초를 모르는 개돼지 이하 지능의 멍청이거나,

아니면,
사기꾼이거나.

어, 심지어 누군가는 NFT와 야구카드를 결합한 상품을 한국에서 판다고요?
아, 네, 진짜 얼마나 멍청해야…

아니면,

35.
간츠가 용두사미라니 그게 뭔 개소리야?

간츠 정도면 용두미미나 용두무미 쯤 되지.
뱀 꼬리 씩이나 쳐준다고?

이게 좀 어처구니가 없는 게,
이누야시키는 용두사미가 아니라
그냥 결말이 갑작스럽고 준비 안 되어 있는, 구멍이 조금 있을 뿐이고,
간츠는 그냥 결말은커녕 전개부터 이어지지가 않는 엉터리 이야기인데
이것도 용두사미, 저것도 용두사미 하니 비슷한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간츠는 연재때부터
이야기 틀이 잡힐까 싶은 시점에
갈등이 감당이 안 되니까 작가가 유기해버린 중심 캐릭터를 두고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캐릭터도 죽여 버리는
예측 할 수 없는 전개’라고 빨아 제끼던 머저리들과 싸워 왔는데,
그 머저리들조차 전부 말려 죽인 개판 결말 이후로도
이게 얼마나 못 만든 이야기인지를 설명해야한다니 참….

36.
딱 잘라서, 난 물리학과 3년차들한테 양자역학을 가르쳐서
그걸 이해시킬 자신이 없다.
동네에서 천재 소리 들으며 자라서, 과학고에서부터 3-5년간 물리 전공하면서
존나 훈련 받은 애들이 양자를 100시간씩 배워도 이해 하는 애는 손에 꼽는다.
나도 그 100시간을 듣고 300시간을 그라인딩하며 그걸 이해했고,
그것도 그저 이해만, 했다.

그런데,
유튜브에는,
양자를 13분짜리 영상으로,
고교 수준 물리 지식도 없는 일반인들한테,
그 개론이라도 이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정말로 상상조차 할 수가 없어.
일반인들은, 강의하고 연습문제 풀게하고 과제 내주고 시험 보게 해도
양자가 뭔지 근접도 못하는 이 물리학과 학생들보다,
상위 1-2% 지능이 왜 자랑 거리인지 이해할 수 없는,
못해도 단일 항목 상위 0.1% 정도 지능은 갖추고 있는 물리학과 학생들보다,
훨씬 쉽게 양자를 이해할 수 있나 보지?

일단 내 전문 분야,
물리, 수학, 전자공학 계열 유튜브를 보면,
한국인 유튜버들은 다 자기가 뭔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영어권은 살짝 비전문가 냄새가 나더라도 흥미로운 얘기를 하거나,
진짜로 전문적인 애들도 가끔 있는데,
한국어는 그냥 딱 잘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이
남이 이미했던 얘기를 이해조차 못한 채 되 읊고만 있어.

그렇다면, 내 전문 분야가 아닌 곳은 뭐 얼마나 다를까?
솔직히 나도 전공이 존나 이상한 거라서
이것저것 해야하는 게 많아서 좀 보는 범위가 넓은 거지,
고체 물리 같은 거 나오면 뭔 소리 하는지도 잘 모른다.
일반 상대론 같은 거 개념은 알고, 계산도 할 수 있고 문제도 풀 수는 있지만,
그 계산들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라면 잘 모른다.
누가 이거 이런 이런 의미라고 가르쳐주면, 아, 그렇네 하겠지만,
거기에 대해 남이 틀린 소리 했을 때 ‘아닌 거 같은데’ 하는 정도지
뭐 어떻게 잘못 접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수학도 벡터스페이스, 텐서스페이스 계열 말고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면 그냥 잘 몰라.
솔직히 그 벡터스페이스 계통에서도…
지금 벡터 기하 적분 같이 기술적인 영역
문제 풀라고 하면 시발 이게 뭐더라 하다 말 것 같아.
아 그냥 매스매티카 돌려요… 메이플 돌려요….

게임이론 (지금은 좀 한물갔을 것 같은 15년전) 최신 연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그 접근법에 대해 대강 이해는 하고 있지만,
그거 다른 사람한테 가르치라고 하면 오랜 사전 조사가 가능해도 힘들다.

그런데 저 유튜버들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자기 전공도 아닌 온갖 분야에 대해서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실 우리 대학 교수가 나와서 지껄여도 어이가 없다.
내가 저 교수 강의를 들었는데…
저 교수 자기 강의에서도 저걸 제대로 못 가르쳤으면서
뭘 일반인들 상대로 저 이야기를 하겠대?

그냥 뭐랄까, 결국 이야기 거리를 원하면서
왜 자꾸 과학에 관심 있다고,
역사에 관심 있다고,
언어에 관심 있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이야기 거리를 돈 받고 팔 뿐이면서
왜 그게 자기 학문 저변을 넓히는 행위라고 자위해대는지 모르겠다.
저변을 넓히려면 어린애들한테 가르쳐야지,
왜 일반인이야?
이제 어린애들은 돈이 안 되니까 그럴 뿐이잖아.

뭔가 이런 꼬꼬마들은 어쩔 수 없네

Categories 이모젠식 정의Posted on

https://www.youtube.com/watch?v=gJ8oRA2qaRU

처음 한 토막만 듣고 핀업할 때는 와 저게 뭐지? 했던 앤데,
tp 정리하느라 풀로 들어보니 노래가 되게 지루하네.

충분히 노래를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중반에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내려 앉아 버리는 게 엄청 아프다.
이게 특히 메이킹 영상이라 거슬리는 게, 저 아재들은 대체 뭘한 거지? 싶다.
아니 당연히 녹음이든 믹싱이든 마스터링이든 다 인력 붙어 있을 수 밖에 없고,
믹싱 말고는 곡 구조 손 보는데 크게 참여하지도 않을 거고
믹싱도 웬만해선 그냥 고용 감독 역할만 할텐데
저렇게 작업 과정을 보여주니
쟤들은 진짜 뭐한거지 생각 밖에 안 드네.

아니 그래도 믹싱은 중반에 강세 좀 줘야 한다고 충고해줄 수 있잖아?
직접 살짝 만져서 보여줄 수도 있잖아.
‘이렇게 강세 주고 기악 레벨 살짝 바꾸는 것만으로도 곡 긴장감이 달라져요’ 라고 말해 줄 수 있잖아!!

응? 얘가 프레데릭 네이링크 딸내미라고?
아니….지? 말이 안 되잖아?
프레데릭 네이링크가 스무살에 애를 낳았어도 열여덟살인데,
아슬아슬하게 각은 나오는데 말이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