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mplements of 2023 appendices: the Strangeness, the Sword and the Dance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이상, 패검, 윤무는
2023년의 마지막 컴플르먼트 세트입니다.

the Complement of 2023 rn: the Strangeness in her Name

the Complement of 2023 ar: the Sword under the Cloak

the Complement of 2023 or: the Dance across the Memory

the Complements of 2023 g: the House, the Falses and the Fate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전당, 허위, 운명은
2023년의 다섯번째 컴플르먼트 세트입니다.

the Complement of 2023 ga: the House under the Glory

the Complement of 2023 go: the Falses in the Names

the Complement of 2023 gp: the Fate on a Coin-toss

the Best of 2023 C: the Medicine on the Lips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the Medicine on the Lips은
항상 잘하고 있지만 내게 저평가 받아온 음악가들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든
2023년의 세번째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1. 아네타 아스퀵 – I am the sea (With Every Cell #01)

2. 엘리나 – I Should’ve Danced More (Whatever Happens Now #07)

3. 롤 엘 – Burning Out (Delayed Reaction #08)

4. 멕 스미스 – Cautiously Optimistic (Rom Com Pop #03)

5. 우린 도미입니다 – FU (We Are Domi #01)

6. 제스 윌리엄슨 – Time Ain’t Accidental (Time Ain’t Accidental #01)

7. 제니 오웬 영스 – Avalanche (Avalanche #01)

8. 테일러 잰슨 – Nightmare (I Live In Patterns #04)

9. 소디 – Trust (Star Potential #02)

10. 지니 아노트 – Butter & Breezy (Impala Lily #05)

11. 릴리 윌리엄스 – Kinda Like The Heartbreak (How The… #07)

12. 소피 메이 – Worst Thoughts In The World (Worst Thoughts… #05)

13. 레이첼 바튼 – texts i would send you if i could (in case you… #01)

14. 안티아 듀버캇 – Anwesenheit (New Wild West #05)

아니 얘 왜 이렇게 잘해?

Categories 로빈 굿펠로우의 전언Posted on

지난 달에 이 노래가 싱글로 나왔을 때는 좀 실망했었다.
재미있는 노래지만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고,
지금까지 보여준 완성도 높은 싱글들에 비하면
좀 많이 퀄리티가 쳐지고, 발전 없고, 반복적이었어.

그런데 앨범에서는 6번자리(10트랙 중 5번)에 들어가더니,
그 다음 노래가

이 하드 투 텔이 시작할 떄 약한 클릭이 있기 떄문에,
난 저 전환을 들으면서 좀 많이 실망하기도 했다.
하드 투 텔이 어떤 노래였는지는 까마득히 잊어버렸고,
저 클릭으로 두 트랙을 완전히 구분지어 분절시키는 거에 기분만 상했지,
어, 그대로 이어지는 노래인데 저런 클릭을 내버려둔다고?

그리고 38초 후에 터져 나오는 하드 투 텔의 클라이막스에
그냥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으로 재생을 멈추고 이 전환을 예닐곱번 다시 돌렸어.
미쳤잖아.
하드 투 텔은 지나치게 급한 노래였다.
좀 더 뜸을 들일 필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40초만에 클라이막스가 터져서 저 약한 전주와의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냥 인상 자체가 하드락 흉내내는, 잘 만들었지만 뻔한 노래였지.

그런데 거기에 170초짜리 인트로를 달아준 거야.
클릭까지 살려가며, 자, 이제 시동 걸어요, 하며 알려주기까지 하며.

아니, 그냥 개 잘했잖아.

뭐랄까 호주 애들은 좀 이런 게 있는 거 같아.
상상하지도 못한 조합으로 극단적이지 않게 신선…보다 생소함을 끌어내는 기술,
이런 게 좀 남다르다. 엄청 뻔해야할 것 같은데 안 뻔해.
어, 그거 별로일 것 같아, 하고 넘겼는데 완성품 보니까 재미있어.
그레타 레이도 그렇고, 우즈도 그렇고,
새러 블래스코나 샐리 셀트만, 맥주양도 그렇지.
뉴질랜드 인이지만 진 위그모어도 그렇고,
뭔가 시선이 향하는 방향 자체가 다른데,
그게 나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해냈어! 하기보다는
응? 이게 정석 아니야? 하고 있는 느낌.
문화적인 기반 자체가 좀 애매한 자리에 있어서인 것도 같고,
남반구에서 계절 반대로 돌아가는 것도 영향이 좀 있는 것 같긴 한데,
남아공이나 남 아메리카에 저런 느낌이 또 있는 것도 아니고…
(+ 생각해보니 남아공도 좀 경악스러운 창의성이 있긴 하고,
남 아메리카도 단순 라틴계 특징이라고 보기 힘든 괴이한 접근법이 있긴 하다.
남 아메리카는 그게 남반구라서…. 하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긴 한데,
남아공은 좀 그렇긴 하네.
머리를 거꾸로 박고 있어야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병신소리가
일본급으로 많이 나오는 나라니.)

어쨌든 이번 주도 첫 앨범부터 8포인터 하나 추가하고 갑니다.
그리곤 전멸일 것 같은 느낌 진하게 들긴 하지만,
(앤지 믹머흔은 싱글 잘 뽑은 게 좀 있지만 앨범 개 삽 떴을 것 같고,
리디아 루스 좀 기대해보는데 솔직히 별볼일 없을 거 뻔하고,
아네타 아스퀵이나 엘리나는 뭐 원 트랙 앨범이겠지.)
그래도 정말로 이렇게 주 마다 8포인터 하나씩 나와주면
2017년 같지는 않을 듯.
7포인터 없다고? 뭔 상관이야.
머리만 제대로 달려 있으면 몸통은 사실 튼튼하든 아니든 별 의미 없어.

+
아니 근데 앤지 믹머흔은 Fireball Whiskey 체급이 진짜 미쳤는데?
이거 스탠덜론으로도 미쳤던 노래인데
원래부터 마무리가 너무 옅게 흩날리는게 아쉬웠던 Saturn Returning으로
인트로 깔고 들어가니까
그냥 전주 첫음부터 무게감이…

++
아니 진짜야?
앤지 믹머흔이 터졌다고?
1년에 수공예품 한 트랙씩만 깎아내던 앤지 믹머흔이 정말로 터졌다고?
갑자기 소포모어 앨범에 미친 퀄리티의 트랙들을
말도 안 되는 배치로 시너지를 일으키게 만들어온다고?
또 Fireball Whiskey, Exploding 수공예품 2개만 노는 앨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스로 letting go 정도 괜찮으니 그거뿐이겠지 했는데,
Fish랑 Divine Fault Line은 그냥 미쳐 날뛰고
Mother Nature랑 Serotonin도 신기하네.
이거 9포인터잖아.
9포인터야. 9+0.2 주면 대충 맞으려나?
앤지 믹머흔이?
앤지 믹머흔이?
왜 디지한테 기대하던 걸 네가 하고 있어요?
아니, 앤지 믹머흔도 호주 애 아닌가?
맞지? 맞네.
………….

+++
어우, 앤지 믹머흔 듣고 아네타 아스퀵 듣는데
체급 차가 너무…. 아니 이거 그래도 I am the Sea인데….
나름 뮤직비디오로긴 해도 WfGA도 받아간 노랜데…
이렇게 볼품 없다고?
뭐랄까 너무 애처롭다.
누구는 그냥 정상 코드, 정박으로 탁탁 맥만 잡아 채도 저런데,
여기는 하이 스트링으로 잡아 뻈다 넣었다
보컬 접고 드럼 올렸다 기악 줄이고 보컬만 잡았다
별 ㅈㄹ을 다하는데 저만큼 흥미롭지가 않아.
하이고 잉여년아…
아 진짜, 어쩌다….
내가 꼭 아네타 아스퀵 앨범만 나왔다 하면 이지랄 해놓고
나중에 ‘내가 해놓은 짓이 있어서…’하면서 뭐 하나 챙겨주는 걸 반복하는데,
이게 뭐랄까, 이 아가씨 기대치가 딱 이 레벨에 있어서 그런 거 같아.
하이 실링이라서 앨범 나오면 제일 먼저 꺼내 듣는 애들 바로 다음의,
실링은 낮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쥐어짜고 노력하는 스타일의 2선 1번.
그러니 앞에서 누구 하나 뻥 터뜨리고 거기 정신 다 팔린 와중에
앨범을 붙들게 되는 거지.
그리고는 ‘와, 열심히 한다. 조낸 열심히 하는데…. 저렇게 열심히 해도 안 되는구나’
같은 소리만 잔뜩 하는 거.
이번주처럼 바로 앞에 저런 핵폭탄이 떨어질 필요도 없어.
그냥 한 트랙만 자기 실링 가까이 뽑아온 애 있으면 비교당하는 거야.
와, 쟤는 실링이 높으니까 대충해도 저기까지 가는데,
얘는 죽어라 땅파도 천장이 머리에 닿네….
(아, 그래, 이 비유 좋다. 보통은 실링이 낮아도 그 천장을 치기 위해
자기 강점을 갈고 닦는데, 아네타 아스퀵은 천장 치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 정해져 있기 떄문에
허리라도 펴기 위해서 땅을 파는 느낌이다.
모든 단점을 하나 하나 제거하고 최선을 다해 쥐어짜지만…….)
웃긴 건 개 잘만들었다는 거다.
지금 4번 트랙 듣고 있는데 이것도 이대로 가면
(이 퀄리티로 계속 간다는 게 아니라
대충 4번까지 이 레벨인 앨범 수준에서 크게 뻘짓 않고 마무리한다면)
7++로 8포인터 될 것 같아.
그런데 죽었다 깨어나도 7++, 6++이라는 거지.
이 아가씨가 정수부 8점을 받을 수 있을까?
늘 말하지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니까?
++++ 결국은 7+0.8 정도인 것 같다. 8포인터는 쉽지 않네.

++++
그리고 그 놈의 7++, 엘리나는 발로 하고 받아가죠?
진짜 엘리나는 대놓고 게을러 터진 앨범을 만들어왔는데,
노래마다 100초 넘기면 지루해지기 시작해서
끝날 때쯤에는 시작할 땐 뭐가 그리 매력적이었지? 하는 노래만 채워 왔는데
(심지어 I should’ve danced more도 그런 노래다.
진짜 그 매력이 깎이고 또 깎인 뒤에도 남아서 경쟁력이 있는 거지.
잘 가다듬은 노래는 전혀 아니지.)
그냥 음색 하나로 다 해먹네.

+++++
리디아 루스도 6포인터 정도는 돼고,
이번 주는 진짜 오랜만에 기대한 것 이상 건지는 듯?

WfGA 2022

Categories 페르디난드의 제안Posted on

WfGA는 Wain for Gain Awards의 약어로,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업을 하여
주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영영 잃어버린
한심한 음악가들을 질책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입니다.

내가 20년간 들은 노래를 정리한 2 decades 시리즈에서 이어져,
2015년 처음으로 2014년 발표된 노래들을 대상으로 수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은 “종말의 시작”, “Jinx Sinks to the Brinks”,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Mytube Likable”, “빗나간 융단폭격”의 본상 5개 부문과
WfVA의 특별상에 해당하는 대상 “Needed to be Needed”까지 6개가 수여됩니다.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이라서 부상은 없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예를 부상으로 드리며,
한국어 상 이름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WfGA 2022 Artist Works
Beginning of the End Mia Berg Sleepwalkers at noon
Jinx Sinks to the Brinks Fickle Friends Are We Gonna Be Alright?
Not an Image, but a Damage Bryde Still
Mytube Likable Anette Askvik I am the Sea
Carpet Bombing Missed Alexis Castrogiovanni Someday My Thoughts Will Be Like a Range of Mountains
Needed to be Needed Phebe Starr Heavy Metal Flower Petal

첫 앨범부터 스스로 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나락으로 걸어들어가는
한심한 음악가들은 어느 해를 막론하고 여럿이 있습니다.
“종말의 시작”은 그 한심한 음악가들 중 가장 싹수가 노란 이에게 돌아가는 상입니다.
2014년의 수상자인 샤를롯터 콸러의 대표곡,
The Beginning of the End에 헌정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2022년의 종말의 시작은 노르웨이의 비사팝 가수
미아 베륵의 Sleepwalkers at noon에 수여합니다.
미아 베륵은 2022년 한 해 동안 이 데뷔 앨범을 준비해 내놓으면서
별 볼 일 없는 뷔 라름 출신 꼬꼬마에서 내 비사팝 라이브러리의 탑 라이너로 올라섰습니다.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2년만에 준비해 낸 데뷔 앨범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완성도의,
모니카 헬달 소포모어 이래로 최고의 비사팝 앨범을 만들어 왔어요.

수상 목록으로 ▲

음악가가 앨범을 두 장쯤 낼 때는, 그건 노래를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성공과는 담을 쌓은 한심한 족속들이 가끔 있죠.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이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거 보세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커리어가 끝장난다고요!
2022년의 Jynx Sinks to the Brinks은,
기존의 애매했던 자신들의 레트로 타겟에 대한 완벽한 주석과 함께
최초의 걸작 9말0초 레트로 팝 앨범을 만들어온 변덕스런 친구들에게 바칩니다.

수상 목록으로 ▲

사실 앨범을 파는데 있어서, 앨범 아트의 기여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목록(어떤 목록이든!)을 훑어보며 한번 들어볼만한 노래를 고를 때,
사람들이 참고하는 몇 안 되는 기준 중에는 이 앨범 아트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그 앨범 아트에 나같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깔아놓아
스스로 판매량을 급감시키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이 놀라운 바보들에게 내리는 경고입니다.
2022년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브라이드의 Still에 돌아갑니다.

수상 목록으로 ▲

유튜브의 성공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은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이제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노래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뮤직비디오에
나나 좋아할 법한 영상을 깔아놓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Mytube Likable”은 그렇게 유튜브가 아닌
마이튜브에서나 통할 뮤직비디오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2022년의 Mytube Likable은
노르웨이의 비사팝 가수 아네타 아스퀵의 I am the Sea에 수여합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 뮤직비디오는 ‘2022년 최고의 촬영’에 가깝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다른 뮤직비디오보다 빼어난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그 촬영에서도, 노을 역광 장면 같은 완성도가 문제 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상에 이 상을 주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가장 강력한 후보인 브로큰 베이비의 Make Manager ‘음악 없는 버전’이
Make Manager 원 버전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의존적인 영상이라는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Make Manager을 후보에서 제외하자니,
저 ‘올해의 촬영상’ 후보들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Make Manager이
이미 깽판 쳐놓은 후보 라인업에서 커다란 약점을 안게 됩니다.
‘이거 make manager 하위호환인데?’라는 생각이 드는데,
거기다 이 상을 줄 수는 없는 거예요.
그리고 그렇기에, 결국 다시 한 번 ‘올해의 촬영상’ 수상작에
이 상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 된 거죠.
거기다 두 번째로, 내게는 아네타 아스퀵에 대한 채무가 좀 있습니다.
여기서 세세하게 밝히기는 어렵지만, 그냥 내가 생각 없이 던진 커멘트들,
별로 대단치 않은 이유로 했던 언급들이
이 아가씨의 커리어에 불필요한 걸림돌이 된 적이 여러번 있어요.
(이 업계에서 내 영향력이 가장 컸던 2015년에도 그게 쥐톨만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아가씨는 그 쥐톨만한 내 영향력에도 크게 흔들리는 입지에 있고,
난 여러 번 이 아가씨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해서 좋을 게 없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거라도 쥐여주고 싶었어요.
뭐라도 핑계가 하나라도 있으면, 별거 아니라도 뭐든 좋은 언급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네타 아스퀵은 ‘주석 없이는 의미가 없는 Make Manager 비디오를 제외하면
최고로 꼽아도 내 양심에 거리낄 게 없는 영상’을 만들어 왔어요.
그래서, 2022년의 Mytube Likable은 아네타 아스퀵에게 돌아갑니다.

.. footage: Make Manager music video & musicless video

수상 목록으로 ▲

내가 공식적으로 싫어하는 속성이 잔뜩 들어간 노래 중에도,
사실은 내가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성공을 위해 내가 싫어해 마지 않을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한다니 말이에요.
“빗나간 융단폭격”은 이렇게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융단폭격했으나,
애석하게도 한 점이 빗나가서 내가 그걸 싫어하게 하는데 실패한,
정말 불쌍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는 상입니다.
2022년의 빗나간 융단폭격은 알렉시스 카스트로지오반니의 데뷔 EP,
언젠가 내 사유는 산맥처럼 펼쳐지리라가 거의 단독 후보로 받아갑니다.
사실 2022년의 내 라이브러리에서
‘내 마음에 들지 않을 게 뻔한 시도를 했으나 어쨌거나 내게 어필한’ 노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이걸 수상자 없음으로 돌리려고
마지막으로 작년 라이브러리를 전수 검사 하던 차에,
이 알렉시스 카스트로지오반니의 쓸 데 없이 긴 제목을 단 데뷔 EP가 눈에 띄었어요.
네, 이건 내가 몇 번 얘기했다시피,
‘이미 줄리아 켄트가 다 해 놓은 걸 그대로 따라간 마이너카피’에 불과한,
고작 더 한 거라고 해봐야 거기에다 보컬을 얹기만 한,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컨템포러리 첼리스트의 데뷔 EP입니다.
그리고, 놀랍지 않게도, 어디서 첼로 소리 한자락만 들어가면
모든 사고를 멎어버리는 내 안의 12등급 머저리를 자극했죠.
작년에 후보를 선정할 때는,
이게 빗나간 융단폭격의 후보가 될 수 있는 덕목이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저 마지막 전수 검사를 하며 생각해보니,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빗나간 융단폭격 매터리얼이더군요.
내 안에 저 12등급 머저리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오류 목록에 올라간지 한참 된 일인지라
뭔가 좀 더 뻔한 후보가 있었다면 경쟁도 안 됐을 테지만,
아예 다른 후보가 없으니 이게 받아갈 수밖에 없죠.

수상 목록으로 ▲

2 decades 시리즈에서 underknown of the year을 이 상에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는
날 꽤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Needed to be Needed”은 당해 내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그리고 대중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크게 실패한 앨범에 돌아가는 상입니다.
따라서 이건 WfVA의 특별상 같은 느낌이 되어야겠죠.
2022년의 Needed to be Needed은 피비 스타의 데뷔 앨범,
Heavy Metal Flower Petal에 바칩니다.
이 앨범이 이 노망주의 오랜 팬들에게조차 외면 받는 건 정말로 슬픈 일입니다.

수상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