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dicine on the Lips은
항상 잘하고 있지만 내게 저평가 받아온 음악가들의 노래를 중심으로 만든
2023년의 세번째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the Best of 2023 B: the Hand with a Solemnity
the Hand with a Solemnity는
언제나 내 주목을 받아온 음악가가
기대에 걸맞게 잘 뽑아낸 노래들을 중심으로 만든
2023년의 두번째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the Best of 2023 A: the Smoke in the Distance
the Smoke in the Distance은
올해 나온 앨범에 수록하는 것을 포기한 기존 발표 싱글,
혹은 앨범 전체 방향에서 고립시켜 수록한 트랙들을 중심으로 만든
2023년의 첫번째 베스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컴플먼트 분류 체계를 잡아 봅시다.
일단 후천적으로 rightful이나 natural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면
가능한 조합은 20개,
orphan-good이나 prodigal이 대체 누구에 대한 good이나 prodigal이냐는 문제가 있고,
rightful-good은 조금 의미 없어 보이고,
rightful-adopted은 원칙적으로는 r-o-a 테크를 타야하니까
존재할 수 없긴 한데, 실제로 따져보면 r-a라 할만한 게 좀 나올 거 같음.
그래서 대충 16-20개 (베스트 어펜딕스 3개도 있지만 이건 별개로 돌아가니까)
준비된 풀은 323곡으로 최대 23개 분량.
대강 각이 나올 것 같긴 한데,
제목이 문제다.
베스트의 형식에 맞추려면
저 18명의 캐릭터와 그 캐릭터 속성을 정리한 정명+전치+성명 구를 찾아야 해.
r-o은 해믈릿?
g-o은? 엠마 순스?
a-o은? 어… 이거, 라이라 벨라스콰 같긴 하다.
엄밀히 말하면 고아가 아니고,
역시 엄밀히 말하면 입양도 아니지만,
표면적으로는 ‘입양’되었고 자의로 고아로 돌아가니까.
n-o은 존 스노우네. 아 근데 나 얼불노 원서 없는데…
p-o은 찾으면 꽤 나올 텐데 생각나는 게 없다.
+ 비토 코를레오네로 확정
o-g이 개 어려우니까 이걸 안 만들기로 하고. +이걸 바이올릿 보들레어로 만들고
r-g은 의미 없으니까 이것도 안 만들고,
a-g은 제나 힙? 좀 안 어울리지만 딱히 더 좋은 대안도 생각 안 나.
n-g이 개 어렵긴 한데, 헨리 피츠로이? 개 역겹긴 하지만 good이라고 할 수 있겠지?아들이 아니고 ‘성적 대상화된 뱀파이어’로서 good이고 reliable이긴 한데…진짜 역겹지만 n-g이 워낙 어려워서 헨리 피츠로이 정도면 최상급이야.근데 블러드 프라이스 원서 어디서 구하냐… 그게 있을 리가….거기다 그걸 돈 주고 살 순 없어. 고작 이런 거 하자고 그걸 돈 주고 살 순 없어.
+ 이걸 폐기.
p-g은 너무 전형적인 prodigal이라서… 너무 많아서 탈임.
그러니까 좀 유머러스한 방향이 좋을 거 같음.
+ 이거 안나 실로테시타인, prodigal 해야하는데 천성이 good인 캐릭터로.
o-a은 너무 많은뎁쇼? 이거 나중에 더 가늘게 걸러서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고.
r-a…. r-a…. 이거 어린 여제랑 프랜시스 카디나스인데….
프랜시스 카디나스는 rightfulness를 스스로 만든거라서 좀 약함.
반면 어린 여제는 adoption이 소설에선 중요한 이벤트지만 어린 여제의 캐릭터 자체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좀 그럼.
어린 여제는 이름을 지어 받든 말든 그 존재 자체로 자연함.
내가 이 캐릭터를 어린 여제라고 부르지
그 소설 내에서 지어준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것만 봐도, 뭐.
프랜시스 카디나스 쪽이 맞는듯.
g-a 테나르. 무조건 테나르. 그냥 테나르 이름 단 플레이리스트가 눈에 보여.
클라우스 보들레어가 더 이 분류에 어울리는 캐릭터지만, 웃기지마. 테나르야.
n-a은 코제트. 이 계열 캐릭터 중엔 독보적이고.
p-a 아, 싫다. 싫은 조합이다. 더럽게 재미없는 캐릭터다. 뭐가 있을까?
아! 베스 하몬. 미쳤네, 입양전에 마약도 하잖아.
o-p 아! 아나킨인데! 이거 아나킨인데! 실제로 adopted도 없이 prodigal이야.
근데… 영화는 안 되는데… 희곡도 아슬아슬한데 영화는 캐릭터 묘사도 없고
텍스트 붙들기가 쉽지 않아. 무스타파 듀얼 무렵 다룬 소설이 있나?
있다한들 어디서 구하지?
r-p은… 아, 이거 뭔가 딱 잡힐만한데, 이 기억에서 가물가물한 캐릭터가 누구지?
아! 아이넌이구나….
아이넌 보다 더 좋은 게, 아서스. 아서스네. 워크래프트 소설들도 번역본만 있을텐데…
g-p +하비 덴트
a-p +양강
n-p +광해군?
+
prodigal들이 대개 재미가 없다.
그래서 찾기가 싫어.
++
트랙이 대충 75개가 남는데,
rn, nr, or 3개 한 세트 더 만들어도 될 것 같다.
rn은… 바로 생각나는 건 조프리 바라테온인데
같은 소설에서 둘 나오는 건 별로니 좀 더 생각해봐야지.
아… 이거 있지 않나? 빅토리아 시대 소설 중에….
두 자매가 알고보니 부모 결혼이 적법한 게 아니란 걸 아버지 사망 후에야 알게 돼서
집에서 쫓겨나고 고생하는 얘기가….
이지와 다감인가? 아니야, 이지와 다감은 그냥 상속을 못 받은 거지
사생아로 전락한 게 아니었어. 두 자매도 아니고.
매거릿….이었나? 셋째 딸 있었어.
이게 뭐지? 무슨 소설이지?
아, 윌키 콜린스 소설이다. 이름받지 못한.
주인공 이름이… 맥덜린 밴스턴이네.
이름 개 안 예쁘다…-_- 진짜.
nr은 이거 좀 많이 어려운데?
어라? 잠깐? 예수? 어? 이건 진짜 예순데….?
rn이 막달라고 nr이 예수면 뭔가 좋은 한 쌍이기도……
그리고 예수가 모티프인 캐릭터들 몇몇 떠올려 보니까
바로 아라고른이 나오긴 하는데…
아라고른은 n은 아니지? ar에 가깝지.
근데 애초에 nr보다 ar을 만드는 게 맞는 것 같긴 하네
nr은 좀 말이 안 돼.
그럼 ar로 아라고른,
or은? 루크 스카이워커 괜찮네. 아, 잠깐, 이미 아나킨 썼잖아. 다른 거.
아나스타샤 좋다. 어, 근데 이건 진짜 영화 밖에 없잖아?
귀찮은데…
top prospects 2023
TP2023 최종본입니다.
이후 발표되는 곡은 내년으로 이월됩니다.
TP는 한해 동안 내 마음에 드는 싱글을 내놓은 유망주들을 정리하는 연간 스레드입니다.
+
밸런티나 사이는 작년에 8트랙 소포모어 앨범을 내놓아서
TP 대상이 아니지만, TP의 정수에 가까운 트랙을 뽑아온 관계로
‘이보다 더 TP의 정수에 가까운 트랙이 둘 이상 나오지 않는 한’
특례로 TP2023의 2번 자리를 보장 받습니다.
+
해너 그레이스는 원래 세탁해버린 데뷔 앨범 고려해서
2020년 앨범을 소포모어로 취급하고 졸업시킬 생각이었는데,
저 노래 받아 들고 그냥 한 번 더 넣기로 했다.
데뷔 앨범 스타일 버린 것을 오래 미워했었는데,
이렇게 잘하는 애를 어떻게 더 미워할 수 있겠나?
+
어우 복원하기 힘들다.
++
열심히 복원해 놓고 생각해보니,
아니 이제 모든 어트리븃을 다 쓸 수 있는데,
왜 테이블 노가다를 하는 병신짓을 하고 있었지?
-_- 레이어로 훨씬 명료하게 교체!
+
그러고보니 제니비브 스톡스는 진짜 미친 게,
소피 할러핸이나 로지 H 설리반이나
다 2002년생 기대감 버프 받고 저 자리에 올라가 있는 건데
(로지 H 설리반은 뭐 스스로 증명한 것도 있긴 하지만
갈수록 그 점수를 까먹고 있기도 해서)
제니비브 스톡스 2001년생이야.
근데 특별히 생년 신경 쓰지도 않고 그냥 잘해서 올려놓은 게 저 자리야.
그것도 뭐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박박 긁어서 내놓은 것도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툭툭 때려 넣는 걸로 저래.
+
조이 고를 조이 코로 표기할 지 조이 고로 표기할 지 한참 고민했다.
저 Ko가 만약 민어계 허씨면 코로 표기해야할 텐데,
광동계 고씨나 오어계 갈씨면 고로 표기하는 게 맞다.
아예 한국계라면 역시 고로 표기하는 게 맞고.
문제는 조이 고 본인은 이걸 [코]에 가깝게 발음하고,
여러 맥락을 볼 때 그 부모도 [고]보다 [코]에 가깝게 발음할 것 같다는 거지.
그러니 내 이름 표기 원칙대로라면 조이 코가 맞다.
하지만 근래 중국계, 혹은 동남아 화교계 아이들의
자기 성을 세탁하는 경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아이는 그 경향속에서 자신의 동아시아 뿌리를 확고하게 밝히는 것을 선택했어.
그런데 아마도 높은 확률로 잘못 발음하고 있을 성을 자기 발음하는대로 적어야 할까?
단편 소설을 평가한다고 생각해보죠.
어떤 사람은, 단편 소설은 개별로 읽어서는 안 되고
한 권의 단편 소설집 전체로만 읽어야 하고,
그렇기에 응당 단편 소설집은 그 전체에 유기적인 구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개개의 단편 소설이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느냐보다,
소설집 전체의 유기적인 구성이 중요하다고 하죠.
대체 어떤 미친놈이 그러냐고요?
대중음악 평론 판에 널리고 널린 게 그런 사람이잖아요.
앨범 완성도가 싱글 트랙 완성도보다 중요하다는 사람들.
앨범과 단편 소설집의 존재 이유는 똑같습니다.
원래 플레이타임 2분이었던 실린더 하나에 꾸역꾸역 늘려 들어가던 3-4분짜리 노래,
손바닥만한 소책자로 엮여 들어가던 5천 단어 남짓의 소설이
가판대에서 팔리던 19세기 말 20세기초의 혼란이 가라앉고,
30분 넘는 플레이타임을 욱여 넣는 게 가능해진 레코드 플레이트들과
2-4만 단어 수준의 중편 소설 분량 페이퍼백 제본이 출판의 기본이 되면서
팔기 마땅치 않아진, 하지만 여전히 생산 되고 있던 싱글 트랙 노래와 단편 소설을
모아서 상품으로 만든 거예요.
물론, 그 모음집에 유기적인 구성이 있다면 장점이 되겠죠.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서 듣고 읽는 게 더 재미있다면,
나쁠거야 없죠.
하지만 그뿐이라는 거예요.
단편 소설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읽는 독자가
단편 소설을 하나씩 취사해서 읽는 독자보다 좋은 독자는 아닙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이어서 읽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배치 순서에 의미를 두고 구성을 만드는 거지,
독자에게 그 이상의 요구를 해서도 안 됩니다.
난 내 소설의 중후반부에 힌트를 두고 그 힌트를 바탕으로 내가 지정한 초반부로 돌아가서
소설을 다시 읽었을 때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문장을 배치해놓는,
그리고 그 문장의 바뀐 의미가 결말에 영향을 주는 트릭을 즐겨 씁니다.
보통 내 독자들은 내가 박아 놓은 힌트를 보고 그 장치를 알아차리기보다는,
그냥 그 소설을 두 번째 읽을 때 그 문장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깨닫곤 하죠.
만약 내 의도를 알아보고, 처음 읽을 때 그 장치를 파악하는 독자가 있다면,
난 그 독자를 정말 예뻐 할 거예요.
(저 짓거리를 자주하다보니 중반 좀 넘으면
의식적으로 앞 부분을 다시 살피는 독자는 있긴 한데,
아직 내 힌트를 바탕으로 지정 위치를 찾아 내는 독자는 잘 없더라고요.
있더라도 일단 내게 그거 찾았다고 자랑하는 독자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내가 독자들에게 내 소설을 그렇게 읽을 것을 요구해서는,
그렇게 읽는 독자들만이 진정한 내 독자라고 주장해서는 안 되는 거죠.
그건 그냥 병신 머저리 새끼잖아요.
(언젠가 말했지만,
내 독자의 멍청함을 경멸하고 힐난하는 것은
내가 텍스트 외로 부차적으로 제공하는 주 서비스 중 하나이기에,
저 병신 머저리 짓에 근접하는 짓을 좀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나도 저기까지는 안 해요.)
오히려 내가 어느 독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구성을 만든 것을 자책하고
어떻게하면 더 많은 독자가 그러한 구조를 파악하고,
해석함으로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게 할 지를 고민해야죠.
내 소설은 이렇게 읽어야 해요! 내가 그렇게 썼잖아요!
하고 자빠져 있으면 안 돼요.
마찬가지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읽어야 의미를 갖는 구성을
단편소설집 전체에 깔아뒀다고 해도,
독자에게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읽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어요.
그럴 거면 애초에 그걸 구분 지어서 단편 소설로 만들면 안 되는 거죠.
처음부터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야 당연한 거죠.
앨범에 요구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만약, 음악가가 정말로 자기 앨범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들어야 의미가 있고,
그렇게 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절대로 트랙 구분을 하면 안 되죠.
아, 트랙구분은 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타협이라고요?
어…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타협은 앨범 제작 아니었나요?
적어도 50년 전에는 분명히 그랬거든요.
자, 잊어버린 것 같아서 다시 말할게요.
단편 소설이 주예요. 소설집은 팔기 위해 만들어진 부차적인 도구예요.
소설집 전체의 구성이 훌륭하다면 좋겠지만, 그뿐이에요.
싱글 트랙이 주예요. 앨범은 팔기 위해 만들어진 부차적인 도구예요.
앨범 전체의 구성이 훌륭하다면 좋겠지만, 그뿐이에요.
독자가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가 의도한 지적/감정적/정서적 동요를 경험한다면,
그거야 훌륭한 독자-작가간 소통이겠죠.
하지만 독자가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경험을 한다고 해서,
그 경험이 의미 없는 게 되지 않아요.
작가가 몰아 대는 대로 움직이며 그 의도 대로 작품을 보는 양 떼 같은 독자가
그렇지 않은 독자보다 좋은 독자도 아니고,
작품은 작가의 의도대로만 가치를 지니지도 않아요.
우리 세대는,
노래를 카세트 테입으로 접하고 소비해온 우리 세대는,
CD에서 트랙 역시 셔플이나 트랙 건너뛰기의 의미 밖에 없었고,
컴필레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음질 저하를 감수하며 새로 복사/녹음을 해야 했던
우리 세대는,
‘파티 셔플’을 위해 CD가 6장 올라가는 트레이가 달린 플레이어 따위를 만들어 팔고
그런 병신같은 기기를 비싸게 사서 자랑하고
저딴 게 대체 뭔 필요야 하며 신포도를 외치던 우리 세대는,
결국 앨범에 영혼이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앨범의 구성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죠.
하지만 우리조차도 단편 소설집의 구성에는 과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책은 목차 보고 필요한 부분만 취사해서 읽고 덮는데 큰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너희는,
아니잖아요.
거기 얽매일 필요가 없잖아요.
자기가 원하는대로 트랙을 배치해서 노래를 들을 수가 없는 세상 따위
경험해본 적도 없잖아요.
그런데 왜 스스로의 영혼을 앨범에 묶으려고 그 난리를 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