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는 사람은 알겠고, 짐작하고 있는 사람은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그동안 Precious Phraſe는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페이지에 장식 요소가 하나도 없었던 것은 내가 워드프레스와 이 테마의 구조에 완전히 익숙해지고, 6천줄에 달하는 css를 완전히 제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냥 흰 페이지로 내버려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리고 웹폰트를 적용하느라 css를 만지면서, 이제는 베타 딱지를 떼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이 시점부터 Precious Phraſe 워드프레스판은 정식버전입니다.
뭐… 달라지는 건 딱히 없겠지만요.
+ 아, 달라지는 게 있긴 있네요. 이게 마지막 개발노트입니다. 앞으로는 수정이 표면적인 영역 보다는 기술적인 영역 위주로 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수정 사항이 있어도 패치노트를 써서 알리지 않을 거예요.
이글루스판 Precious Phraſe는 연노랑색(#f7f7f1) 바탕색을 썼고, 사실 링크색인 #06a도 그 바탕색의 보색으로 조정된 색이었죠. 워드프레스판의 바탕색은 좀 더 #06a의 보색에 가까운 연주황색(#f8f4ec)으로 결정했어요. (+ #fffcf4로 조정했습니다.) 조금 붉어졌고, 조금 어두워졌지만, 어쩄거나 Precious Phraſe의 근본인 난색 바탕색으로 돌아오니 이제 정말로 내 블로그 같네요.
WfGA는 Wain for Gain Awards의 약어로, 한 해 동안 내 마음에 쏙 드는 작업을 하여 주류로 성공할 가능성을 영영 잃어버린 한심한 음악가들을 질책하는 의미에서 주는 상입니다.
내가 20년간 들은 노래를 정리한 2 decades 시리즈에서 이어져, 2015년 처음으로 2014년 발표된 노래들을 대상으로 수상을 시작했습니다. 상은 “종말의 시작”, “Jinx Sinks to the Brinks”,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 “Mytube Likable”, “빗나간 융단폭격”의 본상 5개 부문과 WfVA의 특별상에 해당하는 대상 “Needed to be Needed”까지 6개가 수여됩니다.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이라서 부상은 없고,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예를 부상으로 드리며, 한국어 상 이름은 아직 고민중입니다.
첫 앨범부터 스스로 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나락으로 걸어들어가는 한심한 음악가들은 어느 해를 막론하고 여럿이 있습니다. “종말의 시작”은 그 한심한 음악가들 중 가장 싹수가 노란 이에게 돌아가는 상입니다. 2014년의 수상자인 샤를롯터 콸러의 대표곡, The Beginning of the End에 헌정하는 상이기도 합니다. 2023년의 종말의 시작은 미국의 포크락 가수 서배나 코늘리에게 돌아갑니다. 뭐, 그냥 뻔히 예상 되는 수상이죠. 서배나 코늘리는 데뷔 이전부터 죽 내 주목을 끌어 온, 내 장르의 적장녀, 정말로 과장 하나 없이 레나 마를린, 마릿 라르셴, 잉그리 울라봐 등의 빈자리를 채워줄 내 장르의 적장녀였고, 그 기대에 걸맞는 완벽한 앨범을 만들어왔어요. 굳이, 후보를 꼽아 볼 필요도 없었죠. 이건 처음부터 서배나 코늘리를 위해 만들어져 있었던 상이고, 서배나 코늘리는 맡겨놨던 이 상을 찾아 가는 수준으론 실끝만한 흠도 없는 앨범을 만들어 왔어요.
음악가가 앨범을 두 장쯤 낼 때는, 그건 노래를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이걸로 돈을 벌어야 해요.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내면서도 성공과는 담을 쌓은 한심한 족속들이 가끔 있죠. “Jynx Sinks to the Brinks”은 이 정신을 못차리는 바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이거 보세요? 이대로 가면 안 돼요. 커리어가 끝장난다고요! 2023년의 Jynx Sinks to the Brinks은 호주의 포크락, 포크팝 가수 앤지 믹머흔의 소포모어 앨범, Light, Dark, Light Again에 돌아갑니다. 서배나 코늘리가 내 장르의 적녀였다면, 앤지 믹머흔은 데뷔 앨범을 낼 즈음의 개뻘짓으로 호적이 파인-_- 탕녀였죠. 사실 이 블로그에서 앤지 믹머흔의 캐릭터는 ‘1년에 수공예품 한 곡씩만 잘 뽑는 수공예가’였습니다. 그래서 굉장한 폭발력을 지닌 이 소포모어 앨범 싱글들이 나오고 있던 중에도 난 그저 시큰둥했어요. 뭐, 또 년마다 한곡씩만 잘 뽑아놓고 앨범 개 삽 뜨겠지. 심지어 같은 주에 나온 서하라 벡보다 기대치 순위가 밀렸을 정도죠. 그리고 앤지 믹머흔은 그 ‘수공예품’으로 보였던 싱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수록곡이 너댓곡씩 더 있는 대단한 앨범을 만들어 왔어요. 뭐 어쩌겠어요. 이게 2023년의 최고의 소포모어 앨범 자리를 차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사실 앨범을 파는데 있어서, 앨범 아트의 기여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목록(어떤 목록이든!)을 훑어보며 한번 들어볼만한 노래를 고를 때, 사람들이 참고하는 몇 안 되는 기준 중에는 이 앨범 아트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그 앨범 아트에 나같은 사람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깔아놓아 스스로 판매량을 급감시키는 바보들이 있습니다.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이 놀라운 바보들에게 내리는 경고입니다. 2023년의 이미지가 아니라 대미지죠는 롤 엘의 Delayed Reaction에 돌아갑니다. 이 앨범 아트는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극도로 정제된, 거짓된 노이즈 요소를 강렬한 명도/색조 대비로 과장한 이미지를 통해 잘 안내하고 있어요.
유튜브의 성공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접근성이 높은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이제 단순한 프로모션 수단이 아니라, 노래의 정체성을 규정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뮤직비디오에 나나 좋아할 법한 영상을 깔아놓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Mytube Likable”은 그렇게 유튜브가 아닌 마이튜브에서나 통할 뮤직비디오에 수여되는 상입니다. 2023년의 Mytube Likable은 애니 해밀턴의 다이너마이트가 차지합니다. 이 게으르기 짝이 없는 촬영으로 만들어진 영상은, 그 최소한의 노력으로 해야하는 표현을 다 한 영상입니다. 물론, 2023년 최고의 뮤직비디오라면 난 서배나 코늘리의 More than Fine을 꼽을 겁니다. 하지만 More than Fine은 누구에게나 높이 평가 받을 영상이에요. 누구에게나 높이 평가 받을 영상이, 어떤 사람들은 저딴 게 뭔 뮤직비디오냐고 화를 낼법한 다이너마이트를 제치고 이 상을 받아가려면, 이것보다는 더 큰 차이가 벌어져야 했어요.
내가 공식적으로 싫어하는 속성이 잔뜩 들어간 노래 중에도, 사실은 내가 비밀리에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성공을 위해 내가 싫어해 마지 않을 노래를 만들었는데! 내가 그걸 좋아한다니 말이에요. “빗나간 융단폭격”은 이렇게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융단폭격했으나, 애석하게도 한 점이 빗나가서 내가 그걸 싫어하게 하는데 실패한, 정말 불쌍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주는 상입니다. 2023년의 빗나간 융단폭격은 에밀리 본의 사이드 프로젝트, songs i couldn’t write에 수여합니다. 네, 이건 ‘빗나간’ 융단폭격이라기보다는, ‘하기 싫은’ 융단폭격에 가까운 앨범입니다. 에밀리 본은 정말로 이런 노래를 하고 싶지 않았고, 자기는 이런 걸 잘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팬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우리’의 압박에 굴복해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심했고, 이걸 내놨죠. 거 봐, 하니까 잘 하잖아. 에밀리 본이 이 상을 가져가는 것은 다른 마땅한 후보가 없기도 했고, 지금까지 커리어 행보 전체를 조명하면 맥락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내가 싫어하는 노래를 하기 위해 노력 해왔지만, 결국 그걸 실패하여 이런 앨범을 만들게 까지 되었죠. 네, 일종의 평생 공로상 느낌이에요.
2 decades 시리즈에서 underknown of the year을 이 상에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는 날 꽤 오래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Needed to be Needed”은 당해 내게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그리고 대중에게 자기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크게 실패한 앨범에 돌아가는 상입니다. 따라서 이건 WfVA의 특별상 같은 느낌이 되어야겠죠. 2023년의 Needed to be Needed은 호주의 얼터너티브 팝락 가수 서하라 벡의 All Attention on Your Emotions에 수여합니다. 솔직히, 난 호주의 시장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좋은지 몰랐어요. 미국에서 안 팔린다 싶은 중견 포크 가수 안티아 듀버캇과 나름 팔리는 게 당연한 스타일인 서하라 벡의 판매량이 비슷비슷하고, 심지어 서하라 벡이 뒤진다는 건 커다란 충격이었죠. 이 정도 노출도를 지닌, 이 정도 대중성을 지닌 가수가, 이렇게 안 팔린다고요? 그리고 호주의 판매량 데이터를, 그 세부 변화를 면밀히 살펴 보고서야 이게 내가 알던 호주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워크맨이 아닌 스마트폰에 익숙한 어린 세대는 더 이상 노래를 듣지 않는다’, ‘스트리밍이 아닌 음반/음원 판매 시장은 완전히 괴사하고 있고, 복구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등, 이 시장의 위기를 지시하는 이야기들을 여럿 들어왔지만, 그게 호주에서는, 특히 호주 로컬 가수들의 호주 내 판매량에 있어서는 다른 시장보다 빠르게 전개 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어요. 호주 로컬 가수는 영미 가수와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을 하기에, 오직 지역 사회와 밀착된 공연 문화만이 영미 가수와 구분되는 경쟁력이라서 코로나로 공연이 정지된 동안 다른 나라 시장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았다는 걸…. 글쎼, 직접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감을 못 잡았죠. 그렇기에, 사실 이 서하라 벡의 Needed to be Needed 수상은, 어쩌면 서하라 벡 개인이 아니라 호주의 음반 시장 위기 자체에 주는 상이기도 합니다. 2023년 한 해 에이미 샤크, 우즈, 앤지 믹머흔 등의 호주 로컬 가수들이 보여준, 각각 다른 방향으로 기묘한 움직임들도 역시 이 호주 시장의 위기에서 비롯한 것이니까요.
1-1. 포스틀리스트와 스크롤 버튼이 모바일에 대응하도록 약간의 마진을 뒀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에서의 사용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지만, 굳이, 약간의 마진 수정 정도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어서 했어요. 하지만 버튼 반투명화나 버튼 크기를 반응형으로 조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모바일 대응은 하지 않을 겁니다. 불편해요? 모바일에서 보지 마세요. 이 블로그는 결코 모바일에서 보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바일 활용의 모든 요소가 이 블로그의 운영 방침과 대치 돼요. 내가 모바일 접속 관리 경찰봉을 들고 모바일 접속자 뚝배기를 깨고 다니는 거야 불가능하고, 특정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 역시 내 운영 방침, 혹은 http에 대한 신앙과 대치 되니 (우회하는 것도 일도 아니니-_-) ‘모바일 접속을 금지’하는 것 따위는 하지 않지만, 할 수 있다면, 했을 겁니다. + 모바일에서 포스틀리스트와 스크롤 버튼이 표시되지 않도록 수정했습니다. 만약 기존의 포스틀리스트를 켜놔서 포스틀리스트가 계속 나타나는 경우, 기존의 포스틀리스트 토글 버튼 자리에 놓인 퍼지 버튼을 누르면 정상적으로 포스틀리스트가 삭제됩니다.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경우 쿠키를 삭제하거나 와이드뷰 데스크탑 모드로 전환 후 포스틀리스트 토글 버튼을 눌러 포스틀리스트를 꺼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난 모바일 사용을 신경 쓰지 않으며, 이러한 기능의 추가나 삭제로 인해 모바일 사용 환경이 꼬이는 것에 매번 대응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1-2. 카테고리와 작성일을 제목 아래로 끌어올렸습니다. 아직 css 스타일은 고민 중이라서 제대로 정비 안 했지만, 어쩄거나 스크립트는 손 봐 놨어요.
1-3. 포스틀리스트 버튼과 포스틀리스트 메뉴를 살짝 정비했습니다. 나열하기 민망할 정도로 자잘한 오류들이 여럿 수정 되었습니다. 아직 정비되지 않은 알려진 오류: 현재 포스틀리스트 링크를 새로고침하면 페이지 내부 오브젝트의 로드 순서가 어긋나는 경우 지정하지 않은 다른 포스트 위치로 이동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꼼꼼하게 스크립트를 손 봐서 먼저 로드해야하는 파트를 앞으로 옮겨 정렬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굳이 이 정도 소소한 오류를 손 보기 위해 스크립트 순서를 갈아 엎는 미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1-4. 폰트가 정비 됐습니다. 원래대로 팔라티노 리노타입과 세고UI, 맑은 고딕을 우선 사용하도록 바꿨고, 해당 폰트가 없는 경우 노토로 지정했습니다. 다만, 한글 세리프는 이롭게 바탕체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 해당 폰트를 사용합니다만…. 어떤 시스템에서도 기본 폰트가 아니니 웬만해선 신경 안 써도 됩니다. 한글 세리프로도 맑은 고딕을 쓰게 하면서 한글 세리프 폰트를 아예 없애는 것을 고민했는데, 언어별로 폰트 영역을 지정하는 것보다는 그냥 한글 세리프 폰트는 자기 좋을 대로 쓰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냥 serif로 내버려뒀어요. 시스템에 맑은 고딕이 없다면 시스템에 지정된 한글 세리프 폰트로 출력 될 겁니다. 제발 “본문 가시성이 너무 떨어져요. 폰트 좀 바꿔 주세요” 따위의 말 좀 하지마세요. 네가(혹은 웹브라우저 기본 설정이) 지정한 네 기본 세리프 폰트라고요. 세리프 폰트는 원래 본문을 읽기 쉽게 하기 위해 개발 된 폰트예요. 네가 그 가독성이 높아야만 하는 한글 기본 세리프 폰트를 ㅈ같이 가시성이 떨어지는 걸 쓰고 자빠진 게 문제니까, 제발 기본 세리프 폰트를 바꾸라고요.
+ 한글 기본 세리프 폰트 엉터리로 지정해놓고 나한테 ㅈㄹ하는 거 아무래도 개같아서 이롭게 바탕체를 웹 폰트로 적용했습니다. 웹 폰트는 내 개발 철학에 정면으로 반하는 거긴 하지만… 뭐 내 리소스 먹는 것도 아니니까.
2. 댐드 시네이터와 project.lejuel이 완전 독립 페이지로 나갑니다.
블로그 페이지 어딘가에 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다 비워서 내보냈어요. 관련 권한 플러그인 몇 개도 같이 삭제했기 때문에 서버 속도에 미세한 향상이 있습니다. (10-15% 정도 나오니 미세하진 않네요.) 하지만 내가 자원이 남는데 엉뚱한데 낭비하지 않을 리가 없으니 곧 다시 미세하게 느려져서 원상 복구 될 겁니다.
3. 메인 페이지 커멘트 로딩에 대해서는 고민 중입니다.
스크립트는 준비가 됐는데, 현재처럼 커멘트를 보고 하려면 싱글 페이지로 들어가야 하는 시스템이 좀 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서 고민 중이에요. 뭐 페이지 로딩에서 자원을 적게 먹는다도 장점이긴 한데, 이 규모의 블로그에서는 사실 신경 안 써도 되는 수준이긴 하죠. 내가 주목하는 장점은 지나가다 뻘 커멘트 하는 비중이 확실히 줄었다는 거예요.
레이블 채널에 노래를 올리고 있어서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긴 했는데, 사실 말라 한센 복귀 이후 스타일이 별로 관심이 안 가기도 한다.
접기전에는 확실히 별 거 아닌 한 소절로도 시선을 확 끌어가는 매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 재미 없어.
+ 말라 한센이 뭐가 그리 달라졌나 싶어서 데뷔 EP를 복습하고 왔는데,
그냥
체급이
다르잖아.
보컬로서 급도 다르고, 노래를 만드는 감각도 다르고. 그냥 다른 가수라고 봐야지, 뭐.
그렇지, 저기서 발전 가능성을 봤으니 성취 하나 없이 기대치만 가지고 내 탑 라이너였던 거지. 응, 사샤 시엠이나 모건 키비한테 내가 기대를 걸었던 것과는 결이 달라. 거긴 처음부터 미친 성취를 들고 오니까 눈 떙글해져서 지켜봤던 거고, 말라 한센은 진짜 순수하게 발전 가능성만 보고 기대했던 거지. 와 여기에 경험과 기교가 갖춰지면 그건….. 했는데 오랜 잠적 후 복귀한 건 저 모든 재능을 팔아먹고 경험과 기교도 쌓지 못한 무의미한 침전물 뿐인 거니.
2. 키다 알렉산더 데뷔 앨범
키다 알렉산더라면 더 해야 하지 않나? 싶긴 한데, 키다 알렉산더가 뭐 제대로 된 포인트를 올렸던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데뷔 앨범을 이제서야 내고 자빠진 것부터가 문제 아닌가?
얘 데뷔 싱글이 2015년이야? 내가 주목한 게 2015년 12월 31일이겠네? 데뷔 한 해 말일에 보고 ‘아, 얘가 그 유명한 키다 알렉산더야?’했으니까? 근데 그 동안 뭐했지 진짜?
아니 근데 정말로 이렇게 밋밋한 노래만 하고 있으면 안 되지 않아?
3. 로런 히버드 소포모어
음…. 좀 실망스럽지, 확실히? Honda Civic은 재미있었는데, 그 이후로 뭔가 맥이 빠진 느낌이다. 정작 Honda Civic은 이 앨범에 수록 안 한 거 보면 이제 좀 진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러면 안 되는데.
4. 세인트 세이비어 새 앨범
뭐랄까, 6-10년전에 보여준 고점 하나 보고 기대하던 가수들이 우르르 무너지는 꼴만 볼 확률이 높아 보이네. 사실 세인트 세이비어도 원래 이 정도 하는 음악가인데 2017-2020 고점이 미쳤던 거지.
뭐, 저 Poetry 아니었으면 그 때 고점 다시 보여줄 거란 기대도 안 했을 거긴 하다.
근데 세인트 세이비어는 이 정도로 넘긴다고 해도… 사샤 시엠에, 스테이브 자매에, 크리스틴 니콜스(38세, 무직)까지… 토마스 뒵달도 실망스러울 것 같고. 아 진짜 목록이 암울하네.
5. 플레쳐 소포모어
원 트랙이긴 한데, 뭐 기대한 것도 없잖아?
6. 이다 라우흐버흐
영어 노래 포기하고 자국어로 돌아가는 애들한테 별로 기대를 하기가 힘든 게, 이런 거 때문이다. 영어로 노래를 부를 때는 니시를 노리고 개성 있는 노래를 하던 애들이 자국어로는 니시에 팔아서는 밥도 못 벌어먹으니까 개성이 탈색 된 노래를 한단 말이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그래도 뭔가 구분 되는 노래를 해야 할 거 아냐
4번 트랙까지 듣고서는 도저히 더는 못 들어주겠어서 패스.
7. 밸런시아 그레이스 데뷔 EP
사실 Opera 보고 핀업한 아가씨인데 EP에서 Opera만 툭 튀니까 좀 당혹스럽다. 뭐랄까 ‘디칭할 정도로 못하는 건 아닌데 이럴거면 애초에 핀업도 안 했다’가 적당한 감상일 것 같아.
이런 노래 어따 써? 일단 내가 들을 일은 없어. 그렇잖아.
근데 Opera 같은 노래 하나만 더 뽑아준다고 해도…. 어…. 어…. 그거 놓치면 아쉽지? 그치?
아니 뭐 내 라이브러리에 다른 애들도, 원트랙 앨범이라도 내놓으면 디칭 안 하잖아? 결국 걔네들도 3년에 한 곡 정도 밖에 안 하는데도 어, 한 곡이면 고맙지 하고 내버려두잖아?
이 아가씨는 2년만에 한 곡 했잖아. 뭐, 앞으로 계속 저런 것만 만들면 그 때 다시 보면 되는 거지.
어우 저 아래 목록에 사샤 시엠 토마스 뒵달 스테이브 자매가 한 칸 한 칸 올라오는 거. 압박이 상당하네. 진짜 하기 싫은 숙제 다가오는 느낌이야. 쟤네가 망가진 꼴 보는 건 진짜 싫은데….
8. 자라 레슈 새 앨범
????????????????????????? 누구세요? 아니 진짜 누구세요? 내가 아는 자라 레슈가 아닌데? 아니 진짜 동명이인인가?
뭐, 모르겠다. 뭐가 팔리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내 전공은 어디까지나 뭐가 안 팔리는지라고.
9. 사샤 시엠 새 앨범
솔직히 처음 프로젝트를 접했을 때부터 의문은 그거였다: 사샤 시엠의 피아노팝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요? 그냥 동생님 불러다 뒤에서 바이올린 연주라도 해주세요 하면 안 되나?
사실, 딱히 흠잡을 곳은 없다. 저 위의 개 잡질들을 보고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망치려면 충분히 더 망칠 수 있는 앨범이었다. 피아노팝이 아니라 댄스팝이라면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의미 없기는 마찬가지다. 피아노팝을 하려면 노래를 잘해야지. 피아노 연주라도 잘해야지. 사샤 시엠은 평범한 작곡가 수준으로 노래를 하는 가수고, 평범한 작곡가 수준으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다. 그리고 이 아가씨가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사샤 시엠도 알고 찰리 시엠도 알고 세상 모두가 안다.
현악 중심의 대편성 기악의 작곡. 네오 클래시컬 오케스트라. 거기선 세상 누구도 못하는 걸 해낸 사람이라고. 대편성 작곡에서만은 평범한 작곡가가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그게 안 팔린다는 것도 증명되지 않았냐고?
이건, 팔린답니까? 이게 팔릴 이유가 진짜 뭐 하나라도 있으면 이럴 수도 있지 하겠지. 이것도 안 팔리는 거야 매한가지인데, 뭐하러 하냐고요? 잘 하는 거라도 계속 해봐야지. 그거라면 진짜 번개 맞을 확률로 팔릴 수라도 있지.
하지만 대편성 오케스트라는 돈이 많이 들어요….도 이제는 헛소리지. 신스는 뒀다 국 끓여 드실 겁니까? 심지어 신스도 개 잘 쓰는 사람이.
근데 확실히 사샤 시엠은 사샤 시엠이네. 이런저런 이상한 시도할 때는 아예 맛이 갔나 싶었는데, 완전히 시도를 놓고 피아노팝 같은 걸 하면 그래도 6-7포인터 턱걸이는 되는 앨범을 만들어 오는구나.
이렇게 날이 아예 죽은 건 아닌 노래도 만들어 오기도 하고.
10. 스테이브 자매
어…. 에밀리 딸 키워야 해서 밴드에서 빠졌다는 말 들었을 때는 사실 세 자매 캐릭터가 확립 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에밀리가 누구지? 싶을 정도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앨범 듣고 에밀리가 본체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면 디칭하는 게 맞는 거겠지?
뭔가 그냥 분위기가 달라졌어. 처연한 매력이 아예 지워져 버렸는데, 그게 에밀리가 빠져선지 아님 남은 두 자매 스타일이 바뀌어선지는 몰라도, 어쨌든 내가 스테이브 자매에 바라는 그 느낌이 전혀 없어,
11. 토마스 뒵달
응???????????? 어라???? 어!????
뭐랄까 전성기 토마스 뒵달 냄새가 나면서도 또 전혀 토마스 뒵달 같지 않은데?
와 진짜 뭐지? 아니 뭐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 잘쓰고 못쓰고 그냥 다 떠나서 재밌잖아 개 흥미롭잖아!
그냥 시작부터 저 Teenage Astronauts이 뭔지 궁금하잖아. 토마스 뒵달은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종알종알 속삭이기만 하는데도 뭔 말 하려는 건지 궁금해서 귀 기울이게 되잖아.
12. 올리비아 체이니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뭔가 킥이 없다. 그래서 이 앨범에 컴플먼트에라도 올릴 노래가 있냐고 하면 글쎄…… 아니 그러니까 노래의 만듦새만으로는 그럴 수준의 노래는 있긴 하지만 플레이리스트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서 못 올리는 거긴 한데, 어쨌거나 정말 잘 뽑았으면 (진짜 플레이리스트엔 못 넣을 노래 가져 온 위의 토마스 뒵달처럼) 없는 자리 만들어서라도 넣을 거란 말이지. 그런 노래가 없어. 나름 7포인터 느낌은 나오는데, 진짜 제대로 된 킥이 없어.
one quarter, one playlist은 각 사분기의 뮤직비디오와 리릭비디오 등을 정리하는 연재물입니다.
이번 1사분기는 미쳐 날뛰는 신인들과 적절하게 자기 할 일 해주는 중견들의 조화로 넘치는 풀에서 쉽게 쉽게 OQOP가 완성 됐어요. 원래는 oqtp에 어펜딕스도 하나 더 만들까 싶긴 했는데…. 어펜딕스는 없애고 대충 oqtp 농도를 높이는 편이 나을 같아서 oqtp까지만 만들었어요.
아래 “Nothing” is Better than Something In-between은 그렇게 오랜만에 OQOP에 비등한 수준으로 뽑아낸 oqtp입니다. 어쩌다보니 플레쳐의 Lead Me On이 타이틀 트랙이 되긴 했는데, 이 노래가 이 플레이리스트를 대표하는 노래라서 이걸 타이틀로 삼은 건 아니에요. 타이틀 트랙으로 어울리는 노래는 아이리스 진의 Sleep Tonight이나 이든 레인의 Closer이겠지만, 이든 레인의 Closer은 honorable mentions에서 설명할 문제-_-가 있고, Sleep Tonight은 가사가 너무 짧아서 타이틀을 뽑을만한 부분을 찾기 힘들었죠. 그 와중에 Lead Me On의 가사가 어펜딕스를 날리고 농축시킨 이 플레이리스트의 상황과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어서 그 가사를 빌려다 제목 삼은 거예요. Lead Me On의 가사 자체도 살짝 꼬아놓은 역설이라서 그걸 뒤집으니 제목이 제대로 꼬이긴 했고, 이쪽은 저 따옴표와 하이픈 없이는 의도가 아예 전달도 안 되는 수준으로 꼬인 게 문제이긴 한데…. 뭐, 난 마음에 들어요. 솔직히 뭐 각주도 아니고 따옴표에 하이픈 정도로 뜻이 통하긴 한다면 대단히 꼬인 것도 아니잖아요.
.. 어펜딕스를 날린 덕에 honorable mentions도 꽤 나온 편이에요.
이든 레인의 Closer는 적어도 oqtp 7번 확정에 OQOP의 빈자리도 메꿀 트랙이었지만, 이 공식 영상의 음량이 너무 작아서 뺄 수 밖에 없었어요. 특히 oqtp 8번인 릴리 피츠가 음량이 큰 편이기까지 해서 도저히 각이 안 나왔죠.
탤리 스피어는 그냥 ‘음악외적인’ 경쟁력이 부족했어요. 이게 신인 가수 노래거나, 좀 더 잘 뽑아 왔더라면 oqtp 확정 정도는 받은 상태로 배치를 고민했을 테지만… 이 정도 애매한 수준으로 조명을 받기에는 지금껏 탤리 스피어는 너무 스팟을 땡겨 받아왔죠.
시메르즈는 원래 oqtp 6번으로 확정되어 있었지만… oqtp에 인트로 아우트로 달린 노래들을 집어넣기로 결정한 덕에 인트로 아우트로 둘 다 달려서 연옥에 박혀 있던 사야 그레이가 기어 올라와 자리를 뺴앗아 갔죠.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시메르즈의 이번 프로젝트가 시메르즈치고 전혀 실험적이지 않다는 거였죠. 시메르즈는 결국 내게서 6번 자리 밖에 못 얻어가는데, 걸뢰낯짝처럼 8번이나 9번 자리도 노려 볼 수 있는 입지가 아닌데 (+ 생각해보니 걸뢰낯짝은 종종 5번이나 12번도 노리는 밴드였죠. 모리배나 라임 정원 같은 밴드나 앨리스 피비 루를 언급해야 맞았겠네요.) 이렇게 6번으론 존재감이 부족한 노래를 뽑으면 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죠. 굳이 사야 그레이가 아니더라도 결국 6번으로는 부족하고 8번에는 어울리질 않아서 잘렸을 거예요. 곡의 완성도와 별개로, 내 플레이리스트 구성에는 자리가 없는 노래란 게 문제였죠.
oqtp는 인트로 아우트로를 조금 용인하고 넘어가려했지만, 좀 과한 노래들은 자를 수밖에 없었어요.
바이얼과 수키 워터 하우스는 긴 인트로가 무음도 아니라서 잘렸어요.
브린 카텔리는 좀 심했죠. 아무리 무음 인트로라고 해도 26초는 너무 하잖아요? 아니, 26초쯤 되면 무음이란 게 오히려 문제지! 진짜 제정신인가?